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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6.8.연중 제10주간 월요일                                                      열왕기상17,1-6 마태5,1-12ㄴ

 

 

 

참행복

-행복은 발견의 은총이자 선택이다-

 

 

 

“암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하듯, 내 영혼, 하느님을 찾나이다

내 영혼, 하느님을, 생명의 하느님을 애타게 그리건만

그 하느님 얼굴을 언제나 가서 뵈오리까”(시편42,2-3)

 

늘 들어도 감미로운 오늘 아침 성무일도중 시편 말씀입니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웃을 때 얼굴은 그대로 꽃같습니다. 하여 보속 처방전 말씀에 많이 찍어 드리는 스탬프, “웃어요!”라는 말마디입니다. 그대로 이웃에게 전염되는 행복의 바이러스, 웃음의 바이러스입니다. 하여 행복한 분들을 보면 저절로 사진을 찍게 되고 어제도 어느 행복해 보이는 부부도 사진 찍어 다음 말마디와 더불어 전송해드렸습니다.

 

“너무 아름다운 부부예요. 늘 멋지고 행복하게 사세요!”

 

평범한 연중시기가 좋습니다. 6월 초록빛 생명의 계절에 걸맞는 초록빛 제의 색깔도 편안합니다. 늘 초록빛 영성으로 참행복을 살라는 가르침을 줍니다. 오늘 복음은 하느님 나라의 대헌장이라는 산상설교의 서두인 참행복 선언입니다. 영적 삶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끊임없는 영감의 원천이 되었던 산상설교중의 참행복 선언으로 영향을 받은 이들은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톨스토이는 물론 종파를 초월해 간디, 불교의 성철스님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모세의 십계명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예수님의 참행복 선언입니다. 모세의 기본적 십계명만으로 참행복에 이를 수 없습니다. 

 

누구나에게 열려있는 참행복입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가까이 있습니다. 언젠가 살아야할 행복이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살아야 하는 행복입니다. 행복하게 사는 것은 우리의 의무이자 책임입니다. 마지막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물으실 질문도 ‘행복하게 살았느냐?’는 하나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 행복하게 사는 것이 하느님의 소망이자 기쁨입니다. 하여 예수님도 산상설교의 서두에 참 행복을 선언하십니다.

 

과연 여러분은 행복하십니까? 행복은 발견의 은총이요 선택임을 깨닫습니다. ‘마음의 눈’만 열리면 발견되는 행복이요, 또 선택해야 하는 행복이기도 합니다. 말그대로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입니다. 무지에, 탐욕에 눈멀어 행복을, 감사를, 기쁨을 앞에 놔두고도 보지못해 불행을 사는 어리석은 이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깨달아 눈만 열리면 널려 있는 행복들입니다. 얼마전 불암산을 보며 써놨던 시가 생각납니다. 하루에도 눈으로는 수없이 올라갔다 내려왔다 등산하는 불암산입니다.

 

-“수십년/평생을 함께 살아왔어도

덥든 춥든/흐리든 맑든/비오든 눈오든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적 한 번도 본 적 없다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늘 한결같다

불암산/나도 그렇다”-

 

늘 거기 그 자리에서 한결같이 말없는 위로와 힘이되는 수도원 배경의 불암산입니다. 바로 불암산이 상징하는 바 우리가 늘 찾고 사랑하는 하느님입니다. 참으로 행복의 샘, 위로의 샘이 되시는 하느님입니다. 배는 밥으로 채울 수 있어도 무한한 가슴은 하느님이 주시는 사랑의 행복만으로 채울 수 있습니다. 

 

바로 참행복은 하느님께 있음을 깨닫습니다. 우리가 매일 평생 끊임없이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시편 성무일도와 미사의 공동전례 기도가 바로 하느님이 참행복의 원천임을 깨닫게 합니다. 비단 수도자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 깊이에서는 참행복의 하느님을 찾습니다. 자주 고백성사 보속 처방 말씀으로 주는 시편 구절도 생각납니다.

