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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6.8. 연중 제9주간 목요일 

토빗6,10-11;7,1.9-17;8,4-9ㄱ 마르12,28ㄱㄷ-34



사랑의 여정, 사랑의 학교

-경천애인敬天愛人의 사랑-



어제는 면담성사중 어느 자매가 뜬금없이 ‘죽음이 두렵다’했습니다. 듣고 보니 저도 순간 죽음이 두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죽음이 두렵지 않을 사람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죽음에 대한 답은 사랑뿐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면 할수록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점점 사라질 것입니다.’ 라고 답변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율법학자 한 사람은 예수님께 모든 계명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계명이 무엇인지 묻습니다. 통상적으로 유다인들이 지켜야할 율법조항은 613개 였습니다. 예수님은 간명하게 둘로 요약하십니다.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그러므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마르12,29ㄴ-31).


그대로 예수님의 전 삶을 요약합니다. 예수님은 참 단순명료하게 613개 율법을 요약해 주십니다. 사랑의 이중계명은 시공을 초월한 영원한 진리입니다. 우리가 살길도 이 길뿐이 없습니다. 위로는 하느님을 사랑하고 아래로는 사람을 사랑하는 경천애인敬天愛人의 사랑입니다. 갈림없는 온 마음으로 전 존재로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오로지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첫째 가는 계명 하느님 사랑입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구별할 수 있을지언정 분리할 수 없습니다. 이 두 사랑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느님은 우리 모두의 아버지이며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자녀들이고 서로는 형제들입니다. 공동체 일치의 중심이 하느님이시고 진정 하느님을 사랑할수록 더불어 이웃을 사랑하게 됩니다. 


하느님 사랑의 진정성은 이웃사랑으로 검증되고 하느님 사랑에서 샘솟는 지칠줄 모르는 이웃사랑입니다. 하느님 사랑 없는 이웃 사랑은 맹목이고, 이웃 사랑 없는 하느님 사랑은 공허합니다. 하느님 빠진 눈 먼 맹목적 이기적 사랑은 얼마나 많은지요. 반면 이웃이 빠진 하느님 사랑 역시 내용이 없으니 공허할 수 뿐이 없습니다. 


하느님 사랑이 우리 삶의 중심에 자리 잡을 때 비로소 생명을 주는 사랑, 자유롭게 하는 사랑, 집착이 없는 사랑, 깨끗한 사랑도 가능합니다. 우리가 매일 평생 끊임없이 바치는 하느님 사랑의 결정적 표현인 하느님 찬미와 감사의 시편성무일도와 미사의 수행은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의 마르지 않는 샘입니다. 이것은 우리 모두가 공동생활을 하면서 체험하는 진리입니다. 


사랑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의 의무입니다. 주님도 분명 오늘 복음에서 ‘사랑해야 한다.’ 명령하십니다. 말그대로 너도 살고 나도 ‘살기위해’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인간이기에 인간의 본질은 허무가 아닌 사랑입니다. 이런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통해 하느님을 닮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사랑하고 사랑받을수록 자존감 높은 삶에 정체성 또렷한 참 나의 발견입니다. 만병의 근원이 사랑결핍이요 만병통치약이 사랑입니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라는 말도 들은적이 생각납니다. 하느님 사랑도 이웃 사랑도 평생 배우고 공부해야 할 평생수행입니다. 사실 사랑에는 영원한 초보자인 우리들입니다. 말 그대로 인생은 ‘사랑의 학교’요, 우리 교장선생님은 하느님이시고, 우리 담임선생님은 예수님이시며, 우리는 졸업이 없는 죽어야 졸업인 평생학생입니다.


그러니 우리 삶은 ‘사랑의 여정’입니다. 진정 영적 삶의 성장과 성숙은 사랑의 성장, 사랑의 성숙입니다. 이것이 우리 삶의 의미입니다. 아무리 오래 살아도 사랑의 성장과 성숙이 함께 가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사랑하라’고 선물로 주어진 인생입니다. 세월흘러 나이 들어갈수록 하느님 사랑, 이웃 사랑도 함께 깊어져 서로 간의 관계도 날로 새로워지고 좋아진다면 참 보람있고 행복할 것입니다. 허무한 인생이 아니라 충만한 인생이 될 것입니다. 


제가 60대 말末에 접어드니 50대 중반中盤에 접어든 초등학교 제자들이 찾아옵니다. 지금은 하느님이 전부였듯이 수도원 입회전 교사시절 당시는 아이들이 전부였습니다. 만일 제가 60대 전후로 죽었다면 제자들도 만나지 못할 번 했는데 오래 살아 사랑을 확인할 수 있어 감사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오늘 토빗서를 보십시오. 인생은 ‘사랑의 학교’요 삶은 ‘사랑의 여정’임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세월의 흐름속에 토빗도, 그 아들 토비아의 사랑도 정화되고 성장, 성숙하고 있음을 봅니다. 놀라운 것은 토비아와 늘 함께 한 아자리야로 불리는 토비아의 수호천사 라파엘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라파엘 천사를 통해 늘 토비아와 함께 했듯이 우리 삶의 여정 또한 무수한 착한 이웃 라파엘 수호천사들 덕분에 여기까지 살아왔음을 깨닫습니다.


마지막으로 신혼 첫날 밤을 맞이한 토비아의 사랑의 기도는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그 많은 시련을 통해 정화되고 성숙한 이들 신혼 부부의 사랑을 확인하게 됩니다. 토비아의 기도에서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하나의 결정체를 이루고 있음을 봅니다.


“저희 조상들의 하느님, 찬미받으소서. 당신의 이름은 대대로 영원히 찬미받으소서. 하늘과 당신의 모든 조물이 당신을 영원히 찬미하게 하소서.---이제 저는 욕정이 아니라 진실한 마음으로, 저의 이 친족 누이를 아내로 맞아들입니다. 저와 이 여자가 자비를 얻어, 함께 해로하도록 해주십시오.”


그들은 “아멘, 아멘.” 함께 말하고 그날 밤을 잤다 합니다. 참 아름다운 '사랑의 여정'의 순례자이며, 참 아름다운 '사랑의 학교'의 모범적 학생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 경천애인의 삶에 충실하고 항구할 수 있는 은총을 풍성히 내려 주십니다.


“행복하여라. 주님을 경외하는 사람, 그분의 길을 걷는 모든 사람!”(시편128,1ㄱ).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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