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39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5.5.1. 부활 제4주간 금요일                                                                                                                   사도613,26-33 요한14,1-6


                                                                                                          내 얼굴


불암산 자락, 수도원 새벽 공기가 참 향기롭습니다. 돌아갈 제자리가, 하느님이 있는 이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물흐르듯 빠른 세월입니다. 정주수도생활의 좋은 점은 흐르는 세월을 볼 수 있다는 것과 하느님 목표가 분명하다는 것입니다. 흘러간 세월에 아쉬워하지 않고 세월과 함께 하느님 향해 흐른다는 것은 얼마나 홀가분한 행복인지요. 


인생사계, 내 삶을 사계절로 압축해 봤을 때 내 나이 어느 계절에 와 있는지, 일일일생, 내 삶을 하루로 압축해 봤을 때 내 나이 어느 시점에 와 있는지 묵상해 보는 일도 재미있습니다. 하느님께 돌아갈 귀가의 죽음 시간도 헤아려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월의 흐름이 놀랍고 눈부십니다. 10일간 전주에 있는 인보성체수도회 수녀님들의 피정지도(4.21-4.30)후 귀가하니 편안하기가 '아버지의 집'에 온 듯 환대하는 수도형제들 하나하나가 반갑습니다. 떠나기 얼마전에는 벚꽃이 눈부셨고 떠나는 당일에는 배꽃 만개하여 하느님 은총 찬란한 수도원이었는데 지금은 꽃들 다 지고 연초록 무성한 숲이 되었습니다. 


아, 이제 오늘부터는 제일 좋은 시절, 계절의 여왕이라는 성모님의 달 5월입니다. 귀가후 집무실에 들어오니 피정 떠나던 날 게시판에 붙여놓은 4.21(화)일자 강론이 한 눈에 들어왔고 '사랑하면 닮는다'라는 제목이 정다웠습니다. 사랑할 때 닮습니다. 무엇보다 닮아야 할 얼굴이 하느님의 얼굴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할수록 우정이 깊어가면서 하느님의 얼굴을 닮고 이것이 인생 유일의 목표입니다. 엊그제(4.29일) 휴천재에 나온 전순란님의 글이 큰 깨달음이었습니다.


-아침 화장을 하다말고 아래층에 내려갔다가 정오가 다 되어 정옥씨와의 점심약속으로 나가려니까 보스코(성염교수)가 내 얼굴을 찬찬히 쳐다보더니만 “여보, 당신 얼굴이 없어!”란다. 말하자면 기초화장으로 도화지만 마련하고서 눈썹도 입술도 안 그렸으니 ‘얼굴 없는 여인’이 휴천재를 활보하고 있었던 셈이다. 결혼 하고서 40년 넘게 아침마다 깔끔하게 화장을 하고서 남편이 눈뜨기를 기다려온 여인이었으므로(실은 보스코는 새벽 네댓 시에 침실을 나간다) 보스코에게 나의 ‘쌩얼’은 참 낯선가보다.-


읽는 순간 내 얼굴을 생각했습니다. "당신 얼굴이 없어!“ 화두와 같은 깨달음을 주는 말마디입니다. 아, 자기 얼굴을 잊고 사는 사람들은, 자기 얼굴이 없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나이 40을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지 않습니까? 외적 얼굴이 상징하는바 내면의 얼굴입니다. 끊임없이 사랑하는 분을 닮아간다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요. 바로 예수님 얼굴을 닮아가는 것입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요한복음을 요약하는 구절입니다. 이보다 반갑고 좋은 성구는 없습니다. 예수님의 얼굴을 닮아가는 것이 바로 하느님 아버지의 얼굴을 닮아가는 것입니다. 길에서 벗어날 때 미아요, 진리에서 벗어날 때 거짓이요, 생명에서 벗어날 때 죽음입니다. 그러니 탈선하지 않고 하루하루 '진리의 길', '생명의 길'이신 예수님을 따라 아버지께 가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얼굴, 아버지의 얼굴을 닮아가는 유일한 길입니다. 이런 예수님 내면의 얼굴을 가장 닮은 분이 사도행전의 바오로 사도입니다.


"형제 여러분, 아브라함의 후손 여러분, 그리고 하느님을 경외하는 여러분, 이 구원의 말씀이 바로 오늘 우리에게 파견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일으키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여러분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오늘 우리 모두를 향한 바오로의 말씀입니다. 우리에게 파견되신 구원의 말씀이신 부활하신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더욱 당신을 닮아 진리와 생명으로 충만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 당신 사랑으로 저희를 지켜주시어,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영광에 이르게 하소서."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2 행복의 발견-2015.6.8. 연중 제10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5.06.08 163
151 미사 예찬禮讚-2015.6.7. 주일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5.06.07 426
150 하느님이 치유하신다-2015.6.6. 연중 제9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5.06.06 197
149 인명人命은 재천在天이다-2015.6.5. 금요일 성 보니파시오 주교 순교자(675-754)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5.06.05 467
148 사랑밖엔 길이 없었네-2015.6.4. 연중 제9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5.06.04 264
147 산 이들의 하느님-2015.6.3. 수요일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1886)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5.06.03 239
146 하느님 중심의 삶-2015.6.2. 연중 제9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5.06.02 250
145 주님 안에서-2015.6.1. 월요일 성 유스티노 순교자(100-165)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5.06.01 388
144 삼위일체 하느님-2015.5.31. 주일 삼위일체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5.05.31 349
143 주님의 집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2015.5.30. 토요일 수도원 성전 봉헌 축일(2006년) 프란치스코 2015.05.30 509
142 천국의 열쇠 -십자가 예찬-2015.5.29. 복자 윤지충 바오로(1759-1791)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5.05.29 278
141 개안(開眼)의, 깨달음(覺)의 여정 -사랑 예찬-2015.5.28. 연중 제8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5.05.28 199
140 섬김의 배움터-2015.5.27. 연중 제8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5.05.27 171
139 참 멋진 사람 -버림,떠남,따름-2015.5.26. 연중 제8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5.05.26 178
138 구원의 길 -나를 따라라-2015.5.25. 월요일 성 베다 베네빌라스 사제 학자(672-753)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5.05.25 148
137 성령의 선물-성령 예찬-2015.5.24. 주일 성령 강림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5.05.24 439
136 주님은 삶의 방향이시다 -나를 따라라-2015.5.23. 부활 제7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5.05.23 175
135 영광스러운 죽음-2015.5.22. 부활 제7주간 금요일 - 프란치스코 2015.05.22 165
134 하느님의 일 -하나됨의 비결-2015.5.21. 부활 제7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5.05.21 167
133 진리에 대한 사랑 -진리 예찬(2015.5.20. 부활 제7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5.05.20 187
Board Pagination Prev 1 ...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 85 Next
/ 85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