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8.19. 연중 제20주간 금요일                                                             에제37,1-14 마태22,34-40


                                                     “너희 마른 뼈들아, 주님의 말을 들어라.”

                                                               -생명과 사랑의 말씀-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하느님은 사랑과 생명의 원천이십니다. 무엇보다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해야 하느님을 참으로 사랑할 수 있고 이웃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 평생공부가 사랑이고 평생체험해야 할 하느님 사랑입니다. 하여 시토회에서는 공동체를 ‘사랑의 학교’라 칭하기도 합니다. 


살아있다 하나 다 살아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이 없으면, 생명이 없으면, 희망이 없으면 살아있다 하나 살아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있고 힘이 있습니다. 말씀은 사랑입니다. 말씀은 생명입니다. 말씀은 희망입니다. 말씀은 빛입니다. 말씀을 통한 하느님 만남의 체험입니다. 한 두 번이 아닌 평생 말씀을 통해 하느님을 만나야 삽니다. 오늘 제1독서 에제키엘 예언자의 환시가 상징하는 바 참으로 심오합니다. 


“그분께서 주님의 영으로 나를 데리고 나가시어, 넓은 계곡 한가운데에 내려 놓으셨다. 그곳은 뼈로 가득 차 있었다. 그분께서는 나를 그 뼈들 사이로 두루 돌아다니게 하셨다. 그 넓은 계곡 바닥에는 뼈가 대단히 많았는데, 그것들은 바싹 말라 있었다.”


바싹 마른 뼈들이 상징하는 바, 바빌론에 유배되어 희망을 잃고 절망과 죽음 상태에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입니다. 아니 오늘날 하느님을 잊은, 잃은 세상 사람들을 상징합니다. 바싹 마른 뼈들이 살아 날 길은 단 하나 하느님의 생명의 말씀뿐입니다. 


“너희 마른 뼈들아, 주님의 말씀을 들어라.”


사람은 빵만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말씀으로 삽니다. 말씀이 사라졌기에 어디나 마른 뼈들 가득한 세상 같습니다. 생명을, 사랑을, 희망을 잃으면 누구나 마른 뼈들입니다. 그러니 우선 들어야 하는 것이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하느님에 목마르고 굶주리면 예외없이 누구나 마른 뼈 인생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살아나는 마른 뼈들의 기적은 얼마나 통쾌한지요.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을 상징합니다.


“사람의 아들아, 이 뼈들은 온 이스라엘 집안이다. 그들은 ‘우리 뼈들은 마르고 우리 희망은 사라졌으니 우리는 끝났다.’고 말한다. 나 이제 너희 무덤을 열겠다. 내 백성아, 너희를 끌어내어 이스라엘 땅으로 데려 가겠다. 내가 너희 안에 내 영을 넣어 주어 너희를 살린다음, 너희 땅으로 데려다 놓겠다.”


희망이, 생명이 사라지면 마른 뼈 인생이요 거기가 지옥입니다. 우리를 살릴 수 있는 것은 생명의 말씀, 희망의 말씀, 사랑의 말씀 즉 하느님의 말씀뿐입니다. 우리를 진정 살아있게 하는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주님은 끊임없이 절망과 죽음의 무덤으로부터 우리를 끌어내어 우리 삶의 자리로 인도하시고, 당신 말씀을 통해 당신 영을 넣어 우리를 살려 내십니다. 


“너희 마른 뼈들아, 주님의 말을 들어라.”


말씀에 이어지는 오늘 주님의 복음 말씀입니다. 율법교사의 가장 큰 계명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대한 주님의 명쾌한 답변입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둘 째도 이와 같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온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 이 두 계명에 달려 있다.”


하느님께 사랑을 받았기에 사랑할 수 있습니다. 갈림없는 사랑, 순수한 사랑입니다. 마음을 다해 목숨을 다해 정신을 다해 하느님을 사랑하듯 이웃을 내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입니다. 마른 뼈들 같은 우리를 당신 사랑의 영으로 끊임없이 채워 주시기에 가능한 이런 사랑의 실천입니다. 하느님 다운 사랑, 바로 아가페 사랑입니다. 내 성향에 따른 변덕스런 사랑이 아니라, ‘하느님을 하느님으로’, ‘이웃을 이웃으로’ 사랑하는 항구하고 한결같은 아가페 사랑입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구별될 수 있지만 분리할 수는 없습니다. 하느님 사랑의 진정성은 이웃 사랑을 통해 입증되기 마련입니다. 사랑해서 사람입니다. 사랑이 빠지면 '사람'도 '삶'도 실종되어 헛것이, 절망과 죽음의 마른 뼈 인생이 됩니다. 희망과 생명의 사랑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마른 뼈들 같은 우리를 당신 사랑의 영으로 살려 내시어 하느님과 이웃을 충실히, 항구히 사랑할 수 있게 하십니다. 


“주님을 찬송하여라. 그분의 자애는 영원하시다.”(시편107.1참조).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93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충만한 기쁨-2017.5.18. 부활 제5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7.05.18 162
3292 “내 사랑안에 머물러라” -지상천국의 삶, 사랑은 분별의 잣대-2023.5.11.목요일 성 오도, 성 마욜로, 성 오딜로, 성 후고, 복자 베드로 베네라빌리스와 클뤼니 수도원의 아빠스들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5.11 270
3291 “내 삶의 스토리는? 내 삶의 콘텐츠는?” -사랑이신 하느님 중심의 삶-2023.8.25.연중 제20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3.08.25 495
3290 “내 안에 머물러라” 행복은 선택이요 선물이요 발견이요 노력아다-2024.4.28.부활 제5주일 new 프란치스코 2024.04.28 31
3289 “너 어디 있느냐?” -오늘 지금 여기가 에덴 동산이다-2019.2.16.연중 제5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2.16 171
3288 “너 어디 있느냐?” -평생 화두-2018.6.10. 연중 제10주일 1 프란치스코 2018.06.10 141
3287 “너 어디 있느냐?”-“예, 여기 있습니다”-2016.12.8. 목요일 한국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6.12.08 192
3286 “너 자신을 알라.”-2016.6.20. 연중 제12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6.06.20 171
3285 “너 자신을 알라” -사람이 물음이라면 하느님은 답이다-2024.3.5.사순 제3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4.03.05 152
3284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기도, 사랑, 추종-2019.6.7. 부활 제7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6.07 149
3283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날마다, 끊임없이 물어야 할 질문-2022.5.1.성모성월, 부활 제3주일(생명주일) 프란치스코 2022.05.01 238
3282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묘비명墓碑銘-2022.6.3.금요일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2.06.03 152
3281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성인(聖人)들의 공동체-2023.5.26.금요일 성 필립보 네리 사제(1515-1595)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5.26 265
3280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오늘 지금 여기가 구원의 꽃자리 천국天國이다-2021.5.21.부활 제7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5.21 131
3279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나를 따라라-2017.6.2. 부활 제7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7.06.02 162
3278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2016.5.13. 부활 제7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6.05.13 228
3277 “너는 나의 종, 너에게서 내 영광이 드러나리라.”-2016.3.22. 성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6.03.22 316
» “너희 마른 뼈들아, 주님의 말을 들어라.” -생명과 사랑의 말씀-2016.8.19. 연중 제20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6.08.19 259
3275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2016.4.28. 부활 제5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6.04.28 505
3274 “누가 어진 참 목자牧者입니까?”-2017.5.7. 부활 제4주일(성소주일) 프란치스코 2017.05.07 12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