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3.19.화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2사무7,4-5ㄴ.12-14ㄱ.16 로마4,13.16-18.22 

마태1,16.18-21.24ㄱ

 

 

참 좋은 배경의 성 요셉

-성가정 교회 공동체-

 

 

“하느님의 사랑을 영원토록 노래하리라,

 내 입으로 그 진실하심을 대대로 전하리라.”(시편89,2)

 

사순시기 및 3월 성 요셉 성월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오늘 3월19일은 우리 성 베네딕도회 요셉 수도원의 주보성인인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이신 성 요셉” 대축일입니다. 또 오늘은 우리 요셉 수도원이 1987년 3월19일 설립됐으니 설립 37주년이 되는 날이자, 2014년 3월19일 원장좌 자치 수도원으로 승격됐으니 승격 1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참 영예스럽고 자랑스런 성 요셉입니다. 저절로 3월 성 요셉 성월에 자주 부르는 “성 요셉 찬양하세” 성가 280장이 생각납니다. 3절까지 가사가 다 좋지만 1절만 인용합니다.

 

“성 요셉 찬양하세 주님의 양부를, 

 정결하신 성 요셉 마리아의 정배.

 의로우신 성 요셉, 우리 양자로 삼아, 

 언제나 우리 마음을 정결케하시며.

 의롭게 생활하도록 우리를 이끌어 주소서”

 

가톨릭 교회가 위기를 겪을 때마다 교회 수호자가 된 요셉 성인을 생각하면 저는 늘 하는 “만세육창”에다 오늘은 “성 요셉 만세!” 하나를 더 추가하고 싶습니다. 교회 위기때 마다 큰 빛을 발한 성 요셉의 역사를 간략히 소개합니다. 교회가 혼란과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큰 도움이 됐던 성가정 교회 공동체의 영원한 배경 성 요셉입니다.

 

1870년 교황 복자 9세는 성 요셉을 보편 교회의 수호자로 선포했고,

1889년 교황 레오 13세는 성 요셉을 성가정의 보호자이자 가장의 모범으로 공포했고,

1920년 교황 베네딕도 15세는 성 요셉을 노동자와 임종자의 수호자로 선포했고,

1937년 교황 비오 11세는 성 요셉을 사회정의의 수호자로 선포했고,

1955년 교황 가경자 비오 12세는 5월1일 노동절을 ‘노동자 성 요셉 기념일’로 정했고,

1961년 교황 성 요한 23세는 성 요셉 축일에 회칙을 발표하고 성인에게 공의회를 보호해 달라고 청했고,

1989년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는 성 요셉이 ‘구세주의 보호자’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했고,

2020년 교회가 코로나 19펜데믹으로 혼란을 겪을시, 교황 프란치스코는 ‘보편교회의 수호자 성 요셉 선포 150주년’을 맞이하여 그해 12월8일 교서 ’아버지의 마음으로’를 발표하고 다음해 2021년 12월8일까지 1년을 ‘성 요셉의 해’로 선포했습니다.

 

참으로 교회가 위기를 겪을 때 마다 든든한 배경이 되어 주셨던 성 요셉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 가득 지니게 됩니다. 성가정 공동체하면 참 좋은 배경의 성 요셉이 생각나듯, 성 베네딕도회 요셉 수도원하면 참 좋은 배경의 불암산이 생각납니다. 제가 자주 인용하는 자작 애송시 두편의 불암산이 상징하는바 성가정 공동체의 배경인 성 요셉입니다.

 

“언제나 거기 그 자리에 머물러

 가슴 활짝 열고 모두를 반가이 맞이하는

 아버지 산앞에 서면

 저절로 경건 겸허해져 모자를 벗는다

 있음자체만으로 넉넉하고 편안한

 산의 품으로 살 수는 없을까?

 바라보고 지켜보는 

 사랑만으로, 

 큰바위 얼굴(the Great Stone Face)로

 늘 행복할 수는 없을까?

 산처럼!”-2000.11.17.

 

또 하나 침묵에 잠긴 저녁 불암산을 보며 쓴 짧은 자작시입니다.

