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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4.8. 부활 제2주간 금요일                                                                                     사도5,34-42 요한6,1-15       


                                                                  분별력(分別力)의 지혜

                                                                      -하느님의 선물-


오늘 강론은 ‘분별력의 지혜-하느님의 선물-’에 대한 묵상 나눔입니다. 분도 성인은 그의 규칙서 ‘제64장;아빠스를 세움에 대하여’라는 장에서 분별력의 지혜를 모든 덕의 어머니라 말합니다. 


‘자기의 명령에 있어서는 용의주도하고 깊이 생각할 것이다. 그 명령이 하느님께 관계되는 일이든, 아니면 세속에 관계되는 일이든 분별있고 절도 있어야 할 것이니, “만일 내가 내 양의 무리를 심하게 몰아 지치게 하면 모두 하루에 죽어 버릴 것이다”하신 성조 야곱의 분별력을 생각할 것이다.


모든 덕행들의 어머니인 분별력의 다른 증언들을 거울 삼아, 모든 것을 절도있게 하여 강한 사람은 갈구하는 바를 행하게 하고, 약한 사람은 물러나지 않게 할 것이다.‘(성규64,17-19).


분별력의 대가大家인 분도성인입니다. 분별력의 지혜의 덕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체험할 것입니다. 아무리 열정과 의욕이 많아도 분별력의 지혜가 부족하면 맹목적 열정과 의욕으로 일을 크게 그르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분별력의 지혜는 그대로 ‘마음의 눈’과 같습니다. 편견없이, 선입견 없이 ‘있는 그대로’의 실재를 직시하는 ‘분별력의 눈’, ‘마음의 눈’입니다.


‘사람을 살리는’ 분별력의 지혜 역시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분별의 잣대는 사랑입니다. 하느님과 이웃을 진정 사랑할 때 선사되는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이, 사랑에서 샘솟는 분별력의 지혜입니다. 어제의 일화도 생각납니다. 수도원을 방문한 한 자매님이 제가 준 이런 저런 읽을 거리 선물에 많이 고마워했습니다만 적절한 답을 찾지 못하다가 집무실 밖을 나서는 순간 생각이 났습니다.


“아, 하느님이 주시는 사랑에 선물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보십시오, 온 누리에 가득한, 차고 넘치는 하느님의 선물이 아닙니까?”


수도원 경내를 가득 채운, 온갖 종류의 만발滿發한 봄꽃들을 보는 순간 떠오른 말이고, 늦게서야 이 깨달음의 말을 전해 주었으며 좋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깨달음 역시 분별력의 지혜에 속합니다. 위로와 격려, 그리고 기쁨과 평화를 주는 말마디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온 백성의 존경을 받는 율법교사 가말리엘은 말 그대로 분별력의 대가입니다. 명불허전名不虛傳, 그만의 존경받는 까닭이 오늘 독서의 다음 그의 충고를 통해 환히 계시되고 있습니다.


“이제 내가 여러분에게 말합니다. 저 사람들 일에 관여하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두십시오. 저들의 계획이나 활동이 사람에게서 나왔으면 없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에게서 나왔으면 여러분이 저들을 없애지 못할 것입니다. 자칫하면 여러분이 하느님을 대적하는 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때로 판단이 서지 않을 때는 하느님께 맡기고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분별력의 지혜입니다. 모든 것은 다 때가 있기 마련이고 그 하느님의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분별력의 지혜입니다. 바로 이런 분별력의 지혜가 가말리엘의 권위의 원천이었음을 봅니다. 가말리엘은 위 한마디 말로 복잡했던 상황을 말끔히 단순명료하게 정리하지 않습니까? 지도자의 분별력의 결여는 공동체에 얼마나 큰 혼란과 무질서를 초래하는지 분별력의 결여보다 큰 재앙은 없습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도 분별력의 대가임이 드러납니다. 오늘 복음이 상징하는바  성체성사입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로 미사를 봉헌하는 예수님같습니다. 모두 배불리 먹고 남긴 조각만도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니 그대로 성체성사의 넘치는 축복을 상징합니다. 예수님의 분별력의 지혜가 빛나는 대목은 마지막 구절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와서 당신을 억지로 모셔다가 임금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을 아시고, 혼자서 다시 산으로 물러가셨다.’


군중의 인기에 현혹되지 않고 물러날 때를 알아 미련없이 즉시 하느님 곁으로 물러나는 예수님의 공성이불거功成而不居(‘공을 이루면 거기 머물지 않는다’는 노자에 나오는 말마디)의 자세가 바로 분별력의 지혜입니다. 예수님은 분명 5천명을 먹이신 기적후에 깨달았을 것이니,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을 상징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을 사랑하는 우리 모두에게 분별력의 지혜를 선사하십니다. 


“주님께 청하는 오직 한 가지, 주님의 집에 사는 것이라네.”(시편27,4ㄱㄹ).


오늘 화답송 후렴처럼 늘 주님의 집에, 주님의 사랑 안에 머물 때 선사되는 주님의 참 좋은 선물이 분별력의 지혜입니다. 눈만 열리면 내 삶의 자리가 주님의 집임을 깨닫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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