?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9.12.20.대림 제3주간 금요일                                                       이사7,10-14 루카1,26-38

 

 

 

주님의 종, 마리아 성모님

-신자들의 모범-

 

 

 

12월17일부터 시작된 대림 제2부의 말씀 배치가 참 절묘합니다. 새삼 구세주 탄생에 앞서 얼마나 하느님의 주도면밀한 준비가 선행되는지 깨닫게 됩니다. 역시 우연은 없습니다. 그대로 하느님의 은혜로운 구원 섭리의 여정을 상징합니다. 

 

첫날은 예수님의 족보, 다음 날은 주인공 요셉의 등장, 어제는 즈카르야와 엘리사벳, 오늘은 드디어 마리아입니다. 오늘의 ‘오 후렴’ 역시 간절하고 고무적입니다.

 

“오, 다윗의 열쇠, 영원한 나라의 문을 여시는 분, 어서 오소서. 어두운 감옥 속에 갇혀 있는 이들을 끌어 내소서.”

 

다윗의 열쇠, 영원한 나라의 문을 여시는 분, 구세주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하시는 분이 바로 오늘 복음의 마리아입니다. 오늘 복음은 언제 읽어도 새롭고 아름답습니다. 늘 현실성 있게 마음에 와닿습니다. 참으로 눈밝으신 하느님께서 당신의 천사를 통해서 나자렛 고을의 마리아 처녀를 방문하시는 겸손한 사랑의 모습도 잔잔한 감동입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얼마나 은혜로운 말씀인지요! 그대로 마리아의 신원을 밝혀 줍니다. 마리아는 하느님에게서 총애를 입은 은총 덩어리 그 자체라는 뜻입니다. 바로 우리 본래의 신원이기도 합니다. 참으로 우리 믿는 이들 하나하나가 은총이 가득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제가 참 많이 고백성사 보속시 말씀 처방전에 써 드리는 말씀중 하나입니다.

 

이 말에 몹시 놀라지만 마리아는 공포에 휩싸여 있지 않고 천사가 한 말을 곰곰이 숙고하며 이 계시의 신비를 꿰뚫어 보려고 노력합니다. 참으로 침묵중에 깊이 경청하는 겸손한 관상가의 침착한 모습입니다. 

 

오늘 제1독서의 아하즈의 내심 교만한 모습과는 대조를 이룹니다. 주님께서 표징을 청하라는 말씀에 아하즈는 은연중 자신의 믿음을 과시하며 말하니 결코 겸손한 모습이 아닙니다. 

 

“저는 청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주님을 시험하지 않으렵니다.”

 

이런 부족한 아하즈에게 하느님은 이사야를 통해 “임마누엘” 구세주 탄생을 예고하시며 마침내 오늘 복음의 마리아를 통해 ‘하느님의 꿈’은 실현됩니다. 하느님의 장구한 인내의 기다림이 놀랍습니다. 이어지는 마리아에 대한 천사의 말씀을 통해 새삼 마리아에 대한 하느님의 절대적 신뢰를 감지합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주님의 천사를 통해 요셉에게 속내를 전부 밝히셨던 하느님은 가브리엘 천사를 통해 마리아에게도 역시 자신의 속내를 전부 밝히십니다. 요셉에 이어 마리아에 대한 하느님의 전폭적 신뢰를 반영합니다. 이런 일련의 전개 과정을 통해 마리아는 참으로 들음의 사람, 대화의 사람, 기도의 사람임이 잘 드러납니다. 마지막 마리아의 응답이 오늘 복음의 백미이자 절정입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전적으로 자발적 사랑의 거룩한 순종입니다. 단순한 겸손이 아니라 마리아의 믿음과 사랑을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합니다. 하느님께서도 인류 구원이란 당신의 꿈을 실현시켜준 마리아가 참으로 고마웠을 것입니다. 오늘 화답송 시편의 묘사가 그대로 마리아를 지칭하는 듯 합니다.