 

“아! 크다, 깊다, 고요하다

 저녁 불암산!”-

 

바로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의 참 좋은 배경인 불암산같은 성 요셉입니다. 세 측면에 걸쳐 성인의 위대한 덕을 나누고 싶습니다.

 

첫째, 요셉 성인은 참 큰 분이십니다.

참으로 자비하시고 지혜로우신 분, 한마디로 의로우신 분이십니다. 같이 살기 전에 마리아가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한 사실이 드러났을 때, 성인의 자비롭고 지혜로운 신속한 처신이 참으로 놀랍고 고맙고 감동스럽습니다. 자비와 분별의 지혜는 함께 갑니다. 다음 구절에서 성인의 고결한 인품이 잘 드럽납니다.

 

‘마리아의 남편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남모르게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작정하였다.’

 

마리아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했을 때, 성 요셉의 우선적 관심사는 자기가 아니라 마리아의 안위요 마리아를 살리는 것이었습니다. 참으로 자비하고 지혜로운 하느님 아버지를 닮은 성 요셉입니다.

 

둘째, 요셉 성인은 참 깊은 분이십니다.

참으로 잘 들으시는 경청의 겸손한 성인이십니다. 귀기울여 주님 천사의 말을 겸손히 경청하는 성 요셉입니다. 깊은 산이 좋은 산이듯, 겸손의 깊은 사람이 참 좋은 사람입니다. 하느님의 전폭적 신뢰를 받고 있는 경청과 겸손의 사람, 성 요셉입니다. 하느님은 자신의 속내를 당신 천사를 통해 소상히 성 요셉에게 드러냅니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구원하실 것이다.”

 

성 요셉의 책임감이 얼마나 막중한지 깨닫습니다. ‘주님께서 구원하신다’를 뜻하는 예수란 이름은 얼마나 은혜로운지요! 늘 우리와 함께 계시며 우리를 구원해 주시는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이 바로 예수님입니다. 제2독서 사무엘 하권의 예언자 나탄의 다윗을 향한 예언이 흡사 요셉을 향한 말씀처럼 들립니다. 다윗에 버금가는 존재가 오늘 복음의 다윗입니다. 그대로 우리 구원자 예수님의 출현에 대한 예언처럼 들립니다.

 

“네 몸에서 나와 네 뒤를 이을 후손을 내가 일으켜 세우고, 그의 나라를 튼튼하게 하겠다. 그는 나의 이름을 위하여 집을 짓고, 나는 그 나라의 왕좌를 튼튼하게 할 것이다. 나는 그의 아버지가 되고 그는 나의 아들이 될 것이다. 너의 집안과 나라가 네 앞에서 영원히 굳건해지고, 네 왕좌가 영원히 튼튼하게 될 것이다.”

 

사실 나탄의 이 예언은 예수님을 통해, 2000년 유구한 역사를 지닌 가톨릭 교회를 통해 영원한 현재 진행형으로 실현되고 있음을 봅니다.

 

셋째, 요셉 성인은 참 고요한 분이십니다.

고요한 물은 깊이 흐르고, 깊은 물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정수유심靜水流深, 심수무성深水無聲). 바로 요셉의 고요한 믿음이 그러합니다. 아브라함의 믿음에 버금가는 요셉의 믿음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아브라함에 대한 고백은 요셉을 넣어도 그대로 통합니다.

 

‘그는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 “너의 후손들이 저렇게 많아질 것이다.” 하신 말씀에 따라 “많은 민족의 아버지”가 될 것을 믿었습니다. 바로 그 때문에 “하느님께서 그 믿음을 의로움으로 인정해 주신”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믿음에, 아브라함의 의로움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는 요셉의 믿음, 요셉의 의로움입니다. 희망이 없어도 희망한 아브라함의 믿음, 요셉의 믿음을 본받으시기 바랍니다. 오늘 복음의 마지막 대목,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하였다.’에서 요셉의 순종과 믿음이 통쾌하게 드러납니다.  

