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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9. 대림 제3주간 토요일                                                               판관13,2-7.24-25 루카1,5-25


                                                               거룩한 조연助演들

                                                             -그리스도 중심의 삶-


"세상의 구세주께서 해처럼 떠오르시고, 햇풀 위의 비인듯 동정녀의 태중에 내려 오시리라."(즈카르야 후렴)


어제 일간지에서 읽은 어느 교수의 ‘내 인생의 책-윤리학(스피노자)’에 관한 컬럼 마지막 부분이 반가웠습니다.


'스피노자가 15년에 걸쳐 완성한 이 책은 비루한 우리 삶 속에 영원성이 내재해 있음을 보여준다. 그 영원성은 실존의 강렬함과 다르지 않다.’


바로 그 영원성의 비밀이 우리와 늘 함께 계시는 그리스도입니다. 우리 삶의 중심이신 그리스도가 변천하는 세상 속에서도 허무한 삶이 아닌 강렬한 실존의 충만한 삶, 영원한 삶을 살게 합니다. 고해인생이 아닌 축제인생을 살게 합니다. 수녀원으로부터 받은 피정부탁 일정표의 하단에 베네딕도 규칙의 한 글귀도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리스도보다 아무것도 더 낫게 여기지 마라.”


구체적으로 베네딕도 규칙서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들 중의 하나이며, 이상적인 형제적 공동체를 위한 헌장과 같은 72장의 결론과도 같은 마지막 부분의 글귀입니다.


“그리스도보다 아무것도 더 낫게 여기지 말 것이니, 그분은 우리를 다 함께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할 것이다.”(성규72,11-12).


우리를 언제나 마음 설레게 하는, 늘 새롭게 하는 그리스도입니다. 저 역시 집무실에 들어설 때 마다 벽면에 중앙에 걸린 ‘십자가와 부활의 그리스도’께 '충성!'하며 거수경례후 업무를 시작합니다. 우리 삶의 중심, 삶의 방향, 삶의 목표, 삶의 의미, 우리 삶의 영원한 이정표를 상징하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입니다.


그리스도가 우리 삶의 주연이라면 우리 모두는 그리스도의 거룩한 조연들입니다. 물론 하느님은 우리 삶의 무대에 총감독이십니다. 대림시기 우리 모두는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다립니다.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의 기쁨으로, 설렘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저는 이런 관점에서 오늘 말씀을 바라봤습니다. 성서에 인물들 하나하나만 봐서는 의미가 없습니다. 그리스도를 목표로, 중심에 놓아야 비로소 그 존재이유가 밝혀집니다. 


엊그제 예수님의 족보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이 그러하고, 어제의 주인공인 요셉, 오늘 복음의 주인공들 같은 즈카르야 부부와 제1독서의 마노아 부부가 그러합니다. 모두가 그리스도를 향해 방향지워져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각자 고유한 삶의 자리에서 주연들이자 그리스도의 거룩한 조연들임을 봅니다. 우리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


오늘 말씀의 주인공들은 모두 인생광야에서 한결같이 하느님께 희망을 두었던 사람들입니다. 당시 부부생활에서 아이가 없다는 것은 정말 절망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들 노부부는 끝까지 하느님 앞에 조연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이 둘은 하느님 앞에서 의로운 이들로, 주님의 모든 계명과 규정에 따라 흠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 이었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아이가 없었다.”


즈카르야 부부에 대한 묘사입니다. 마침내 그리스도의 조연 역할에 충실한 이들에게 주님은 세례자 요한의 잉태를 선사하셨습니다.


“내가 사람들 사이에서 겪어야 했던 치욕을 없애 주시려고 주님께서 굽어보시어 나에게 이 일을 해주셨구나.”


즈카르야 아내는 감격에 벅차 주님의 은혜를 고백합니다. 1독서의 마노아 부인 역시 아들을 낳고 삼손이라 명명합니다. 


‘그 여자는 아들을 낳고 이름을 삼손이라 하였다. 아이는 자라나고 주님께서는 그에게 복을 내려 주셨다.’


삼손과 세례자 요한 모두 하느님의 선물이자 탄생하실 그리스도의 예표와 같은 인물들입니다. 모두가 그리스도를 향해 있는 그리스도의 조연들입니다. 각자 삶의 자리에서 주연들이지만 원대한 하느님 섭리의 무대에서는 모두가 그리스도의 조연들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내 삶의 주연이자 그리스도의 조연이 되어 의미 충만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주 하느님, 당신은 저의 희망, 어릴 적부터 당신만을 믿었나이다. 저는 태중에서부터 당신께 의지해 왔나이다. 어미 배속에서부터 당신은 저의 보호자시옵니다.”(시편71,5-6ㄱ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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