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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0. 연중 제29주간 목요일                                                                    에페3,14-21 루카12,49-53


                                                                   예언자 예수님의 고뇌

                                                                     -하늘 나라 비전-


예수님과 바오로의 처지가 참 흡사하게 느껴집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의 예언자적 고뇌가 물씬 느껴집니다. 오늘 복음의 배치도 의미심장합니다. 복음 앞 단락은 ‘깨어 있으라’는 주제였고, 복음 뒷 단락은 ‘시대를 알아보라’는 주제로 회개의 절박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깨어 회개하는 마음’으로 오늘 복음 말씀을 이해해야 하겠습니다. 


짙은 구름이 태양을 가렸다 해서 태양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짙은 구름 사이 새어 나오는 태양빛 하느님의 희망을 보는 예언자 예수님의 눈입니다. 절망중에서도 하느님의 빛을, 하늘 나라 비전을 보는 예수님의 눈입니다. 하여 예수님은 현실에 매몰되어 비관하지 않고 낙관하면서 난국亂局의 현실을 지혜롭게 타개打開해 나가십니다.


제1독서의 바오로의 상황도 예수님과 흡사합니다. 고립무원의 짙은 어둠속같은 감옥안에서 쓴 편지가 바오로의 에페소 서간입니다. 오늘 바오로의 ‘교회를 위한 기도(에페3,14-21)’는 앞서 ‘신자들을 위한 기도(에페1,15-1,23)’처럼 참 아름답고 깊습니다. 기도를 통해 찬연히 빛나는 바오로의 영적비전이 바로 절망스런 상황중에도 내적자유와 기쁨의 원천이었음을 봅니다. 


예수님의 평생 화두가 하늘나라였습니다. 하늘나라를 선포했을뿐 아니라 이미 임박한 하늘나라를 사셨습니다. 하늘나라의 비전이 있었기에 예수님은 절망스럽고 비관적 상황중에도 늘 긍정적이고 낙관적이셨습니다. 바로 하늘나라의 비유들이 이를 입증합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예언자적 말씀을 통해 그 깊은 고뇌가 그대로 마음에 전달됩니다. 세가지 내용을 집중적으로 탐구해 봅니다.


1.“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


세상에 불을 지르러 오신 예수님이십니다. 산불같은 불이 아니라 모세의 떨기나무를 밝혔던 불처럼 불타면서도 태워버리지 않는 사랑의 불, 성령의 불, 말씀의 불입니다. 바로 하느님의 불입니다. 정말 오늘 같은 죄악이 만연된 어둠의 세상에 환히 타오르는 하느님의 불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날 오셔도 예수님은 똑같은 말씀을 하실 것입니다.


답은 우리 하나하나가 하느님의 불이 되어 사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절하지 말고 사랑의 불, 성령의 불이 되어 사는 것입니다. 끊임없는 기도와 회개의 삶으로 예수님처럼 하늘나라 비전을 지니고 하루하루 최선의 노력을 다하며 ‘하느님의 불’로 ‘세상의 빛’으로 사는 것입니다. 


2.“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예수님의 분열은 파괴적 분열이 아니라 참평화를 위한 창조적 분열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거짓예언자들의 거짓평화를 경계해야 합니다. 참 평화를 갈망하지만 세상은 거짓평화만 난무합니다. 온통 파괴적 분열 천지의 세상같습니다. 정말 하늘나라 비전이 없다면 이런 파괴적 분열들에 좌초할 것입니다. 


늘 말씀드렸다시피 하느님은 우리의 비전이자 미래입니다. 이런 하느님이, 그리스도 예수님이 함께 하시기에 우리는 이 분열의 세상에 주님의 참평화의 선물로, 세상의 빛으로 살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끊임없는 기도를 통한 회개와 겸손으로 예수님처럼 하늘나라의 비전을 실현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3.“내가 받아야 할 세례가 있다. 이 일이 다 이루어질 때까지 내가 얼마나 짓눌릴 것인가?”


예수님은 이미 십자가의 죽음을 내다 보시고 고뇌하십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하늘나라 비전을 통해 십자가의 죽음에 이어 부활의 영광을 내다보셨기에 끝까지 사랑의 불로 하늘나라 비전을 살아내셨습니다. 마지막 예수님의 마지막 임종어 “다 이루어졌다”(요한19,30)는 말씀이 이를 입증합니다.


어떤 상황속에서도 하느님을, 하늘나라 비전인 그리스도 예수님을 잊어선 안됩니다. 이런 망각이 영혼의 치명적 병입니다. 끊임없는 기도를 통한 회개와 겸손이 하늘나라 비전을 생생히 살아있게 합니다. 하여 바오로의 교회를 위한 기도가 그대로 우리를 통해 실현됩니다. 실현된 기도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의 내적인간은 성령을 통해 하느님의 힘으로 굳세어집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믿음을 통하여 우리의 마음 안에 사시게 됨으로 우리는 사랑에 뿌리를 내리고 그것을 기초로 삼게 됩니다. 하여 그리스도를 통해 나타난 하느님 사랑의 너비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가 어떠한지, 인간의 지각을 뛰어 넘어 그리스도의 사랑을 깨닫게 됩니다. 마침내 우리는 하느님의 온갖 충만하심으로 충만할 수 있습니다. 


얼마나 풍요로운 축복인지요.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이런 깨달음이 우리 모두 삭막한 세상에 사랑의 불로, 참평화의 일꾼으로 살 수 있게 합니다.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며 이 강론을 마칩니다.


“우리 안에서 활동하시는 힘으로, 우리가 청하거나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풍성히 이루어 주실 수 있는 분, 하느님 그분께 교회 안에서, 그리고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세세 대대로 영원무궁토록 영광이 있기를 빕니다. 아멘.”(에페3,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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