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8.27. 연중 제21주일                                                                    이사22,19-23 로마11,33-36 마태16,13-20



영적 건강의 신비가神祕家가 되고 싶습니까?

-놀라움, 새로움, 고마움-



삶은 기적입니다. 눈만 열리면 저절로 모두가 하느님의 선물이요 기적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깨달음에서 놀라움과 더불어 새로움과 고마움이 뒤 따르며 영적 건강이 뒤따릅니다. ‘아, 놀랍다’ ‘아, 새롭다’ ‘아, 고맙다’ 탄성을 자주 발하는 이들이 영적으로 건강한 이들입니다. 평범한 일상의 신비가들입니다.


어제의 깨달음을 잊지 못합니다. 말그대로 ‘밭의 기적’이었습니다. 잡초 우거져 볼품 없던 밭이 깨끗이 정리되어 가지런히 두둑이 나 있었고, 잡초가 번성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검은 비닐이 덮여 있었습니다. 한 나절 사이에 변화였습니다. ‘아, 기적이네! 언제 이런 일을 했나?’ 저절로 탄성이 나왔습니다.


보이지 않는 동안 노력이 있었기에 이런 기적입니다. 기적같아 보이는 일도 그 이면에 치열한 노력의 실천이 있었음을 깨닫습니다. 우연한 기적은 없습니다. 신비의 기적에는 언제나 사랑의 노력이 전제되어 있음을 봅니다. 영적으로 건강한 이들은 이런 진리를 잘 깨닫습니다. 오늘은 영적 건강의 표지에 대해 세 측면에 걸친 묵상을 나눕니다.


첫째, 영적건강의 표지는 놀라움입니다.

신앙은 놀라움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일상의 모두가 놀라운 기적임을 깨달음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오늘 복음의 베드로의 신앙고백을 가능하게 했던 비밀을 알고 보니 참 놀랍고 신비롭습니다. 베드로의 신앙 고백에 이은 예수님의 해명입니다.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신 것이다.”


얼마나 놀라운 사실인지요. 바로 베드로의 신앙고백은 하느님의 은총의 선물이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신비에 놀라움을 토해내는 바오로야말로 참으로 영적으로 건강한 신비가임을 깨닫습니다.


“오! 하느님의 풍요와 지혜와 지식은 정녕 깊습니다. 그분의 판단은 얼마나 헤아리기 어렵고 그분의 길은 얼마나 알아내기 어렵습니까? 누가 주님의 생각을 안 적이 있습니까? 아니면 누가 그분의 조언자가 된 적이 있습니까? 아니면 누가 그분께 무엇을 드린 적이 있어 그분의 보답을 받을 일이 있겠습니까?”


눈만 열리면 온통 하느님 신비의 기적으로 가득한 세상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신비감각의 상실, 놀라움의 상실이 참 안타까운 인간현실입니다. 제1독서 이사야의 힐키야의 아들인 주님의 종 엘야킴에 주신 은총의 선물도 놀랍습니다.


“나는 다윗 집안의 열쇠를 그의 어깨에 메어 주리니, 그가 열면 닫을 사람이 없고, 그가 닫으면 열 사람이 없으리라. 나는 그가 말뚝처럼 단단한 곳에 박으리니, 그는 자기 집안에 영광의 왕좌가 되리라.”


이런 놀라운 하느님의 신비스런 섭리를 전달받았을 때 힐키야의 놀라움은 얼마나 컸을까요? 새삼 얼마나 우리가 이런 신비에 무지하여 그 많은 놀라움을 잊고 지내는지 알게 됩니다. 참으로 신비감각의 회복, 놀라움의 감각을 회복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둘째, 영적 감각의 표지는 새로움입니다.

삶은 반복입니다. 그러나 단조로운 반복이 아니라 늘 새로운, 깊어지는 반복입니다. 이런 진리를 깨닫는 이들이 진정 신비가요 영성가입니다. 고백이 우리의 영적감각을, 영적탄력을 회복하여 늘 새롭게 살게 합니다. 하여 끊임없이 사랑을 다해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고백인 시편전례기도와 미사전례가 좋습니다.


