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5.7.25. 토요일 성 야고보 사도 축일                                                        2코린4,7-15 마태20,20-28


                                                                  섬김의 사랑, 구원의 사랑


우리는 보물을 질그릇 속에 지니고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대로 약하고 부족한 질그릇 같은 우리 안에 예수님의 생명이란 보물을 지니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생명은 예수님의 사랑입니다. 예수님과 사랑으로 하나 되어 갈수록 풍성한 예수님의 생명입니다. 참 역설적인 것이 예수님의 죽음과 예수님의 생명입니다. 


“우리는 온갖 환난을 겪어도 억눌리지 않고, 난관에 부딛혀도 절망하지 않으며, 박해를 받아도 버림받지 않고, 맞아 쓰러져도 멸망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예수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지고 다닙니다. 우리 몸에서 예수님의 생명도 드러나게 하려는 것입니다.”(2코린4,8-10).


아, 죽음을 통해 생명으로, 이것이 바로 파스카의 삶, 순교적 삶입니다. 사도들의 삶만이 아니라 진정 믿는 이들의 삶이 이러합니다. 어떤 환경중에도 한결같이 항구합니다. 예수님의 죽음을 몸에 지니고 다니지만 결국 드러나는 것은 예수님의 생명, 예수님의 사랑입니다. 죽음의 길이 생명의 길입니다. 죽음과 생명이 둘이 아니라 하나임을 깨닫습니다. 어제 비오는 어둔 날, 환한 얼굴의 해바라기를 보며 써놓은 ‘해바라기 사랑’이란 시를 나눕니다.


-해바라기/닮고 싶은 꽃

 밤에도/이렇게/비오는 날도

 늘 깨어있어

 그 넘어/보이지 않는/햇님을 바라보기에

 햇님을 닮아

 늘/크고/둥근/환한 얼굴

 깊디/깊은 사랑/해바라기 사랑

 주변이 환하다-


이런 ‘해바라기 사랑’으로 ‘주바라기’가 되어 살아가는 이가 성인입니다. 어떤 환경중에도 늘 주님을 바라보기에, 늘 주님의 생명으로 충만해 있기에 백절불굴의 생명력이요 사랑의 힘입니다. 죽을 질그릇 같은 육신에서 들어나는 예수님의 생명, 예수님의 사랑입니다. 어제 읽은 어느 신자 교수와 동방수도승과의 대화도 생각이 납니다.


-나는 우리 존재의 목표를 주로, 좋은 사람이 되는 것, 윤리적 인간이 되는 것, 사회적으로 잘 조정된 사람이, 잘 균형잡힌 인격이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좋은 사람이 되게 하는 것, 이것이 교회가 할 모두라 생각한다.-


이에 대한 동방수도승의 대답이 참으로 신선하고 고무적입니다.


“아니다. 그것만은 아니다. 이런 경건한 개념은 교회의 본질적 목적이 아니다. 그것은 엄청난 오해다. 교회가 주로 가르치는 것은 인간 영혼이 그리스도화 되는 것, 성인이 되는 것, 하느님과 일치되는 것이다. 궁극의 목표는 하늘 아버지가 완전하신 것처럼 완전한 사람이 되는 것, 하느님과 하나되는 것이다. 그리스도가 세상에 오신 것은 우리가 좋은 동료가 되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서, 적절히 처신하기 위해서, 이 세상에서 의로운 삶을 살 수 있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분이 세상에 오신 것은 우리에게 자신을 주기 위함이다. 우리에게 구원의 길을 보여 주기 위함이다.”


바로 오늘 복음에서, 이 거룩한 미사에서 이런 그리스도의 모습이 그대로 입증됩니다. 섬김의 삶을 통해 환히 드러나는 구원의 사랑입니다. 주님은 우리 모두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그래서는 안된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마태20,26-28)


위에서의 군림, 통치, 지배가 아니라 형제들을 섬기라는 것입니다. 섬김의 사랑이 바로 파스카의 사랑, 구원의 사랑입니다. 수도원만 아니라 우리 삶의 자리가 바로 섬김의 배움터입니다. 주님을 섬기고 이웃을 섬기라 세상에 파견된 우리들이요 섬김의 삶을 통해 깊어지는 주님과의 일치입니다. ‘우리안에서는 죽음이 약동하고 여러분에게서는 생명이 약동합니다.’라는 바오로 사도의 고백에서 섬김의 삶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을 닮아 섬김의 삶에 항구할 수 있게 하십니다. 


“눈물로 씨뿌리던 사람들 환호하며 거두리라.”(시편126,5).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81 겸손의 여정 -너 자신을 알라-2020.7.15.수요일 성 보나벤투라 주교 학자(1217-1274)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0.07.15 175
1880 가난중에도 품위있고 아름다운 성인답게 삽시다 -믿음, 희망, 사랑-2019.11.17. 연중 제33주일(세계 가난한 이의 날) 1 프란치스코 2019.11.17 175
1879 어떻게 죽어야 합니까? -마지막 유언-2017.4.14. 주님 수난 성금요일 <주님 수난 예식> 1 프란치스코 2017.04.14 175
1878 관상觀想과 극기克己-2016.6.10. 연중 제10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6.06.10 175
1877 귀가(歸家)의 여정-2015.5.12. 부활 제6주간 화요일- 2 프란치스코 2015.05.12 175
1876 충실하고 슬기로운 주님의 종으로 살기 -하느님의 자녀답게-2023.11.10.금요일 성 대 레오 교황 학자(400-46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11.10 174
1875 지상에서 천국의 삶 -꿈꾸라, 사랑하라, 선포하라-2022.7.3.연중 제14주일 프란치스코 2022.07.03 174
1874 자유의 여정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2022.4.6.사순 제5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2.04.06 174
1873 어떻게 예수님을 따라야 하는가? -순교적 신망애信望愛의 삶-2021.9.20.월요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1821-1846)와 성 정하상 바오로(1795-1839)와 동료순교자들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21.09.20 174
1872 가장 큰 계명 -하느님 사랑, 이웃 사랑-2020.6.4.연중 제9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6.04 174
1871 말씀이 사람이 되신 예수님 -인간이 물음이라면 예수님은 답이다-2019.12.25. 주님 성탄 대축일 낮미사 1 프란치스코 2019.12.25 174
1870 모두가 하느님 사랑의 섭리다 -우연은 없다-2019.12.23. 대림 제4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19.12.23 174
1869 믿음의 여정 -기도, 회개, 깨달음, 믿음-2019.7.16.연중 제15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7.16 174
1868 내 삶의 성경책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성독聖讀) 하기-2019.7.8. 연중 제14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7.08 174
1867 진리에 대한 깨달음의 여정 -무지에 대한 답은 성령을 통한 회개의 은총뿐이다-2019.5.29. 수요일 복자 윤지충 바오로(1759-1791)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5.29 174
1866 주님과의 관계 -그분 안에 머무르십시오-2019.1.2.수요일 성 대 바실리오(330-379)와 나지안조의 성 그레고리오 주교 학자(329/30-389/90)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1.02 174
1865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삶-2018.5.5. 부활 제5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5.05 174
1864 십자가가 답이다 -구원의 길-2017.9.14. 목요일 성 십자가 현양 축일 2 프란치스코 2017.09.14 174
1863 빛속에서 친교親交를 나누는 삶 -무지無知의 악惡을 몰아내는 주님의 빛-2016.12.28. 수요일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프란치스코 2016.12.28 174
1862 하늘 나라의 비전-비전의 사람, 전통의 사람-2016.7.6. 연중 제14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6.07.06 174
Board Pagination Prev 1 ...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