 

“누가 주님의 산에 오를 수 있으랴? 누가 그 거룩한 곳에 설 수 있으랴? 손이 깨끗하고 마음이 결백한 이, 헛된 것에 정신을 팔지 않는 이라네.”(시편24,3-4ㄱㄴ).

 

오늘 복음의 주인공 마리아를 통해 우리는 믿는 이들의 모범이요 참 사람 하나 만나는 느낌입니다. 아주 오래 전 어느 수녀의 말도 생각납니다.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역설적으로 사람은 많은 데 사람이 없다는 탄식입니다. 그러나 참 사람이 없다 탄식하기전 나 스스로 마리아를 본받아 참 사람이 되려는 항구하고 간절하고 진실한 노력이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에 참석한 우리 각자에게 말씀하십니다. 평생 화두로 지니고 살고 싶은 말씀입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루카1,28).아멘.

 

 

 

 

 

 

  • ?
    고안젤로 2019.12.20 08:22
    "은총이 가득한 고안젤로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루카1,28).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53 ‘늙어가는 삶’이 아닌, ‘익어가는 삶’ -하루하루, 한결같은 삶-2021.7.9.연중 제14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7.09 179
3352 ‘더불어(together)’, 구원의 여정 -“우리는 ‘섬島’도 아니고, ‘경주競走’중에 있지도 아니하다”-2020.4.12.주일 부활 대축일 낮미사 1 프란치스코 2020.04.12 127
3351 ‘무지無知의 어둠’을 밝히는 ‘말씀의 빛’ -말씀과 기도-2018.1.9. 연중 제1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8.01.09 132
3350 ‘비움(kenosis)’이 답이다 -비움의 여정-2017.9.15. 금요일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7.09.15 230
3349 ‘살아 계신’ 주님과 만남의 여정 -희망과 기쁨, 찬미와 감사-2023.6.7.연중 제9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3.06.07 272
3348 ‘삶의 아마추어’가 아닌 ‘삶의 프로’가 됩시다. -한결같고 아름답고 매력적인 ‘삶의 프로’-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1785-1839)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0.11.24 143
3347 ‘새 인간’의 삶 -허무, 사랑, 천상의 그리스도, 무욕, 새 인간-2019.8.4. 연중 제18주일 1 프란치스코 2019.08.04 145
3346 ‘새 하늘과 새 땅’의 ‘하느님 나라’를 삽시다 -오늘 지금 여기에서-2020.11.27.연중 제34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0.11.27 207
3345 ‘생각’에 대한 묵상2017.6.24. 토요일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7.06.27 113
3344 ‘생명의 말씀’과의 친교 -충만한 기쁨-2019.12.27.금요일 성 요한 사도 복음 사가 축일 1 프란치스코 2019.12.27 159
3343 ‘씨뿌리는 삶’에 항구한 사람들 -믿음이 답이다-2019.7.24.연중 제16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7.24 182
3342 ‘아나빔anawim’의 노래-2016.12.22. 대림 제4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6.12.22 180
3341 ‘여강여산如江如山’, 무공해의 삶 -무지에 대한 답은 성령과 회개뿐이다-2021.5.12.부활 제6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5.12 125
3340 ‘열림’과 ‘살림’의 아름답고 참된 공동체 -하느님 중심-2019.2.8.연중 제4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2.08 123
3339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님이 답이다 -분별력의 은총-2017.10.27. 연중 제29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7.10.27 141
3338 ‘제자리’에서, ‘제정신’으로, ‘제대로’ 살기-2015.9.12. 연중 제23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5.09.12 200
3337 ‘주님과의 관계’가 답이다 -관계의 깊이-2018.6.16. 연중 제10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6.16 123
3336 ‘참’ 멋지고 아름다운 삶 -한평생 맡겨진 책임을 ‘참으로’ 다하는 사랑-2021.11.17.수요일 헝가리의 성녀 엘리사벳 수도자(1207-1231)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1.11.17 279
3335 ‘파스카의 꽃’같은 삶 -영원한 삶-2024.4.18.부활 제3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4.04.18 147
3334 ‘하느님의 꿈’의 현실화-오늘이 바로 그날이다-2016.11.29. 대림 제1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6.11.29 20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