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연중 제3주간 월요일                                                                2사무5,1-7.10 마르3,22-30

 

 

주님의 평생 전사

-주님과 함께 영적승리의 삶을 삽시다-

 

 

어제 ‘하느님의 말씀 주일’ 교황님의 두 강론 주제 머릿글이 새로웠습니다. 늘 읽어도 깊고 새롭고 아름다운 교황님의 강론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희망과 사랑안에서 우리의 삶을 새롭게 하도록하자.”

“주님을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여주라.”

문득 이 말마디는 다음과 같이 바꾸어도 좋을 것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님을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보여주라.”

아름다운 삶이 바로 행복한 삶이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사랑할 때 아름답고 행복한 삶임을 깨닫습니다.

 

수도자들에게 하루중 가장 해방감을 느끼는 자유롭고 평화롭고 행복한 시간은 아마도 끝기도후 잠자리에 들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영적전투를 끝내고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다음 찬미가와 강복은 얼마나 아름답고 은혜로운지 평생 삶을 요약하는 하루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잠을 자도 주님과 함께 꿈에도 당신만을 뵙게하소서.

 언제나 한결같이 당신영광을 새는날 밝아올제 찬미하리다.”-찬미가2절

“전능하신 하느님, 이밤을 편히 쉬게 하시고 거룩한 죽음을 맞게하소서.”

날마다 평생 끝기도후의 강복의 은혜로 선종의 죽음도 맞게 되리라는 예감도 듭니다.

 

어제 하느님의 말씀 주일 강론시, 인간의 본질은 허무도 무지도 탐욕도 아닌 말씀이라 강조했습니다. 오늘은 부득이 하나 더 추가하고 싶습니다. 인간의 본질은 전쟁이라고 말입니다. 어디선가 읽은 구절도 잊지 못합니다. ‘청년기에는 공부와 싸우고, 중년기에는 일하고 싸우고, 노년기에는 병마(病魔)와 싸운다.’는 말마디입니다.

 

평화를 추구하는 인류의 염원과는 역설적으로 인류역사와 함께 시작된 전쟁이요 흡사 인류사는 전쟁사같습니다. 지금도 안팎으로 계속되는 다양한 전쟁입니다. 어느때 보다 한반도는 전쟁위기라 합니다. 그래서 새벽마다 바치는 만세육창중 세 번째 만세가 “대한민국-한반도 만세!”입니다. 모두를 패배자로 만드는 전쟁이요, 일상의 모두가 정지되고 상처의 치유와 회복도 요원케하는 전쟁의 폐해입니다. 나쁜 평화가 좋은 전쟁보다 낫다고 이구동성 말합니다. 

 

우리 수도승 영성에도 빼놓을 수 없는 주제가 영적전쟁입니다. 제가 수도생활초부터 참 많이 주의깊게 다뤘던 주제이며 강론중에도 다음 같은 요지로 얼마나 많이 나눴는지 모릅니다. 

 

“우리 수도자는 제대가 없는 죽어야 제대인 살아 있는 그날까지, 죽는 그날까지 싸워야 하는, 영적전투를 치러야 하는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전사다. 구체적으로 믿음의 전사, 말씀의 전사, 기도의 전사, 평화의 전사, 찬미의 전사이다.”

 

얼마나 멋진 주님의 평생 전사들인 우리 수도자들의 신원인지요! 비단 수도자들뿐 아니라 믿는 이들 모두가 평생 영적전쟁을 치러야 하는 영원한 현역의 주님이 전사들입니다. 그래서 평생 날마다 하루하루의 영적훈련이 찬미와 감사의 공동전례기도요 온갖 수행들입니다. 특히 하루의 영적전투에서 영적승리를 위한 매일미사은총을 능가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문득 요한복음 말씀도 생각납니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16,33ㄴ)

더불어 우리를 격려하는 수도원 십자로 중앙 예수성심상 아래 바위판 글자도 생각납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마태14,27)

 

주님과 함께 할 때 영적승리의 삶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하느님의 전사로서 예수님의 진면목이 잘 드러납니다. 예수님의 평생 삶이 영적전쟁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적수들인 율법학자들의 집요한 공격입니다. 이들은 예수님의 영적승리를 폄훼하여 ‘베엘제불이 들렸다’, ‘마귀 우두머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고 왜곡합니다. 말그대로 가짜뉴스입니다. 

 

예수님은 비유를 들어 이들의 주장이 사실무근임을 밝힙니다. 악의 동맹이 얼마나 강고한데 영리한 사탄들이 결코 갈라서는 분열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사탄이 사탄을 쫓아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예수님만이 하느님의 힘으로 사탄을 쫓아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먼저 힘센 자를 묶어 놓지 않고서는, 아무도 그 힘센 자의 집에 들어가 재물을 털 수 없다. 묶어 놓은 뒤에야 그 집을 털수 있다.”

 

바로 여기 힘센 자 사탄을 제압하는 더 힘센 자가 바로 예수님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의 불세출(不世出)의 영적 전사인 예수님과 함께 할 때 영적승리의 삶임을 깨닫습니다. 예수님은 여기서 성령을 모독하는 것이 얼마나 치명적인 죄인지 강조합니다. 너무나 자명하고 뚜렷한 성령의 활동을 고의적, 악의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왜곡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사람들이 짓는 모든 죄와 그들이 신성을 모독하는 어떠한 말도 용서받을 것이다. 그러나 성령을 모독하는 자는 영원히 용서를 받지 못하고 영원한 죄에 매이게 된다.”

 

성령을 모독하는 고의적, 악의적 무지의 악, 무지의 죄, 무지의 병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그래서 성령께 마음을 열고, 성령에 따라 겸손하고 유연하게 살라고 강조하는 것입니다. 자기를 닫아거는 완고함앞에는 하느님도 어쩌지 못합니다. 말그대로 스스로 자기감옥에 갇힌 무지의 수인(囚人)들이 바로 성령을 모독한 자들입니다.

 

오늘 제1독서 사무엘하권은 하느님의 전사로서 다윗의 최종적 승리를 보여줍니다. 평생 전쟁터에서 지낸 다윗은 마침내 모두를 평정하고 온 이스라엘의 임금이 되니 온전한 영적승리를 상징합니다. 이런 평생전쟁을 승리로 이끌게 한 결정적인 분은 하느님이심을 마지막 구절이 분명히 합니다. 

 

‘다윗은 세력이 점점 커졌다. 주 만군의 하느님께서 그와 함께 계셨기 때문이다.’(사무하5,10)

 

다윗이나 예수님처럼 하느님께서 함께 하실 때 참으로 천하무적 주님의 전사가 됨을 깨닫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전사로서 다윗과 예수님은 너무나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다윗은 평생 전투중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피를 흘렸는지요! 반면 예수님은 아무의 피도 흘리지 않았으니 말 그대로 온전히 사랑과 섬김, 겸손과 평화의 영성으로 영적승리의 삶을 살았기 때문입니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도 있습니다만, 믿음과 사랑, 찬미와 감사, 기쁨과 평화, 온유와 겸손, 말씀과 기도로 일치를 이룬 주님의 전사들의 공동체라면 부패도 분열도 없을 것이니, 바로 우리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공동체가 그 좋은 본보기입니다. 주님은 날마다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를 성령으로 무장시켜 당신 성령의 전사, 평화의 전사, 복음의 전사로 세상 삶의 전쟁터에 파견하십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28,20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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