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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4.8. 부활 팔일 축제 내 수요일                                                                                                                      사도3,1-10 루카24,13-35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사람들


어제 강론 제목은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이었고 오늘 강론 제목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사람들'입니다. 결국 같은 제목이 되고 말았습니다. 성경의 이야기들은 거의 모두가 하느님을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들입니다. 부활 팔일 축제내 어제에 이어 오늘 역시 온통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그래서가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과 함께 기쁘고 감사하게 사는 것이 부활의 삶, 파스카의 삶입니다. 그래서가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과 함께 믿고(信) 희망(望)하고 사랑 (愛)하며 사는 것이 부활의 삶, 파스카의 삶입니다. 그래서가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과 함께 오늘 지금 여기에서 늘 다시 새롭게(新) 시작하는 것이 부활의 삶, 파스카의 삶입니다. 그래서가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과 함께 참되고(眞) 착하고(善) 아름답게(美) 살아가는 것이 부활의 삶, 파스카의 삶입니다. 이렇게 사는 이들이 나이에도 불구하고 정신은 마음은 영혼은 부활하신 주님을 닮아 영원한 청춘입니다. 이런 이들이 진정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사람들입니다. 


며칠 전 엠마오 산보 날에 젊은 형제들 거의 모두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러 팽목항에 갔고 원로급의 형제들만 수도원에 남아 있는 모습이 흡사 젊은 이들은 전쟁터에 나가고 노인들은 집을 지키는 모습처럼 생각되기도 했습니다. 젊은 형제들은 거기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고 나이 든 형제들은 수도원에서 역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습니다. 의식하든 못하든 나이에 상관없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영원한 청춘을 살아가는 우리 수도형제들입니다.


어제의 깨달음도 길이 잊지 못할 것입니다. 이 또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결과임을 확신합니다. 제 나이를 계산해 보니 제자리에서 제정신으로 제대로 사는 때는 넉넉잡고 80세 전후로 계산해 앞으로 10-15년쯤,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이 새롭게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수도원에 온지 올해로 28년째이니 10-15년도 금방입니다. 


100세를 넘어 사시는 왜관수도원의 미카엘 수사님은 특별한 경우이고 대부분은 90세를 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제 얼마 안남은 동안 하루하루 기쁘고 감사하게, 너그럽고 자비롭게, 자연스럽고 자유롭게, 겸손하게 최선을 다해 살자는 생각이 마음 가득 들었습니다. 이 또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기에 선물처럼 주어진 깨달음입니다.


제 수도원 입회 전 초등학교 교사시절의 꿈이자 목표는 오직 하나 제가 맡은 반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요즘 수도사제로서 제 꿈이자 목표는 오직 하나 성체성사에, 고해성사에 참여한 이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제가 하는 것이 아니라 부활하신 주님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이번 부활대축일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기에 이런 깨달음입니다. 이렇게 하다보면 결국 함께 사는 수도형제들은 물론 만나는 모든 이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이 제 유일한 꿈이자 목표가 되리라는 예감이 듭니다.


어제 수도원 귀원후 처음 중계 본동 구역장 모임 피정 때 혼신의 힘과 열정을 다해 미사를 드리고 강의를 했습니다.

"자매님들이 모두 오늘 복음의 마리아 막달레나처럼 보입니다.“

미사 강론에 앞선 제 말에 모두 웃었습니다만 사실이었습니다. 모두의 사랑스런 얼굴들이 그대로 오늘 강론 제목대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사람들'처럼 보였습니다. 끝나고 떠나기전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에서 확인했습니다. 웅장한 불암산, 활짝 만개한 살구꽃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얼굴인지 꽃인지 구별이 안됩니다.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늘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카톡으로 전송한 사진에 첨가한 문자 메시지입니다. 정말 꽃인지 얼굴인지 구별이 안될 정도로 모두가 꽃같은 얼굴들이었습니다. 아버지의 집인 수도원에서 피정 중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자매들이었습니다. 수도원은 어디나 사진발이 잘 받아 찍고 나면 작품이요 현실보다 좋아보이니 '아, 하느님의 보시는 눈이 이런가 보다'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느님 눈에 모두가 사랑스럽고 좋게 보일거라는 것이지요.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오늘 말씀의 이해도 확연해 집니다. 오늘 복음에서 엠마오 도상에 있던, 예수님의 죽음에 침체해 있던 제자들 역시 부활하신 주님으로부터 빵을 받아 모시자 눈이 활짝 열려 주님을 알아 봅니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


마음의 눈이 열리자 비로소 말씀 중에 활동하셨던 부활하신 주님을 알아채는 제자들입니다. 오늘 복음 역시 아름답기 짝이 없습니다. 복음 전반부가 미사의 말씀전례를 상징한다면 후반부는 성찬전례를 상징합니다. 바로 미사를 통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던 엠마오 도상의 제자들이요 우리들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사도행전의 '아름다운 문'곁에 구걸하던 모태에서부터 불구자였던 이의 치유장면 역시 흥미진진합니다. 복음 내용 못지 않게 아름답고 신바람 나는 생생한 장면입니다.


"우리를 보시오. 나는 은도 금도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것을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일어나 걸으시오.“


우리가 이웃에게 줄 수 있는 최상, 최고의 선물은 부활하신 주님뿐입니다. 베드로를 통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남으로 숙명의 사슬은 끊어지고 새롭게 부활 치유된 태생 불구자입니다. 그는 사도들과 함께 성전에 들어가면서 걷기도 하고 껑충껑충 뛰기도 하고 하느님을 찬미하였고 이를 본 이들은 경탄하고 경악하였다 합니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우리 역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남으로 치유되고 구원되어 새롭게 태어나는 은총의 시간입니다. 오늘 영성체후 기도가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주님, 성자의 파스카 신비에 참여한 저희가 옛 악습에서 벗어나 새사람이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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