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3.31.사순 제4주간 목요일                                                          탈출32,7-14 요한5,31-47

 

 

 

예수님을 증언하는 삶

-예수님 알기, 살기, 닮기, 참나의 삶-

 

 

 

어제 방문했던 30대 중반의 젊은이를 잊지 못합니다. 은둔적 삶을 살다가 지인의 권고로 수도원의 저를 찾았다 합니다. 대화 도중 성인이 되고 싶다 했고 이어 준 답변입니다.

 

“성인은 수도원만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곳곳에 있습니다. 제 삶의 자리에서 좋고 깊은 관계 속에서 자기 책임을 다하는 사람이 성인입니다. 관계를 떠나서는 성인이 될 수 없습니다. 우선 예수님을 사랑하십시오, 기도하십시오, 공부하십시오, 일하십시오. 그리고 운동도 하면서 심신을 단련하십시오.”

 

면담성사를 위해 수도원을 찾았던 분들에게 참 많이 강조했던 내용이 성인이 되라는 권고입니다. 믿는 이들의 궁극의 목표이겠습니다. 성인이 된다는 것은 비상한 별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닮아 고유의 유일한 참내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예닮의 여정은 참내가 되어가는 성인의 여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성인이 되는 여정은 그대로 예수님을 증언하는 삶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을 증언하면서 저절로 예수님을 닮아가게 됩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을 믿게 하는 증언 넷이 나옵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는 증언들을 제시합니다.

 

1.세례자 요한의 증언입니다(5,33-35).

2.예수님께서 행하신 일들입니다(5,36).

3.하느님 아버지의 증언입니다(5,37). 

4.성경의 증언입니다(5,39). 

 

이들보다 자명하고 확실한 증언은 없습니다. 모두가 예수님께 수렴되고 집중됩니다. 무엇보다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님 자체가 하느님께 대한 최고의 증언입니다. 그러나 무지에 눈먼 유다인들은 주님을 믿지 못합니다. 참으로 무지에는 답이 없음을 깨닫습니다. 유일한 답은 회개뿐인데 복음의 유다인들에게는 기대 난망입니다. 요즘 사순시기 새벽 성무일도시 계속되는 초대송 후렴입니다.

 

“주님의 목소리를 오늘 듣게 되거든 너희 마음을 무디게 가지지 말라.”

 

그러니 늘 깨어 주님의 말씀을 ‘경청(傾聽, 敬聽)’하는 일보다 무지에 대한 좋은 처방은 없습니다. 참으로 경청할 때 회개와 자기를 아는 겸손이 뒤따르기 마련입니다. 경청을 위한 침묵이요 경청에 자연스럽게 뒤따르는 회개와 겸손, 순종입니다. 오늘 복음 환호송도 은혜롭습니다. 그대로 하느님을, 예수님을 증언하는 말씀입니다.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하느님은 세상을 너무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네.”

 

꿈과 희망을 잃고, 길을 잃고, 삶의 목표와 방향을 잃고, 삶의 중심과 의미를 잃고 혼란 중에 방황하는 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러니 온갖 우상들의 노예살이입니다. 현대인들의 특징입니다. 이들 모두를 일거에 해결해 주는 열쇠가 되는 분이 바로 우리의 구원자 예수님입니다. 그러니 예수님 사랑, 예수님 알기, 예수님 살기, 예수님 닮기가 믿는 모든 이들의 필생 과제임을 깨닫습니다.

 

무지한 유다인들에 대해 예수님은 이들이 존숭尊崇해 마지 않는 모세의 예를 들어 이들의 무지를 일깨웁니다. 심지어 모세조차 그 아득한 옛날에 예수님을 증언했다는 것입니다.

 

“너희를 고소하는 이는 너희가 희망을 걸어 온 모세이다. 너희가 모세를 믿었더라면 나를 믿었을 것이다. 그가 나에 관하여 성경에 기록하였기 때문이다.”

 

바로 다음 신명기에 나오는 모세의 말씀이 이를 입증합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 동족 가운데에서 나와 같은 예언자를 일으켜 주실 것이다.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야 한다.---주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동족 가운데에서 너와 같은 예언자 하나를 일으켜, 나의 말을 그의 입에 담아 줄 것이다. 그러면 그는 내가 명령하는 모든 것을 그들에게 일러줄 것이다.”(신명18,15.17-18).

 

오늘 복음의 유다인들은 이 말씀을 망각했습니다. 바로 이런 모세는 그대로 예수님의 예표와 같습니다. 예수님 또한 이런 모세를 영원한 롤모델로 삼았음이 분명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는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에서 하느님을 배반하여 타락한 백성을 살리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분투, 노력하는 모세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참으로 감동스럽습니다.

 

하느님과 모세의 치열한 줄다리기 싸움을 연상케 하는 모세의 기도입니다. 말그대로 주님과의 영적 싸움을 연상케 하는 중재자 모세의 기도입니다. 얼마나 간절하고 집요한 모세인지 결코 물러나지 않습니다. 그대로 이스라엘 백성에 대한 모세의 사랑을 반영합니다. 찬미와 감사의 기도만 있는게 아니라 주님과의 치열한 전투같은 중재의 기도도 있습니다. 

 

하느님이 모세를 얼마나 신뢰하고 사랑했으며 모세 또한 얼마나 주님을 신뢰하고 사랑했는지 깨닫습니다. 하느님께서도 모세의 동족 사랑에 감동했음이 분명합니다. 마침내 모세의 승리, 사랑의 승리입니다. 다음 대목이 이를 입증합니다.

 

“그러자 주님께서 당신 백성에게 내리겠다고 하신 재앙을 거두셨다.”

 

바로 이런 모세를 능가하는 우리의 영원한 중재자 예수님이며 이런 예수님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지요! 이런 예수님을 어찌 증언하지 않을 수 있겠는지요! 예수님 역시 모세처럼 우리를 위해 예나 이제나 영원히 우리의 영원한 중재자가 되시어 치열히 기도하고 계십니다. 그러니 기도 말미에는 꼭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를 붙입니다.

 

예수님을 증언하는 삶은 예수님을 닮는 삶이요 참내가 되는 삶입니다. 여기서 기도가 얼마나 결정적으로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주님을 사랑하면 기도하게 되고 기도할 때 회개와 겸손이요 주님을 날로 닮게 되며 동시에 참나의 발견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주님을 증언하는 삶에 항구하고 충실하도록 도와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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