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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8. 금요일 성 시몬과 성 유다(타대오) 사도 축일

                                                                                                                       에페2,19-22 루카6,12-19


                                                                           기도의 힘


기도와 믿음은 함께 갑니다. 기도의 힘은 하느님의 힘입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기도입니다. 나라가 국기문란, 국정농단 사건으로 누란累卵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럴수록 깨어 기도하며 제자리에서 제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입니다. 


기도와 일과 성독(렉시오 디비나)은 수도생활을 떠받치는 3대 기둥이라 합니다. 하여 ‘기도에는 신비가神祕家가 되어야 하고 일에는 전문가專門家가 되어야 하고 성독聖讀에는 학자學者가 되어야 한다’는 말도, 또 ‘수도자들은 기도에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가 되어야 한다’는 말도 생각이 납니다.


성서의 사람들은 모두가 기도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 역시 기도의 모범이자 기도의 대가입니다. 하느님과의 소통이 바로 기도입니다. 기도를 통해 하느님과의 소통이 원활해야 이웃과의 소통도 원활해 집니다. 하느님과의 소통과 이웃과의 소통은 함께 가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다시피 예수님은 중대한 일을 앞두었을 때는 온통 산에서 밤을 지새워 기도하셨습니다. 하루의 일과가 끝날 때쯤은 외딴곳에 물러가시어 동터올 때까지 아버지와 깊은 친교를 나누셨습니다. 산에서 아버지와 만나는 밤시간은 그대로 영육을 충전시키는 ‘관상觀想의 샘’같은 시간이었습니다. 복음 서두의 묘사가 우리에겐 신선한 충격입니다.


‘그 무렵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이어 기도로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으시어 사도라 부르십니다. 오늘 우리는 이 열둘 중 시몬과 유다 사도의 축일을 지냅니다. 배반자 유다 이스카리옷과 구별하기 위해 야고보의 아들 유다는 타대오라 불리기도 합니다.


예수님의 기도의 열매가 열두 사도입니다. 열두 사도가 예수님을 택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기도를 통해 열두 사도를 택한 것입니다. 우리의 수도성소 역시 똑같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택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우리를 택한 것입니다. 바로 성소는 주님의 신비로운 선물임을 깨닫게 됩니다.


제자와 사도를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도들은 모두가 주님의 제자들이지만 주님의 제자들이라 하여 다 사도가 아닙니다. 제자는 주님으로부터 배우며 따르는 이들이고 사도는 주님으로부터 사명을 띠고 파견된 이들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이 구별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믿는 이들 모두가 주님께 끊임없이 배우고 따르는 제자들이면서 복음 선포의 사도직의 사명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믿는 이들 모두가 안으로는 관상觀想의 제자들이고 밖으로는 활동活動의 사도들이라 함이 맞습니다. 


제자이며 사도로서의 신자들에게 우선적인 일이 하느님과의 끊임없는 기도의 소통입니다. 예수님께서 사도들을 뽑은 분별의 지혜도 기도로부터 나왔고, 능력의 말씀도 치유와 구마의 기적도 기도로부터 나왔습니다. 기도의 힘은 바로 하느님의 힘이기 때문입니다. 복음의 다음 묘사가 이를 입증합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도 듣고 질병도 고치려고 온 사람들이었다. 그리하여 더러운 영들에게 시달리는 이들도 낫게 되었다.’


군중은 모두 예수님께 손을 대려고 애를 썼고, 그분에게서 힘이 나와 모든 사람을 고쳐 주었다 합니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을 상징합니다. 주님의 말씀도 듣고 영육의 질병도 치유되는 복된 미사시간입니다. 


바오로 사도 역시 기도의 사람입니다. 오늘 제1독서 에페소서의 말씀은 바오로 사도의 기도를 통한 깨달음이 분명합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통해 교회공동체 일원으로서 우리의 신원을 정확히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외국인도 이방인도 아닌 성도들과 함께 한 시민이며 하느님의 한 가족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이고, 그리스도는 예수님께서는 모퉁이 돌이 되십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 가톨릭 교회의 자랑스런 전통이고 완벽한 시스템입니다. 교회는 살아있는 유기적 공동체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이 점을 잘 지적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전체가 잘 결합된 이 건물이 주님 안에서 거룩한 성전으로 자라납니다. 여러분도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거처로 함께 지어지고 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끊임없이 성장, 성숙하는 현재진행형의 교회공동체, 수도공동체임을 깨닫습니다. 이를 이루어 주고 깨닫게 해주는 것이 우리의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입니다. 놀라운 사실은 바로 우리가 몸담고 있는 주님의 거룩한 성전인 공동체가 '하느님의 거처'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하느님을 만나야 할 곳은 오늘 지금 여기 하느님께서 거하시는 거룩한 성전의 공동체요 미사전례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수도교회공동체가 거룩한 성전으로 잘 자라나고, 하느님의 거처로 잘 지어질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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