신앙고백, 사랑고백, 희망고백, 찬미고백, 감사고백, 기쁨고백, 무엇이든 고백하십시오. 주님께 극찬을 받은 베드로의 신앙고백이 그를 새롭게 했음을 봅니다. 다들 구구하게 정답을 내놓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에서 기적같은 베드로의 고백입니다. 그러나 우연한 고백의 기적이 아닙니다. 베드로의 치열한 탐구노력이 있었기에 하느님께서 신앙고백의 비밀을 계시해 주셨음이 분명합니다.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놀랍고도 신선한 베드로의 신앙고백입니다. 우리의 신앙고백으로 삼아 참으로 믿고 바칠 때 우리 역시 새로워질 수 있습니다. 늘 새 하늘, 새 땅을 살 수 있습니다. 다음 바오로의 신앙고백도 그를 참으로 새롭게 했음을 봅니다.


“과연 만물이 그분에게서 나와,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향하여 나아갑니다. 그분께 영원토록 영광이 있기를 빕니다. 아멘.”


이런 고백에 대한 깊은 묵상이 우리를 새롭게 합니다. 매사 놀라움의 눈으로 모든 것을 새롭게 보게 합니다. 


셋째, 영적건강의 표지는 고마움입니다.

놀라움, 새로움에 이은 고마움 모두 순수한 우리말입니다. 놀라움과 새로움에 자연스럽게 뒤따르는 본능적 감정이 고마움이요 감사의 마음입니다. 그러니 놀라움도 새로움도 고마움도 모두 발견임을 깨닫습니다. 발명이 아니라 발견입니다. 이미 있는데 우리가 못 보는 것입니다.


늘 놀랍고 새롭고 고마운 일들의 기적들이 펼쳐지는 세상인데 우리가 발견치 못하는 것입니다. 눈만 열리면 모두가 하느님의 놀랍고도 새로운 선물들이라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불평하기로 하면 끝이 없듯이 고마워하기로 하면 또 끝이 없습니다. 


고마움과 기쁨은 함께 갑니다. 다음 주님의 축복 말씀을 들었을 때 베드로의 고마움과 더불어 기쁨은 하늘을 찌를 듯 했을 것입니다. 더불어 그의 책임이 얼마나 막중한지 통절히 깨달았을 것입니다.


“나 또한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겨내지 못할 것이다.”


평생 이 말씀이 베드로에겐 늘 놀랍고 새롭고 고마운 감격의 살아있는 추억이 되었을 것입니다. 신앙고백까지 알려주신 주님은 이름까지 알려 주십니다. 새롭게 자신의 신원을 확인했을 때의 기쁨을 능가하는 것은 없습니다. 이어 하늘나라의 열쇠까지 선물 받은 베드로입니다. 주님의 신망을 한 몸에 받은 베드로입니다. 


한 여류시인과의 주고 받은 메시지와 사진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보내 준 ‘지금/그립다/지금’ 시집 선물이 고마워 저녁 노을 사진에 메시지를 곁들였습니다.


-“그리움으로/타오르는/저녁노을/선물입니다.”

 “빗속에서/가을꽃이/웃고 있네요/신부님/환한 웃음처럼”-


저녁노을을 가을꽃으로 표현하는 시인의 직관에 천생 시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짜 시인들은 놀라움, 새로움, 고마움의 사람들입니다. 하여 예언자들은 거의가 시인이자 신비가였습니다. 


새삼 우리가 늘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시편들이 고맙습니다. 우리의 신비감각을 일깨워 늘 놀라움과 새로움과 고마움의 시인이자 신비가로 살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영적건강의 회복이, 신비감각의 회복이 참으로 절실한 때입니다. 제1독서의 이사야, 제2독서의 바오로, 복음의 예수님과 베드로, 모두가 영적건강의 신비가들입니다. 


영적건강의 신비가가 되고 싶습니까?

늘 ‘아, 놀랍다’ ‘아, 새롭다’ ‘아, 고맙다’ 탄성을 발하며 감동과 감격의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의 신비감각을 회복시켜 주시어 매사 놀라움과 새로움과 고마움의 신비가가 되어 영적건강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 당신 자애 영원하시니, 손수 빚으신 것들 저버리지 마소서.”(시편138,8).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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