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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3.22.사순 제5주간 금요일                                                        예레20,10-13 요한10,31-42

 

 

하느님 중심의 삶

-내적 힘의 원천인 말씀과 믿음-

 

 

“저의 힘이신 주님, 

 당신을 사랑하나이다.

 주님은 저의 반석, 저의 산성, 

 저의 구원자시옵니다.”(시편18,2-3ㄱ)

 

브라질 교회의 6차 사회주간(3,20-22)에 교황님이 보낸 메시지, “가난한 이들 안에서 예수님 얼굴을 보도록 하자”라는 말씀과 한 이민자를 품에 안으며 하신 솔직한 위로의 말씀이 감동이었습니다.

 

“나 역시 더 좋은 미래를 찾아 떠난 이민자들의 아이였다."

(I too am a child of migrants who set out in search of a better future.)

 

바로 이런 솔직함이 교황님의 위대한 점입니다. 하느님을 떠난 인간 영혼은, 정신은, 마음은 얼마나 허약한지요. 생명이자 빛이신, 꿈이자 희망이신 주님을 잊을 때, 잃을 때 급속히 어둠 속에 무너지는 사람들입니다. 이래서 인간이 물음이라면 하느님은 답이라 하는 것입니다. 어제 방문했던 분과의 대화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진리대로 산다는 것이 참 힘듭니다.”

“힘들 것 없습니다. 진리를 사랑하십시오. 예수님이 진리입니다. 진리가 너희를 참으로 자유롭게 합니다. 진리이신 예수님을 사랑할 때 날로 우리도 예수님을 닮아 진리가 되어가고 자유로워집니다. 더불어 튼튼해지는 영혼이요 정신이요 마음입니다. 참으로 진리이신 주님을 사랑할 때 희망과 기쁨, 감사가 뒤따를 것입니다.”

 

진리의 사람, 말씀의 사람, 하느님의 사람이 제1독서의 예레미야 예언자와 요한복음의 예수님입니다. 두분 다 무지의 악한 세력에 포위되어 악전고투의 절망적 상황입니다만, 하느님 중심의 믿음의 삶은 참으로 견고합니다. 내적 힘의 원천은 바로 말씀과 믿음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제1독서는 예레미야의 다섯 번째 고백에 속합니다. 오늘 예레미야서 독서 앞부분은 생략됩니다만 아까워 인용합니다.

 

“‘그분을 기억하지 않고, 더 이상 말하지 않으리라.’ 작정하여도,

 뼛속에 가두어 둔 주님 말씀이

 심장 속에서 불처럼 타오르니

 제가 그것을 간직하기에 지쳐

 더 이상 견뎌내지 못하겠습니다.”

 

바로 이 말씀이 예레미야의 내적 힘의 원천임을 봅니다. 말씀의 힘은 믿음의 힘입니다. “마고로 비싸빕”은 예레미야의 별명입니다. “사방에서 공포가!”라는 뜻인데 이 말을 외쳤기에 이런 별명이 붙은 듯 합니다. 참으로 가까운 친구들 마져 예레미야가 쓰러지기만 바라는 악전고투의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돌파해 나갈 수 있음은 바로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이어지는 예레미야의 주님 고백과 하느님 찬양이 우리에게도 용기백배 힘을 줍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저와 힘센 용사처럼 제 곁에 계시니 저를 박해하는 자들이 우세하지 못하리이다. 의로운 이를 시험하시고, 마음과 속을 꿰뚫어 보시는 주님, 당신께 제 송사를 맡겨 드립니다.”

 

하느님 고백에 곧장 이어지는 하느님 찬양입니다. 

 

“주님께 노래불러라!

 주님을 찬양하여라!

 그분께서 가난한 이들의 목숨을 악인들의 손에서 건지셨다.”

 

가난한 영혼들을 참으로 강하게 하는 것은 하느님 찬양뿐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 찬양과 더불어 날로 견고해지는 하느님 중심의 믿음의 삶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평생 하루하루 날마다 끊임없이 찬양과 감사의 시편성무일도를 통해 주님 향한 믿음과 희망을, 사랑을 고백합니다. 고백과 함께 가는 믿음이요 내적 힘입니다.

