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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 연중 제1주간 목요일                                                                                     히브3,7-14 마르1,40-45



오늘이 바로 구원의 날이다

-희망을 하느님께 두라-



오늘이 바로 구원의 날입니다. 하느님을 만나야 할 자리는 언제나 오늘 지금 여기입니다. 어디나 하느님이 계신 중심입니다. 하느님을 찾아 밖으로 나설 것은 없습니다. 간절히 절실히 주님을 찾으면 오늘 지금 여기서 주님을 만납니다. 하느님께는 어디나 중심이요 변두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성령께서 말씀하십니다. 


“오늘 너희가 그분의 소리를 듣거든 마음을 완고하게 가지지 마라. ‘오늘’이라는 말이 들리는 한 여러분이 날마다 서로 격려하여, 죄의 속임수에 넘어가 완고해지는 사람이 없도록 하십시오.”


바로 오늘 복음의 나병환자가 그 모범입니다. 나병환자는 절망의 그 자리에서도 결코 절망으로 완고해지지 않았습니다. 하느님을 향해 완전히 열려 있었습니다. 천형이라 일컫는 나병을 지닌 환자들은 따로 격리되어 단절되어 지냈는 데 바로 그 절망의 자리에서 주님을 만났습니다. 성규의 말씀입니다.


“자신의 희망을 하느님께 두라.”(성규4,41).

“그리고 하느님의 자비에 절대로 실망하지 마라.”(성규4,74).


절망이 대죄입니다. 희망을 잃은 자리 바로 거기가 지옥입니다. 늘 말씀드립니다만 넘어지는 것이 죄가 아니라 절망으로 자포자기하여 일어나지 않는 것이 죄입니다. 어제 어느 자매와의 반가운 만남이 생각납니다. 10여년전 아주 힘든 상태에서 수도원을 찾았던 분입니다. 딸 넷에 아들 둘 모두 여섯 자녀들에다 암수술로 절망스런 상태에서 수도원을 찾았다가 주님을 만난 분입니다.


“수도원에서 주님을 만났습니다. 여섯 아이들도 다 잘 되었습니다. 딸 둘은 결혼 했고 하나는 과기대를 나와 유학 준비중이고 나머지는 취업하여 일 잘하고 있고, 막내 딸은 중3인데 전교 1등합니다. 아이들 저절로 다 잘 되었습니다. 늘 기쁨이 샘솟습니다. 요즘은 매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외손자 봐주는 것이 제 일입니다.”


주님을 만남으로 절망으로 희망으로 바꾼 분들을 자주 대합니다. 사람마다 어둠의 터널 기간은 다 다르지만 하느님께 희망을 두는 한 언젠가는 어둠의 터널을 통과합니다. 마침내 때가 되어 절망의 어둔 터널을 통과해 주님을 만난 나병환자입니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나병환자의 예수님께 대한 절대적 신뢰와 믿음의 고백이자 기도입니다. 나병환자의 간절한 믿음과 예수님의 자비심慈悲心이 만나 치유의 기적입니다. 가엾이 여기는 마음, 측은히 여기는 마음,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바로 예수님의 마음이자 하느님의 마음입니다. 동정심pity과는 다른 측은지심compassion입니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예수님께서는 가엾은 마음이 드셔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시자 나병은 가시고 깨끗하게 되었습니다. 나병환자의 믿음에 대한 주님의 응답입니다. 나병환자의 믿음에다 주님의 ‘자비심’과 ‘사랑의 스킨십’에 ‘능력있는 말씀’이 삼위일체가 되어 이뤄진 치유 기적입니다. 이어 주님은 치유된 나병환자를 원래 삶의 자리로 복귀시키십니다. 그는 떠나가서 이 이야기를 널리 알리고 퍼뜨리니 본의 아니게 복음선포자가 되는 영광도 누립니다.


나병의 천형天刑은 주님을 만남으로 치유되어 천복天福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나병의 치유를 통해 주님을 만났고 삶은 깊어졌으니 말그대로 전화위복轉禍爲福입니다. 나병이 없었더라면 평생 주님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고 삶도 깊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나병환자를 치유시켜 돌려 보내신 후 예수님은 다시 사람들을 피해 바깥 외딴곳에 머무르십니다. 예수님은 결코 사람들의 헛된 영광의 유혹에 빠지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공성이불거功成而不居, 노자의 말씀대로 공을 이루신 후 거기 머물러 누리지 않고 초연히 떠나십니다. 예수님이 바라시는 것은 ‘팬들fans’이 아니라 ‘추종자들followers’입니다. 마지막 대목도 의미심장합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사방에서 그분께 모여들었다.”


외딴곳도 주님이 계심으로 세상의 중심이 되어 버렸습니다. 옛 사막 교부들은 주님이 계신 곳을 찾지 말고 주님을 찾으라 했습니다. 주님만이 우리 삶의 중심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지금 여기가 바로 주님을 만나는 구원의 자리이자 세상의 중심입니다.


육신의 나병만 아니라 마음의 나병도 무섭습니다. 스스로 자기를 소외시키는 절망, 불신, 미움, 탐욕, 질투, 분노, 허영, 나태, 우울, 중독 등 모두가 일종의 마음의 나병들입니다. 마음의 나병들이 치유되면 육신의 치유는 저절로 뒤따르기 마련입니다. 오늘 복음과 똑같은 파스카의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의 마음의 나병을 치유해 주시어 온전한 사람이 되어 살게 하십니다. 


“오늘 주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시편95,7ㄹ과8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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