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8.4. 토요일 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 사제(1786-1859) 기념일

예레26,11-16.24 마태14,1-12



주님의 전사戰士

-삶은 전쟁이다-



‘삶은 전쟁이다’, 예나 이제나 한결같은 삶의 원리입니다. 하여 믿는 이들은 모두 삶의 전쟁터에서 살아가는 ‘주님의 전사’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말씀은 물론 새벽 인터넷 뉴스를 보며 새삼 깨달은 진리입니다.


‘연일 기록적 더위-기후변화와 전쟁서 지고 있다.’ 는 최근 계속되는 더위에 대한 뉴스에, ‘2차 미중 무역전쟁 본격화. 미중 9월에 정면 충돌 가능성’이란 뉴스가 톱기사로 나와 있었습니다. 새삼 삶은 전쟁이란 진리를 실감합니다. 지구촌 곳곳에서 계속되는 온갖 형태의 전쟁입니다.


삶은 전쟁입니다. 수도생활 역시 전통적으로 영적전쟁이라 정의합니다. 죽어야 제대인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전사인 수도자들입니다. 주님의 전사인 수도자들은 싸우다, 즉 기도하다, 공부하다, 일하다 전사해야 비로소 이상적인 주님의 전사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순교자들 모두가 주님의 전사로써 믿음으로 싸우다 전사한 분들입니다.


얼마전 신선한 감동의 기억도 잊지 못합니다. 칭찬도 용기입니다. 수도원 첫 수련자로 첫서원을 한 수도형제의 농장일하던 모습입니다. 첫 서원을 한 다음 날 아침 식사후 농장 책임 수사와 완전무장 준비된 모습으로 힘차게 농약칠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을 산책중 목격했습니다.


“첫 출발이 좋습니다!”


저절로 터져 나온 격려의 말이었습니다. 며칠 전도 아침 식사후 웬 젊은이가 신들린 듯 방충망 모자를 쓰고 고추밭에 영양제를 살포하고 있었는데 바로 그 수도형제였습니다. 바로 전 여기에서 하느님 찾는 순수한 열정을, 주님의 전사로서 기본적 자질을 발견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순수한 열정’과 ‘적절한 긴장의 깨어있음’은 주님의 전사인 우리 수도자들의 기본적 자질입니다. 사실 우리 수도형제들 모두가 주님의 전사로서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아가며, 영적전쟁의 양상은 기도와 공부, 일이란 세분야에 걸쳐서 매일 반복됩니다. 


영적전쟁하면 떠오르는 자작 애송시 담쟁이가 생각납니다. 요즘 산책하다 보면 발견되는, 수녀원 담장을 온통 덮고 있는 담장이를 보고 아주 예전에 써놨던 시입니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작년 가을/붉게 타오르다 사라져 갔던/담쟁이

  어느새 다시 시작했다.

  초록빛 열정으로/힘차게/하늘 향해/담벼락 타오르기 시작했다.

  마침내/붉은 사랑으로 타오르다/가을 서리 내려/사라지는 날까지

  또 계속이다.

  해마다 반복되는/제자리 삶에도/지칠줄 모르는/초록빛 열정

  다만 오늘/하늘 향해 타오를뿐/내일은 모른다.

  타오름 자체의 과정이/행복이요/충만이요/영원이다.  

  오늘 하루만 사는/초록빛 영성이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1998년, 20년전 써놨던 시가 지금도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삶의 영적전쟁터에서 주님의 전사로서 ‘하루하루’, ‘늘 새롭게 파스카의 삶을 시작하는’ 주님의 전사들인 우리 수도형제들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오늘 말씀의 이해도 분명해 집니다. 


오늘 복음은 두 구조로 이루어 지며 세례자 요한과 헤로데 영주가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헤로데의 정체가 불분명한 반면 세례자 요한은 주님의 전사로서 하느님 중심의 삶이 뚜렷합니다. 주님의 전사로서 충언忠言하다 순교하니 바로 전사입니다. 세례자 요한의 죽음은 바로 순교의 전사戰死입니다. 주님의 전사로 살다가 장엄한 순교의 전사입니다. 


‘요한의 제자들은 가서 그의 주검을 거두어 장사 지내고, 예수님께 가서 알렸다.’


아마 예수님은 세례자 요한의 순교의 전사에서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며 주님의 전사로서 당신의 신원을 재확인하며 장차 순교의 전사를 예감했음이 분명 합니다. 주님의 전사, 세례자 요한의 대를 잇는 예수님이요, 무수한 성인들과 오늘의 우리들 역시 그 뒤를 잇는 주님의 전사들입니다.


오늘 기념하는 성 요한 마리 비안네 사제, 말그대로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전사였습니다. 평생 삶 전부가 영적전쟁이었고 주님의 승리의 전사로서 초인적 삶을 살다가 전사한 성인입니다. 


평생 아르스 시골본당에서 44년 동안 극히 가난하고 겸손한 사제로 살았고, 매일 300명이 신부님을 찾았으며 죽는 전날까지 매일 11시 미사 이후엔 16시간 동안 면담고백성사를 주었다 합니다. 매년 방문객들은 2만여명 이상이었다 합니다. 정말 전설적인 신비로운 주님의 전사로 살다가 69세로 전사한 성 요한 마리 비안네 사제입니다.


예레미야 예언자 역시 일당백의 불세출의 주님의 전사였습니다. 오늘 제1독서의 예레미야 예언자, 사면초가의 상황에서도 전혀 위축되지 않습니다. 하느님 중심의 주님의 전사로서 확고한 신원의식 덕분입니다.


“참으로 주님께서는 나를 여러분에게 보내시어, 여러분의 귀에다 대고 이 모든 말씀을 전하게 하셨던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 여러분의 길과 행실을 고치고, 주 여러분의 하느님 말씀을 들으십시오. 그러면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내리겠다고 말씀하신 재앙을 거두실 것입니다.”


오늘 장면에서는 예레미아의 승리이지만 결국은 순교의 전사로 생을 마감한 주님의 전사, 예레미야입니다. 그러고 보니 세례자 요한, 예수님, 예레미야. 모두가 주님의 전사戰士로 싸우다가 전사戰死한 분들입니다.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이야말로 영원한 승리의 하느님의 전사로 우리의 영원한 모범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를 영적무장시키시어 ‘주님의 전사’로 삶의 영적전장터에 파견하시며 격려의 말씀을 주십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28,20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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