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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3.31. 사순 제4주간 금요일                                                               지혜2,1ㄱ.12-22 요한7,1-2.10.25-30



누가 악인惡人인가?

-악에 눈먼 무지의 사람-



악인은 나쁜 사람이고 선인은 좋은 사람입니다. 정말 누구를 악인으로 단정지을 수 있는가? 누가 악인인가? 악인은 타고 나는가 만들어지는가? 악인은 변질變質된 것인가 혹은 본질本質이 드러난 것인가? 등 끊임없이 이어지는 문제들입니다. 흔히 속된 말로 ‘원판불변의 법칙’이란 말도 회자됩니다. 


분명한 것은 성서에서 악인에 대해 말하고 있으며 우리 삶의 현실에서도 악인이라 생각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오늘 제1독서 지혜서와 복음을 묵상하면서 부각되는 주제 역시 악인입니다.


지혜서 1장은 ‘하느님을 찾고 악을 피하여라’라는 주제로 1절은 “세상의 통치자들아, 정의를 사랑하여라. 선량한 마음으로 주님을 생각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그분을 찾아라.”로 시작됩니다. 비단 통치자들뿐 아니라 모든 사람을 향한 권고입니다. 이어 오늘 제1독서가 속한 지혜서 2장은 ‘악인들의 삶과 생각’을 주제로 1장 마지막 절을 시작으로 전개됩니다.


“악인들은 행실과 말로 죽음을 불러내고 죽음을 친구로 여겨 그것을 열망하며 죽음과 계약을 맺는다. 그들은 죽음에 속한 자들이 되어 마땅하다.”(지혜1.16).


악인들의 삶은 모든 초월적인 것에 대한 거부(지혜2,2-9)와 모든 도덕적 가치에 대한 멸시(지혜2,10-11)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오늘 독서(2,12-22)는 이런 악인들의 실제적 모습을 보여줍니다. 의인의 대척지점에 있는 분명한 존재들이 악인들입니다. 이어 지혜서 3장은 ‘의인들의 운명’을 주제로 펼쳐집니다. 오늘 제1독서 마지막 두 절이 누가 악인인지 드러납니다.


“이렇게 생각하지만 그들이 틀렸다. 그들의 악이 그들의 눈을 멀게 한 것이다. 그들은 하느님의 신비로운 뜻을 알지 못하며, 거룩한 삶에 대한 보상을 바라지도 않는다. 흠없는 영혼들이 받을 상급을 인정하지도 않는다.”(지혜2,23-24).


이래서 무지를 ‘마음의 병’이라 합니다. 오늘 성서는 악이 그들의 눈을 멀게 했다고 합니다. 참으로 악인은 악을 행하면서도 악인줄 모릅니다. 모르면 알려줘도 모릅니다. 무지는 근원적인 악이자 죄요 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지에서 나오는 탐욕이요 교만입니다. 하여 하느님을 알고 자기를 아는 것이 겸손이요 지혜입니다. 


사람에게는 선성만 있는게 아니라 분명 악성도 있습니다. 자기의 악한 성향을 인정하면 희망이 있는데 문제는 악이 그들의 눈을 멀게 하여 악이 악인줄 모르는데 있습니다. 마태복음의 두 말씀도 생각납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오히려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져 돌려 대어라.”(마태5,39).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마태5,45).


분명 악인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들을 배척할 것이 아니라 자비로운 마음으로 포용할 것을 명하십니다. 어찌보면 악인은 악에 눈먼 자들로 치유받아야 할 병자라는 생각도 듭니다. 참 고질적인 것이 무지의 병입니다. 무지한 자는 알려줘도 모릅니다. 악하다는 것은 무지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하느님을 모르고 자기를 모르는 것입니다. 성경 두 구절이 생각납니다.


“주님께서 그 향내를 맡으시고 마음속으로 생각하셨다. ‘사람의 마음은 어려서부터 악한 뜻을 품기 마련 내가 다시는 사람 때문에 땅을 저주하지 않으리라.”(창세8,21ㄱㄴ).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루카11,13).


인간의 악은 엄연한 현실로 성서의 하느님도 인정하십니다. 당신의 모상대로 창조된 선한 존재가 타락으로 인해 악이 들어왔다고 할까요? 마르꼬 복음의 한 말씀도 생각납니다.


‘예수님께서 길을 떠나시는데 어떤 사람이 달려와 그분 앞에 무릎을 꿇고, “선하신 스승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고 하느냐? 하느님 한 분 외에는 아무도 선하지 않다.”(마르10,17-18).


깊이 생각하면 충격적이나 공감이 가는 말씀입니다. 하느님 한 분 외에는 아무도 선하지 않으며 우리는 모두 악하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는 말씀입니다. 사실 우리 자신을 봐도 선성보다도 때로 강한 악성을 체험하지 않습니까? 참으로  무지의 악이 문제임을 깨닫고 인정하는 것입니다. 하여 끊임없는 회개를, 눈이 열리는 개안의 여정, 깨달음의 여정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내 안의 악에 부단히 깨어 있을 때 악은 무력해지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을 죽이려는 유다인들은 흡사 제1독서 지혜서의 악인들같습니다. 악에 눈이 멀어 보지 못함으로 이런 악행을 시도하는 것입니다. 마지막 예수님의 말씀에서 분명히 드러납니다.


“너희는 나를 알고 또 내가 어디서 왔는지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스스로 온 것이 아니다. 나를 보내신 분은 참되신데 너희는 그분을 알지 못한다. 나는 그분을 안다. 내가 그분에게서 왔고 그분께서 나를 보내셨기 때문이다.”(요한7,28-29).


하느님 홀로 진선미眞善美, 참되시고 선하시고 아름다운 분이심을 깨닫습니다. 바로 여기서 악인들과 예수님의 결정적 차이를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을 아는데 악인들로 상징되는 유다인들은 하느님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악에 눈이 멀어 하느님을 모르기게 예수님을 죽이려 시도하는 것입니다.


악의 현실 속에 살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악인 역시 우리 모두의 가능성입니다. 하여 ‘주님의 기도’ 마지막절이 더욱 간절한 것입니다.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마태6,13).


미사중 주님의 기도에 이어 곧장 뒤따르는 ‘주님, 저희를 모든 악에서 구하시고 한평생 평화롭게 하소서.’라는 사제의 기도입니다. 악에 대한 답은 하느님의 은총뿐임을 깨닫습니다. 구체적으로 매주 토요일 끝기도 독서(신명6,4-7) 때마다 듣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라’(신명6,5)는 가장 큰 계명을 실천하는 것이 악에 대한 최고의 처방입니다. 


악惡에 대한 처방은 선善이 아니라 하느님의 거룩함聖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회개悔改한 우리를 정화淨化하시고 성화聖化하시어 당신을 닮은 자비로운 사람으로 만들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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