 

예레미야 예언자의 사면초가의 상황은 그대로 예수님에게도 재현됩니다. 흡사 무지의 악과 싸우는 모습입니다. 유다인들은 하느님을 모독한다며 예수님에게 돌을 던지려 합니다. 무지에 닫힌 마음의 눈은 아버지께서 거룩하게 하시어 세상에 보내신 예수님을 알아 보지 못합니다. 주님은 무지의 편견에 눈먼 유다인들을 다시 일깨우십니다. 그대로 오늘의 우리를 향한 말씀같습니다.

 

“내가 아버지의 일들을 하고 있다면, 나를 믿지 않더라도 그 일들은 믿어라. 그러면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달아 알게 될 것이다.”

 

새삼 강조되는 믿음입니다. 무지에 대한 답은 믿음뿐임을 깨닫습니다.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주님의 무한한 사랑의 업적을 통해 주님을 깨달아 알 수 있기에 믿음이 우선입니다. 믿으면 압니다. 믿으면 보입니다. 얼마전 써놓은 “모든 날이 다 좋다”라는 자작 고백시도 생각납니다. 

 

 “햇빛 밝은 날은

햇빛 밝은 날대로

비오는 날은

비오는 날대로

흐린 날은

흐린 날대로

모든 날이 다 좋다

주님 늘 힘께 계시기에!”-2023.10.21.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매일매일이 좋은날이라는 고백 역시 낙관적 믿음의 표현입니다. 이런 믿음 또한 은총이요 믿음과 더불어 주님을 깨달아 알아 가면서 무지로부터의 해방이요 날로 자유로워지는 영혼입니다. 예수님은 이들 적대자들을 피신하지만 눈밝은 이들은 곳곳에서 주님을 찾아와 “요한은 표징을 하나도 일으키시지 않았지만, 그가 저분에 관하여 한 말은 모두 사실이었다.” 고백하며 믿습니다.

 

결국은 믿음입니다. “믿음으로”라는 성가 480장도 한번 힘차게 불러보시기 바랍니다. 하느님 중심의 믿음이 우리를 살게 하는 내적 힘의 원천입니다. 말씀을 사랑하여 말씀을 실천할 때 더불어 굳건해지는 하느님 중심의 믿음의 은총입니다. 예레미야와 예수님은 우리 믿음의 모범입니다. 오늘 다산의 어록과 중용에 나오는 맹자의 말씀 중 덕은 믿음으로 바꿔읽어도 무방하겠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유익한 공부는 덕을 쌓아가는 것이다. 덕이 있는 사람곁에는 반드시 사람들이 모인다.”-다산

“큰덕을 지닌 사람은 반드시 지위를 얻고, 녹을 받고, 명성을 얻고, 장수를 누린다. 큰덕을 지닌 사람은 반드시 천명을 얻는다.”-중용

 

믿음의 큰 덕을 쌓아가는 공부가 진짜 공부입니다. 은총과 함께 가는 노력입니다. 믿음의 은총과 더불어 평소 믿음의 훈련이, 노력이 절대적임을 깨닫습니다. 날마다 온맘을 다해 바치는 공동전례기도의 선택과 훈련의 습관화와 더불어 날로 성장, 성숙해가는 은총의 믿음입니다.

 

우리의 모든 수행생활에서 은총은 전제로하고 한결같은, 끊임없는 선택과 훈련, 습관화가 얼마나 절대적인지 깨닫습니다. 좋은 덕목의 자발적 선택과 더불어 훈련과 습관이 영성생활에 참으로 긴요합니다. 날마다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하느님 중심의 믿음의 삶에 결정적 도움을 줍니다. 

 

“곤경중에 나 주님 부르고, 

 하느님께 도움 청하였더니,

 당신 성전에서 내 목소리 들으셨네.

 부르짖는 내 소리 그분 귀에 다다랐네.“(시편18,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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