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1.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학자(316-397) 축일 

이사61,1-3ㄱ 마태25,31-46

 

 

 

최후의 심판

-심판의 잣대는 사랑의 실천-

 

 

 

오늘은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학자 기념일입니다. 우리 분도 수도승들은 성 마르티노를 성 베네딕도 이전에 서방 수도원 제도를 개척한 탁월한 인물로 여겨 기념이 아닌 축일로 지냅니다. 헝가리 판노니아 사바리아 출신의 성인은 316년에 태어나 397년에 선종하셨으니 무려 그 험난하던 시절에 참으로 치열히 살면서 만 81세, 천수를 누리셨던 분으로 새삼 인명人命은 재천在天임을 깨닫게 됩니다. 

 

성인들의 특징은 평생 ‘살아 있는 순교자’처럼 치열히 살았다는 것입니다. 적당히 안주하며 산 성인은 결코 없습니다. 최초로 순교자가 아니면서 성인이 된 분이 마르티노입니다. ‘세상의 전사’에서 ‘그리스도의 전사’로 운명이 바뀌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다음 일화는 늘 들어도 새롭습니다. 

 

-아미앵에서 지내던 337년 어느 추운 겨울날 그는 성문에서 거의 벌거벗은 채 추위에 떨면서 구걸을 하고 있는 한 거지를 만났는데 그가 가진 것이라고는 입고 옷과 무기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칼을 뽑아 자기 망토를 잘라 두 쪽으로 잘라 하나를 거지에게 주었고, 그날 밤 꿈 속에서 자기가 준 반쪽의 망토를 입은 예수님이 나타나, “아직 예비자인 마르티노가 이 옷을 나에게 입혀 주었다!” 말씀하시는 것을 듣습니다.- 

 

이 신비체험후 마르티노는 18세에 세례를 받고 푸아티에의 힐라리오를 찾아가 사제서품을 받고 은수생활을 시작합니다. 후에 본인의 고사固辭에도 불구하고 투르 신자들의 간청과 강권에 의해 주교가 되지만 은수적 수도생활을 계속 하면서 착한 목자가 되어 교구내 사목활동에 전념하다 갑작스런 병환으로 선종하십니다. 

 

오늘 복음은 그 유명한 마태복음의 최후심판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비유가 아니라 최후의 심판을 예언적으로 서술한 말씀입니다. 마르티노 성인의 신비체험과 관련하여 선택한 복음임이 분명합니다. 또 최후심판 비유 복음은 장례미사때 복음이기도 합니다. 죽음을 접할 때 마다 최후심판을 늘 염두에 두고 살라는 취지입니다.

 

그렇습니다. 심판은 언젠가 죽음의 그날이 아닌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사랑을 실천하며 살라는 것입니다. 사랑 실천의 모범은 물론 예수님이십니다. 오늘 제1독서 이사야 말씀은 그대로 예수님을 통해서 실현됨을 봅니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마음이 부서진 이들을 싸매 주며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갇힌 이들에게 석방을 선포하게 하셨다.”

 

바로 이런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주님의 사랑에 대한 응답이 곤궁중에 있는 이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뻗치는 사랑의 실천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예외 없이 곤궁중에 있는 이들에 대한 사랑 실천이 최후심판의 잣대가 된다는 것입니다. 심판자는 영광에 싸여 모든 천사와 함께 오는 사람의 아들 예수님이십니다. 

 

곤궁중에 있는 이들의 상황이 아주 구체적입니다. 이들에 대한 우리의 관심과 사랑실천을 생각하게 됩니다. 구체적으로 ‘1.굶주린 이들, 2.목마른 이들, 3.나그네들, 4.헐벗은 이들, 5.병든 이들, 6.감옥에 있는 이들’ 여섯이지만 오늘 날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을 것입니다. 

 

종파와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최후심판의 잣대가 곤궁중에 있는 이들에 대한 사랑실천입니다. 예수님은 모든 가련한 이를 당신의 형제로 여기시고 당신 자신을 그와 동일시합니다. 바로 곤궁에 처한 모든 사람이 바로 예수님의 형제임을 선포합니다. 바로 다음 말씀을 통해 분명히 깨닫는 진리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가장 작은 이들 하나하나가 예수님의 형제들이며 이들에게 해 준 것이 바로 예수님께 해드린 것이라는 놀라운 사실입니다. 보이는 형제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주님의 성체라는 이야기입니다. 미사때 주님의 성체를 소중히 모시듯 일상에서 살아있는 주님의 성체같은 작은 이들을 소중히 모시라는 것입니다. 이래야 미사의 완성이요 온전한 성체신심의 실현일 것입니다.

 

만나는 모든 이가 주님의 살아 있는 현존입니다. 최후심판은 언젠가 그날이 아닌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특히 곤궁중에 있는 이들에 대한 사랑의 실천 여부를 통해 시작됨을 봅니다. 정주의 삶을 사는 우리 수도자들의 이런 사랑 실천은 그 무엇보다 환대의 사랑 실천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근거한 분도 성인의 간곡한 당부입니다.

 

“찾아 오는 모든 손님들을 그리스도처럼 맞아들일 것이다. 왜냐하면 그분께서는 장차 ‘내가 나그네 되었을 때 너희는 나를 맞아 주었다’라고 말씀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최후심판의 잣대는 거룩한 전례 거행도, 그 무슨 수행도 아닌 구체적으로 곤궁중에 있는 형제들에 대한 사랑 실천뿐임을 깨닫게 됩니다. 거룩한 전례생활과 필히 함께 가야하는 사랑 실천의 삶이어야 할 것입니다. 사랑은 분별의 잣대이자 최후심판의 잣대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깨어 이런 구체적 사랑 실천에 항구하고 충실할 수 있게 해 주십니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6,36). 아멘.

 

  • ?
    고안젤로 2019.11.11 09:33
    사랑하는 주님, 주님 주신
    거룩한 이시간 주님사랑을
    나눌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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