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7.10.5. 연중 제26주간 목요일                                                                 느헤8,1-4ㄱ.5-6.7ㄴ-12 루카10,1-12



관상과 활동

-뒷문의 관상觀想, 앞문의 활동活動-



관상의 샘에서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맑은 강물같은 활동입니다. 전례집회관상의 샘으로부터 부단히 세상을 향해 흘러가는 복음선포의 활동입니다. 관상과 활동의 균형과 조화가 참 중요합니다. 관상과 활동은 함께 갑니다. 관상이 없는 활동은 ‘깊이’가 없고, 활동이 없는 ‘관상觀想’은 십중팔구 ‘환상幻想’이 되기 마련입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의 느헤미아서의 전례모임이 ‘관상’을 뜻한다면 루카복음은 복음선포 ‘활동’을 뜻합니다.


흡사 제1독서의 전례집회가 미사전례를 연상케 합니다. 전례와 삶은 함께 갑니다. 관상과 활동의 관계와 흡사합니다. 전례가 삶의 꼴을 잡아주고 삶은 전례로부터 부단한 활력을 얻습니다. 미사전례관상의 샘에서 저절로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복음선포활동입니다. 물론 관상과 활동 모두의 주인공은 성령이십니다.


율법학자 에즈라가 책을 펴자 온 백성이 일어섭니다. 에즈라가 위대한 하느님을 찬양하자, 온 백성은 손을 쳐들고 “아멘, 아멘!”하고 응답합니다. 그런 다음에 무릎을 꿇고 땅에 엎드려 주님께 경배합니다. 그대로 전례집회시의 경건한 동작들입니다. 율법의 말씀을 들으면서 온 백성이 울기 때문에 느헤미야 총독과 율법학자인 에즈라와 백성을 가르치던 레위인들이 백성들을 위로합니다.


“오늘은 주 여러분의 하느님께 거룩한 날이니, 슬퍼하지도 울지도 마십시오.”


마치 미사에 참석한 우리들을 향한 권고 말씀같습니다. 매일매일이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거룩하고 좋은 날입니다. 이어 에즈라의 거듭된 위로 말씀이 ‘말씀의 전례’에 이어 ‘성찬의 전례’를 연상케 합니다. 그대로 제1독서의 전례집회구조가 우리 가톨릭교회의 미사전례를 닮았습니다.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단 술을 마시십시오. 오늘은 우리 주님께 거룩한 날이니 미처 마련하지 못한 이에게는 그의 몫을 보내 주십시오. 주님께서 베푸시는 기쁨이 바로 여러분의 힘이니 서러워하지들 마십시오.”


매일 미사의 성찬전례은총이 우리 영혼의 배고픔과 목마름을 해결해 줍니다. 주님은 하루하루를 당신의 거룩한 날로 바꿔주시어 고해인생이 아닌 축제인생을 살게 합니다. 정화되고 성화되어 세상에 파견되니 존재자체가 복음선포입니다. 주님께서 베푸시는 기쁨이 우리의 힘이라는 말씀은 얼마나 위로가 되는 지요. 그대로 미사은혜를 가리킵니다. 


그렇습니다. 주님께서 베푸시는 기쁨이 진정 우리의 힘입니다. 주님께서 선물하신 기쁨과 평화로 충만한 ‘관상가’에서 세상으로 파견되는 ‘활동가’들인 우리들입니다.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할 것도 없이 우리 자신이 복음선포의 일꾼이 되는 것입니다.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돈주머니도 여행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오늘 역시 이리 떼 세상으로 파견되는 우리들입니다. 말그대로 무소유가 아닌 충만한 존재로 파견됨을 깨달으라는 것입니다. 최소한의 소유로 몸차림을 가볍게 하고 지엽적인 일들에 매이지 말고 본질적인 복음선포의 삶에 충실하라는 것입니다. 어느 곳에도 집착하지 말고 내적으로 구름처럼, 바람처럼, 물처럼 흐르며 평화를 선사하고 위로와 치유의 사람이 되어 병자들을 고쳐 주고 삶 자체로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라는 것입니다. 어디에도 매이지 않은 무집착의 사람이 되어 참 자유롭고 아름다운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습니다.”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나라야말로 예수님과 제자들은 물론 우리의 영원히 살아있는 비전입니다. 주님은 관상의 샘인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하느님의 나라를 앞당겨 살게 하시며 ‘기쁨의 사람’, ‘평화의 사람’으로 각자 삶의 자리로 파견하십니다. 말그대로 존재론적 복음선포의 삶입니다. 끝으로 자작 좌우명 애송시 ‘하루하루 살았습니다’의 한 연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활짝 열린 앞문, 뒷문이 되어 살았습니다. 