 

“주님께 아뢰옵니다. ‘당신은 저의 주님, 저의 행복 당신밖에 없습니다.”(시편16,2)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주님, 저의 힘이시여.”(시편18,2)

 

이런 보속 말씀을 받으면 어떤 분들은 보속補贖이 아니라 보석寶石 말씀이라 기뻐합니다. 오늘 복음도 참행복의 뿌리에는 하느님이 자리하고 있음을 봅니다. 오늘 주님께서 행복하다고 선언한자가 누굽니까? 한결같이 결핍된 자들입니다. 

 

1.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2.슬퍼하는 사람들, 3.온유한 사람들, 4.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5.자비로운 사람들, 6.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7.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8.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여덟가지 행복한 사람들이라 선언받는 사람들 한결같이 결핍된 자들입니다. 각자 참행복의 성덕聖德 점수를 계산해 봐도 좋겠습니다. 20점은 기본점수로 하고 8개 참행복 항목별 10점 만점에 도합 80점, 합하여 100점 만점에 몇점쯤 되는 지 미사후 조용한 시간에 한번 계산해 보시기 바랍니다.

 

바로 이처럼 결핍된 이들을 위로하고 치유하고 채워주시는 희망의 하느님이 계시기에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궁극의 희망을 하느님께 둘 때 참행복이요, 언젠가의 행복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이미 하느님을 만날 때 이뤄지는 행복입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바로 하느님이 참행복의 원천임을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며칠전 읽은 교황님의 교회의 부유함에 대해 나눈 말씀이 생각납니다.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가난한 데 교회는 왜 그렇게 부유합니까?”

“교회란 말마디는 너무 포괄적이다. 그러나 우리는 말할 수 있다. 사람이 부에, 돈에 속하는 한, 그는 하느님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 그의 마음이 거기에 집착한 탓이다. 그가 하느님께 가까워질수록 그는 더욱 가난해지게 된다. 동시에 복음에 따라 순수한 마음으로 부를 잘 관리하는 부자들도 있다. 

그러나 교황이, 주교가, 사제나 수도자가 부유하다면, 그것은 교회에 스캔들(걸림돌)이다. 누구든 예수님을 가까이 따르려면 모든 부로부터 멀어져야 하고, ‘가난한 마음a poor heart’을 지녀야 한다. 부를 관리하도록 불림을 받았다면 개인적 선을 위해서가 아니라 타인들을 돕는데 써야 한다. 

성 이냐시오 로욜라는 말했다. 가난은 ‘생명의 어머니mother of life’이니 타인을 위한 ‘자아의 선물the gift of self’인 ‘너그러움generosity’을 낳기 때문이다.”-

 

오히려 가난한 자가 너그러울 수 있고 부자가 더 인색할 수 있습니다. 바로 부유함이 주는 참행복이 아니라 하느님이 주시는 참행복임을 깨닫습니다. 주님도 분명 하느님과 맘몬(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하셨습니다. 참 행복을 위해서는 주님이 ‘삶의 중심’에 확고히 자리잡아야 함을 봅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 열왕기 상권의 엘리야가 참행복한 사람입니다. 외적으로는 가난의 극치이지만 하느님의 배려중에 크릿 시내에서 숨어 지내며 특별 피정 시간을 갖는 내적으로는 참 행복한 부자 엘리야입니다. 다음 아름다운 묘사가 이를 입증합니다.

 

“까마귀들이 그에게 빵과 고기를 날라 왔고, 저녁에도 빵과 고기를 날라 왔다. 그리고 그는 시내에서 물을 마셨다.”

 

바로 하느님을 찾는 가난한 이들에게 알게 모르게 축복을 주시는 하느님이심을 깨닫게 해주는 예화입니다. 하느님의 사람, 엘리야는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라는 진리를 깊이 깨달았을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하느님을 찾는 우리 모두 참행복을 살 수 있도록 도와 주시며 말씀하십니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마태5,12).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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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0.06.08 07:47
    "누구나에게 열려있는 참행복입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가까이 있습니다. 언젠가 살아야할 행복이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살아야 하는 행복입니다. 행복하게 사는 것은 우리의 의무이자 책임입니다. 마지막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물으실 질문도 ‘행복하게 살았느냐?’는 하나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 행복하게 사는 것이 하느님의 소망이자 기쁨입니다. "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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