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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6. 수요일 성녀 제르트루다(1256-1302) 동정 기념일                                   요한묵4,1-11 루카19,11ㄴ-28


지상에서 천상天上의 삶을


하늘과 땅은 둘이자 하나입니다. 지상에 살지만 늘 천상의 삶을 잊지 말라 어디나 눈들면 하늘이요 눈들어 기도하라 직립의 사람들입니다. 하늘과 땅은, 이상과 현실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입니다. 


진정 이상주의자일수록 현실주의자가 될 수뿐이 없습니다.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의 삶이 깊어질수록 현실 삶에의 투신도 깊어질 수뿐이 없습니다. 하여 불암산 배경의 하늘을 바라 볼 때 마다 늘 되뇌어 보는 자작 애송시 하늘과 산입니다. 


“하늘 있어 산이 좋고/산 있어 하늘이 좋다

 하늘은 산에 깊이를 더하고/산은 하늘에 신비를 더한다

 이런 사이가 되고 싶다/이런 사랑을 하고 싶다.”


하늘과 산이 맞닿은 산능선山稜線을, 하늘과 땅이 맞닿은 지평선地平線을,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水平線을 바라볼 때 마음이 한없이 고요해지고 깊어지며 넓어지는 느낌은 바로 하느님과의 일치를 감지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 요한 묵시록 4,1-11절의 4장 전체의 주제는 ‘천상예배’입니다. 우리의 인생순례여정의 궁극의 희망이자 목적지인 천상의 삶을 미리 보여줍니다. 요한 사도에게 활짝 열린 하늘의 문입니다. 온갖 상징적 표현들로 가득한, 상상할 수 없는 무궁무진無窮無盡의 하느님의 신비로 가득한 천상예배의 장면입니다. 바로 이런 천상예배를 앞당겨 체험하는 이 거룩한 미사전례입니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전능하신 주 하느님, 전에도 계셨고 지금도 계시며 또 앞으로 오실 분!”


우리 역시 미사전례중 요한 묵시록의 ‘저마다 날개를 여섯 개씩 가지고, 사방으로 눈이 가득 달린 네 생물들’처럼 ‘거룩하시다’를 외치며 하느님을 찬양합니다. 또 오늘 천상예배에서 스물 네 원로들이 금관을 어좌 앞에 던지며 외친 마지막 구절 4장11절의 찬미가는 매주 화요일 저녁성무일도때 부릅니다.


“주님이신 우리 하느님 당신은 영광과 영예와 권능을 누릴만한 분이시니이다. 당신은 모든 것을 창조하셨고, 만물은 당신 뜻에 의해 생겨났고 존재하나이다.”


오늘 묵시록 4장11절 말씀을 노래부르기 좋은 운율로 바꿨을뿐 내용은 그대로입니다. 천상예배를 그대로 모방한, 천상예배를 앞당겨 매일, 평생, 끊임없이 수행하는 미사와 시편성무일도의 공동전례기도가 얼마나 큰 축복인지 깨닫습니다. 이런 지상에서 앞당겨 실행하는 천상예배가 우리의 현실 삶을 더욱 깊고 풍요롭게 합니다. 현실에 충실하되 현실에 집착하지 않는 초연한 자유를 선사합니다.


영적일수록 현실적입니다. 이상주의자일수록 현실주의자입니다. 하늘을 향할수록 더욱 땅 깊이 현실에 뿌리내리는 우리의 영적 삶입니다. 하늘과 땅은 하나요 지금 여기가 하늘나라입니다. 이런 천상적 삶에 대한 깨달음이 하느님께 받은 각자의 선물을 최대한 활용하며 지상 삶을 살게 합니다. 하여 오늘 복음의 ‘미나의 비유’와 오늘 독서 묵시록의 ‘천상예배’가 내적으로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깨닫습니다.


평생 삶을 일일일생一日一生 하루로 압축하면 실감있게 와 닿습니다. 오늘 복음의 ‘미나의 비유’에서 왕권을 받고 떠나는 귀족에게 열사람의 종이 모두 공평하게 한 미나를 선물로 받듯이 우리 역시 모두 공평하게 ‘오늘’ ‘한날’의 ‘하루’를 선물로 받습니다. 오늘 복음의 종들은 똑같은 한 미나였는데 결과는 판이했습니다.


“잘하였다. 착한 종아!”


주인이 돌아왔을 때 한 미나로 열 미나를 남긴 종이나, 한 미나로 다섯 미나를 남긴 종이나 칭찬과 더불어 그에 상응하여 여러 고을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최선을 다해 이웃과 더불어 섬김과 나눔, 보살핌으로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았던 종들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반면 한 미나 그대로 가져온, ‘자기 중심의 폐쇠적 삶’을 살았던 이에겐 가차없는 심판이 뒤따릅니다.


“이 악한 종아, 나는 네 입에서 나온 말로 너를 심판한다.”


우리 역시 매일 한 미나의 오늘 하루를 선물로 받습니다. 그리고 매일 미사때 주님께 셈해 드립니다. 사람마다 똑같은 한 미나같은 하루이지만 하루의 결과는 다 다를 것입니다. 그러니 얼마나 엄중하고 소중한 '오늘' '하루'의 선물인지요. 주님은 이어 우리 모두에게 복음의 결론 같은 말씀을 주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영적 삶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부익부富益富 빈익빈貧益貧의 진리입니다. 하루가 쌓여 평생입니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하루를 처음처럼, 평생처럼 사는 이들에게 주시는 축복의 말씀입니다. 말씀하신후 예수님은 앞장서서 예루살렘으로 오르는 길을 걸어가십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 당신을 따라 천상 예루살렘의 등정登頂에 항구할 수 있는 은총과 힘을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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