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17. 대림 제3주일(자선주일) 

이사61,1-2ㄱ.10-11 1테살5,16-24 요한1,6-8.19-28

 

 

하늘에 보물을 쌓는

시(詩)같은 인생

-기뻐하십시오, 감사하십시오, 겸손하십시오-

 

 

“하느님 만세!”

“예수님 만세!”

“대한민국-한반도 만세!”

“가톨릭 교회 만세!”

“성모님 만세!”

“요셉 수도원 만세!”

“사랑하는 모든 분들 만세!”

 

만세칠창으로 시작하는 대림 제3주일, “기뻐하여라(Gaudate) 주일”로 일명 기쁨을 상징하는 장미색 제의가 가리키는 것처럼 “장미주일”로 불리기도 합니다. 또 오늘은 하늘에 보물을 쌓는 첩경의 지름길인 자선을 권장하는 “자선주일”이기도 합니다. 입당송도 화답송 후렴도 우리를 한껏 기쁨으로 부풀립니다.

 

“기뻐하여라. 거듭 말하니,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여라. 

 주님이 가까이 오셨다.”(필리4,4.5 참조)

“내 영혼이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하나이다.”

 

아, 그러고 보니 오늘 12월17일부터는 대림2부의 첫날로 저녁성무일도 마리아의 노래, 그 아름다운 기쁨의 노래 “O후렴”이 시작됩니다. 

 

“오, 지혜, 지극히 높으신 이의 말씀이여, 끝에서 끝까지 미치시며 권능과 자애로 다스리시는 이여,

 오시어 우리에게 슬기의 길을 가르치소서."

 

어제부터 책 제목이 흥미로워 읽기 시작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김상욱)이란 에세이집입니다. 작가의 변도 멋집니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윤동주 시인의 유고시집 제목이다...그래서 책의 제목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으로 정했다.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가득한 책이지만,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두 죽어가는 것의 경이로움을 담아보려 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싶은 필자의 마음을 담은 제목이라 할 수 있다.”

 

순간 벼락같은 깨달음이 왔습니다. “아, 시가 인간으로 바뀌었네. 시같은 인생! 참 멋지겠다.”깨달음과 더불어 “시”를 “주님”으로 바꿔 읽어도 좋을 참 좋아하는 “詩가 찾아왔네!”라는 얼마전 인용했던 자작시도 생각났습니다.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에 바친 헌시獻詩입니다.

 

-“詩가 찾아왔네! 

 나를

 은총처럼 사랑하는 詩가

 가슴 설레게 하는 아름다운 詩가

 나 외로울 때, 그리울 때, 기다릴 때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참 반가운 손님, 참 기쁜 선물, 참 좋은 연인, 참 좋은 친구인 詩

 늘 詩를 생각하며 시詩와 함께 살아왔고 살고있고 살것이라네

 詩덕분에 하루하루 날마다 늘 평생 한결같이 살아왔네

 詩없이 이 삭막한 광야여정 무슨 맛, 무슨 기쁨, 무슨 재미로 살것인가

 눈이 열리니 온통 詩인 천국이라네

 세상에 나보다 평화롭고 자유롭고 부요하고 행복한 이 없을 것이라네

 나 언제나 평생 하루하루 날마다

 詩를 사랑하고 섬기듯 

 예수님을 사랑하고 섬기며 살아가는 행복한 하늘나라의 삶이라네.”-

 

말씀(言)의 절(寺)인 시(詩), 한자 뜻도 얼마나 깊고 멋집니까! 하느님의 참 좋은 시가 예수님이요, 예닮의 여정을 살아가는 이들은 시같은 인생이 됩니다. 시처럼 살고 싶은 것은 이미 예전부터 제가 소망한 삶이었습니다. 

 

-“詩처럼 살고 싶다

 하얀 여백餘白 

 종이위에 시처럼

 침묵의 여백 

 시공時空안에 시처럼 살고 싶다

 여백을 가득 채운 수필隨筆이나 소설小說이 아닌

 詩처럼 살고 싶다”-1998.1.24.

 

어제 아름다운 분이 방문하여 면담고백성사와 더불어 친필로 쓴 성탄카드를 미리 선물했고 즉시 다음의 덕담을 선물했을 때 순간 꽃처럼 기쁨으로, 웃음으로 활짝 환하게 피어나던 그 자매의 얼굴을 잊지 못합니다.

 

“자매님 자체가 최고의 성탄카드요, 자매님 삶자체가 시같은 인생입니다. 주님의 시같은 아름다운 인생입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참으로 믿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하늘에 보물을 쌓는 주님의 詩같은 아름다운 인생”을 소망할 것입니다. 어떻게? 오늘 말씀을 바탕으로 그 참 좋은 방법을 소개합니다.

 

첫째, 기뻐하십시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뻐하십시오. 바로 대림시기, 주님을 기다리는 희망의 기쁨이요 주님을 만나는 기쁨입니다. 주님의 참 좋은 선물이 희망이자 기쁨입니다. 다 지녔어도 마음에 희망이, 기쁨이 없다면 결코 행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참 신자의, 참 영성의 표지가 기쁨입니다.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강권하는 제2독서 기쁨의 사도 바오로가 그 모범이요 제1독서의 기쁨의 예언자, 이사야를 통한 주님의 말씀도 우리를 기쁨으로 격발激發케 합니다. 여러분 자신의 고백으로 삼아 대림시기 내내 기쁘게 사시기 바랍니다. 이 또한 하늘에 보물을 쌓는 시같은 삶입니다.