 

주님은 일방적으로 일하시지 못합니다. 인간의 자발적 믿음의 순종의 협조를 통해 일하시는 주님이요 요셉의 믿음의 순종이 너무나 기쁘고 고마웠을 것입니다. 성가정 교회 공동체의 영원한 배경이신 성 요셉이야말로 우리가 평생 보고 배워야 할 참 사람의 모델입니다. 참으로 하느님 아버지를 닮은 크고, 깊고, 고요한 성 요셉이요, 자비와 지혜, 경청과 겸손, 순종과 믿음의 성 요셉입니다. 그대로 이런 양부 성 요셉을 보고 배웠을 예수님입니다.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이렇게 날로 주님을 닮은, 

“크고 깊고 고요한 삶을, 

1.자비와 지혜의 삶, 

2.경청과 겸손의 삶, 

3.순종과 믿음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잘 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마태25,21).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72 너희는 광야에 주님의 길을 닦아라 -희망, 회개, 겸손- 2023.12.10.대림 제2주일 이사40,1-5.9-11 2베드3,8-14 마르1,1-8 ​​​​​​​ 프란치스코 2023.12.10 141
3271 배움의 여정, 치유의 여정 -우리의 평생 스승이자 치유자이신 예수님- “거져 받았으니 거져 주어라”2023.12.9.대림 제1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3.12.09 145
3270 복되신 동정 마리아 성모님 예찬 -지혜, 찬미, 순종-2023.12.8.금요일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창세3,9-15.20 에페1,3-6.11-12 루카1,26-38 프란치스코 2023.12.08 156
3269 주님 반석 위의 인생집 -한결같이 주님 말씀을 실행하는 삶-2023.12.7.목요일 성 암브로시오 주교 학자(340-397)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12.07 151
3268 영원한 하늘 나라 잔치, 꿈의 실현 -성체성사-2023.12.6.대림 제1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3.12.06 145
3267 오소서, 성령님 -행복한 사람들이여, 성령께 마음을 열라-2023.12.5.대림 제1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3.12.05 147
3266 행복하여라 -겸손과 평화의 참 좋은 믿음의 사람들!-2023.12.4.대림 제1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3.12.04 154
3265 대림의 희망과 기쁨 -깨어 있어라, 회개하라, 감사하라-2023.12.3.대림 제1주일 프란치스코 2023.12.03 158
3264 영적승리의 삶 -“늘 깨어 기도하여라”-2023.12.2.연중 제34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3.12.02 161
3263 하느님 나라의 여정 -“하루하루 날마다,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2023.12.1.연중 제34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3.12.01 169
3262 버림과 따름, 믿음의 여정 -제자이자 사도의 삶-2023.11.30.목요일 성 안드레아 사도(1세기 초반-1세기 중반) 축일 프란치스코 2023.11.30 166
3261 하느님의 궁극의 승리 -너희는 인내로서 생명을 얻어라-2023.11.29.연중 제34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3.11.29 154
3260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 -파거불행(破車不行), 노인불수(老人不修)- 오늘 지금 여기를 살라2023.11.28.연중 제34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3.11.28 164
3259 나는 누구인가? -자기인식의 겸손과 지혜, 자유와 행복-2023.11.27.연중 제34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3.11.27 150
3258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을 사랑하고 섬깁시다 -“하루하루, 날마다, 늘, 끝까지. 한결같이, 평생을”-2023.11.26.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 프란치스코 2023.11.26 148
3257 희망의 여정 -죽음은 새로운 삶의 시작-2023.11.25.연중 제33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3.11.25 143
3256 성전정화 -성전정화의 일상화- “하루하후, 날마다, 평생-”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1795-1839)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1마카4,36-37.52-59 루카19,45-48 프란치스코 2023.11.24 156
3255 주님 평화의 전사 -평화사랑, 평화훈련, 평화습관-2023.11.23.연중 제33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3.11.23 144
3254 성화(聖化)의 여정 -성인(聖人)이 되는 것은 우리의 거룩한 소명(召命)이다-2023.11.22. 수요일 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230)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11.22 156
3253 예수님의 참가족, 한가족이 된 우리들 “복되신 동정 마리아와 함께” -성모님 예찬-2023.11.21.화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11.21 162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