앞문은 세상에 활짝 열려 있어 

찾아오는 모든 손님들을 그리스도처럼 환대(歡待)하여 영혼의 쉼터가 되었고

뒷문은 사막의 고요에 활짝 열려 있어 

하느님과 깊은 친교(親交)를 누리며 살았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앞문의 활동과 뒷문의 관상이 균형과 조화를 이룬 삶을 살도록 합시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29 믿음의 여정 -실천으로 입증되는 믿음-2022.2.18.연중 제6주간 금요일 -제주도 성지 순례 여정 피정 5일차 프란치스코 2022.02.18 139
2428 하느님의 섭리가 놀랍고 고맙습니다!-2016.4.14. 부활 제3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6.04.14 140
2427 자유인 -영혼의 닻-2017.1.17. 화요일 성 안토니오 아빠스(251-356)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7.01.17 140
2426 참 아름답고 사랑스런 분 -주님의 종, 예수님-2017.4.10. 성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7.04.10 140
2425 하늘 나라의 삶을 삽시다 -오늘 지금 여기서-2017.7.23. 연중 제16주일 2 프란치스코 2017.07.23 140
2424 말씀의 조각가 -예수님 얼굴, 내 얼굴-2017.9.26. 연중 제25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7.09.26 140
2423 신정神政이냐 왕정王政이냐? -제3의 길; 하느님의 나라-2018.1.12. 연중 제1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8.01.12 140
2422 어떻게 죽어야 하나? -귀가준비-2018.10.2.연중 제26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8.10.02 140
2421 성숙成熟의 여정중에 있는 교회 공동체 -사랑의 불, 창조적 분열, 참평화-2018.10.25.연중 제29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8.10.25 140
2420 하느님의 나라 공동체의 실현 -늘 새로운 시작-2019.1.14.연중 제1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1.14 140
2419 어떻게 해야 영생을 받을 수 있나? -사랑 실천이 답이다-2019.7.14.연중 제15주일 1 프란치스코 2019.07.14 140
2418 참 기쁜 소식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인 우리를 찾아 오셨다!”-2019.9.17.화요일 성녀 힐데가르트 동정(1098-1179)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9.17 140
2417 탈출의 여정, 따름의 여정 -부르심과 응답-2019.9.21. 토요일 성 마태오 복음사가 축일 1 프란치스코 2019.09.21 140
2416 영적 탄력 좋은 삶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와 믿음-2019.11.16. 토요일 성녀 제르투르다 동정(1256-1302)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11.16 140
2415 성령의 힘 -삶의 중심과 성령-2020.1.27.연중 제3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1.27 140
2414 올바른 기도와 믿음 -‘하늘에서 오는 지혜’가 ‘더러운 영’을 몰아낸다-2020.2.24.연중 제7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2.24 140
2413 하느님 중심中心의 삶 -희년禧年의 영성-2021.7.31.토요일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1491-1556)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1.07.31 140
2412 하느님 자녀의 삶 -기도, 배움, 선포-2021.9.7.연중 제23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9.07 140
2411 대림 제3주, 주님의 가르침 -희망과 기쁨, 감사와 평화, 사랑과 겸손-2021.12.12.대림 제3주일(자선주일) 1 프란치스코 2021.12.12 140
2410 가난한 아나뷤(anawim)의 간절한 노래 -찬미와 감사-2021.12.22.수요일 12월22일 1 프란치스코 2021.12.22 140
Board Pagination Prev 1 ...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