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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4. 대림 제4주간 목요일                                                  사무하7,1-5.8ㄷ-12.14ㄱ.16 루카1,67-79


                                                               그리스도교 종교가宗敎歌

                                                              -성모 노래, 즈카르야 노래-


우리나라에 애국가인 국가國歌가 있듯이 나라마다 국가가 있습니다. 얼마전 프랑스가 테러를 당했을 때 국민들을 한 마음으로 모은 힘찬 국가를 들으면서 우리의 애국가에 대해 지녔던 아쉬운 마음을 잊지 못합니다. 프랑스의 국가(La Marseillaise 라 마르세예즈)와 비교할 때 우리 애국가는 가사도 복잡하고 곡도 힘차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국가뿐 아니라 태극기의 국기 역시 너무 복잡하고 그리기도 힘듭니다.


마침 대한민국의 공식 5·18 민주화운동 추념식에서 기념곡으로 제창된 바 있는〈임을 위한 행진곡〉을 국가로 하면 어떨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고 곡은 더할 나위없이 힘찹니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 없이

  한 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이런 상상을 하게 된 것은 오늘 복음을 즈카르야 노래를 통해서입니다. 즈카르야의 노래를 성모의 노래와 함께 그리스도교의 종교가宗敎歌로 해도 손색이 없겠다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매일 아침성무일도 끝무렵에 즈카르야 노래를 부르고 매일 저녁성무일도 끝무렵엔 성모 노래를 부르니 두 개의 참 좋은 종교가를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세상에 ‘성모의 노래’와 ‘즈카르야 노래’ 이 둘보다 풍부하고 은혜로운 구원의 종교가도 없을 것입니다. 하여 우리는 매일 아침 저녁으로 그리스도 종교가를 노래합니다. 주님 성탄을 바로 앞둔 12월24일 오늘의 독서와 복음의 배치도 참 적절합니다. 1독서는 하느님께서 나탄을 통한 다윗에게 주는 신탁(the oracle)이요, 복음은 성령으로 가득 찬 즈카르야의 가슴에서 저절로 터져나온 하느님 찬미와 감사의 노래(the canticle)입니다. 


1독서의 신탁에서 하느님은 나탄을 통해 다윗에게 당신의 은혜를 상기시킵니다. 문장의 주어는 온통 하느님이요 다윗이 아닙니다. 하느님이 주인공이 되어 하신 업적의 나열이요 하실 일을 예언하십니다.


“나는 양떼를 따라다니던 너를 목장에서 데려다가, 내 백성 이스라엘의 영도자로 세웠다”


로 시작하여 다음 예언으로 끝나기 까지 문장의 주어는 온통 다윗이 아닌 하느님이십니다.


“나는 그의 아버지가 되고 그는 나의 아들이 될 것이다. 너의 집안과 나라가 네 앞에서 영원히 굳건해 지고, 네 왕좌가 영원히 튼튼하게 될 것이다.”


그대로 구세주 예수님의 탄생이 예고되고 바로 내일이 그날입니다. 나탄을 통해 하느님의 신탁을 들으면서 자기 삶을 렉시오 디비나한 다윗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의 삶의 문장의 주어 역시 내가 아니라 하느님이심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을 주어로 하여 각자 삶의 문장을 묵상할 때 저절로 겸손이요 하느님 찬미와 감사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즈카르야 노래의 내용은 얼마나 풍부하고 심오한지요. ‘그이 이름은 요한’이라 쓰는 순간 입이 열리고 혀가 풀려 성령으로 가득 차 노래합니다. 역시 문장의 주어는 성모의 노래에서처럼 하느님이요, 모두가 하느님 업적의 나열입니다. 업적중의 업적이 예수님을 우리의 힘센 구원자로 주신 것입니다.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은 찬미받으소서. 그분께서는 당신 백성을 찾아와 속량하시고, 당신 종 다윗 집안에서 우리를 위하여 힘센 구원자를 일으키셨습니다. 당신의 거룩한 예언자들의 입을 통하여 예로부터 말씀하신 대로.”


바로 예수님을 구원자로 주신 하느님께 대한 감사와 찬미로 시작하여, 후반부는 그의 아들 세례자 요한은 물론 우리의 사명을 확인시킵니다.


“아기야, 너는 지극히 높으신 분의 예언자라 불리고, 주님을 앞서 가 그분의 길을 준비하리니, 죄를 용서받아 구원됨을 주님의 백성에게 깨우쳐 주려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그동안의 대림시기 동안 세례자 요한처럼 오실 주님을 기다리며 주님의 길을 준비해왔고, 앞으로도 하루하루 해야 할 평생과제가 주님의 길을 내는 것입니다. 마지막 구절은 즈카르야 노래의 절정이자 결론이요, 내일 성탄에 또 매일 미사를 통해 실현되는 구원의 진리입니다.


“우리 하느님의 크신 자비로 높은 곳에서 별이 우리를 찾아 오시어,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앉아 있는 우리를 비추시고, 우리 발을 평화의 길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 은총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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