 

“주 하느님의 영이 내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1.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시고, 2.마음이 부서진 이들을 싸매어 주며, 3.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4.갇힌 이들에게 석방을 선포하게 하셨다. 나는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하고, 내 영혼은 나의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리니, 신랑이 관을 쓰듯, 신부가 패물로 단장하듯, 그분께서 나에게 구원의 옷을 입히시고, 의로움의 겉옷을 둘러 주셨기 때문이다.”

 

이런 생명과 빛, 희망과 기쁨을 팍팍 심어주는 시가 진짜 참 좋은 시입니다. 하느님의 참 좋은 시인 이사야 예언자요, 역시 하느님의 참 좋은 최고의 시인인 예수님께서 왜 그렇게 이사야 예언자를 좋아했는지 알겠습니다. 하느님이 아니곤 도대체 이런 기쁨의 선물, 어디서 받을 수 있겠는지요!

 

둘째, 감사하십시오.

이 또한 참 신자의, 참 영성의 표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입니다. 감사에서 샘솟는 기쁨입니다. 다 지녔어도 감사하는 마음 없으면 행복하다 할 수 없습니다. 이런 감사의 삶 역시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입니다. 감사 역시 발견이자 선택입니다. 마음의 눈만 열리면 곳곳에 널려 있는 감사의 발견이요, 이런 감사는 역시 선택이 됩니다. 삶이 선택이고 행복이 선택이듯 감사도 선택입니다. 이렇게 살아 있다는 자체가 감사입니다. 이런 감사의 선택과 훈련, 습관의 영성훈련이 우리를 행복하게 합니다. 기쁨의 사도이자 감사의 사도인 바오로의 강권입니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

 

참으로 감사의 생활화가 일상화가 우리를 행복하게 합니다. 이래서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이라 말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자선주일입니다. 금을 쌓아두는 것보다 자선을 베푸는 것이 낫습니다. 참으로 하느님 은혜에, 사랑에 자연스런, 당연한 응답이 감사요, 감사의 표현이 자선입니다. 가난한 이들에 대한 자발적 사랑의 자선이야 말로 하늘에 보물을 쌓는 첩경의 지름길입니다. 

 

얼마전 전임 베네딕도 16세 교황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전언이 향기처럼 길이 남아있습니다. 모든 한계에도 불구하고 “인어프(enough)! 충분하다!” 말씀하셨다는 인어프의 사람, 베네딕도 교황은 말그대로 감사의 사람이었습니다. 어떤 처지에서든 “인어프! 충분하다!” 감사하는 행복한 사람을 유혹할 자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인어프(ENOUGH!)! 충분하다!” 늘 잎에 달고 사시기 바랍니다.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날마다 좋은 날, 행복한 날, 감사한 날입니다.

 

셋째, 겸손하십시오.

이 또한 참 신자의 표지이자 참 영성의 표지입니다. 다 지녔어도 겸손이 없으면 참 기쁨이 없는 영적으로 가난한 자입니다. 인자무적仁者無敵이듯 겸자무적謙者無敵입니다. 겸손한 삶 역시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입니다. 참으로 맑고 향기로운, 아름답고 멋진 매력적인 사람이 예수님을 닮은 이런 겸손하고 온유한 사람입니다. 바로 그 겸손의 빛나는 모범이 빛이신 주님을 증언하러 온 세례자 요한입니다. 세례자 요한처럼 진정 자기를 아는 겸손한 자가 지혜로운 자입니다. 

 

“당신은 누구요?”

 

묻는 다면 여러분은 뭐라 대답하겠습니까? 참으로 세례자 요한의 대답이 통쾌하여 신선한 감동이요 감탄입니다. 

 

“나는 그리스도도, 엘리야 예언자도 아니다. 나는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대로 ‘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하고,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다...너희 가운데에는 너희가 모르는 분이 서 계신다. 내 뒤에 오시는 분이신데,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바로 우리가 대림시기 기다리는 분 예수님입니다. 예수님 거울에 자신을 자주 비춰봐야 자기를 잃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사랑하여 닮아갈수록 겸손한 참나의 얼굴입니다. 예수님 없는 세례자 요한을 상상할 수 없듯이, 예수님 없는 우리를 상상할 수 없습니다. 이런 오시는 예수님을 기다리며 마중나가며 날로 예수님을 가까이 닮아갈 때 겸손하고 온유한 참나의 모습입니다.

 

영혼 건강에 최고의 식食이자 약藥이, 하늘에 끊임없이 보물을 쌓는 삶이, 기쁨과  감사, 그리고 겸손의 삶입니다. 이래야 영혼의 치유는 물론 날로 영혼을 튼튼하게 하니 저절로 육신의 건강도 뒤따릅니다. 이래야 육신한테 끌려가지 않는 영혼 주도의 영적승리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대림시기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날로 당신을 닮아 기쁨과 감사, 겸손의 참사람이 되어 살게 하십니다. 바오로 사도의 기도로 강론을 마칩니다.

 

"평화의 하느님께서 친히 여러분을 완전히 거룩하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실때까지 여러분의 영과 혼과 몸을 온전하고 흠없이 지켜 주시기를 빕니다. 여러분을 부르시는 분은 성실하신 분이십니다. 그러니 그렇게 해 주실 것입니다."(1테살5,23-2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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