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4.15.부활 팔일 축제 수요일                                                            사도3,1-10 루카24,13-35

 

 

 

“참 멋지고 아름답다!”

-예수님, 베드로, 주님을 만난 우리들-

 

 

 

오늘 사도행전, 루카복음을 읽고 묵상하면서 저절로 솟아난 “참 멋지다”란 말마디입니다. 내용도 멋지고 아름답지만 나오는 인물, 예수님, 베드로, 주님을 만난 제자들, 치유받은 앉은뱅이, 모두가 멋지고 아름답습니다. 매해 이날 읽을 때 마다 늘 새로운 감동으로 와 닿은 독서와 복음말씀입니다.

 

오늘은 4.15일 제21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날입니다. 우리 역시 투표소 안에서 주님을 만납니다. ‘내 손에 달린 내일의 정치’입니다. 주님의 뜻에 따라 잘 투표하기기 바랍니다. 어느 기자와 저명 신자분과의 인터뷰 한 대목입니다.

 

-기자; “일반 신자들은 어떤 믿음을 갖고 정치에 참여해야 합니까?”-


-저명 신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야기한 바가 있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비밀투표를 한다. 이는 모세의 장막과 비슷하다. 모세는 자신의 백성을 거느리고 이집트를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장막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하느님과 만났다. 하느님과 독대하는 자리인 것이다. 

 

투표소에서도 하느님과 일대일로 마주한다. 당신이 누구에게 투표하는지는 하느님만 안다. 하느님의 가르침대로만 투표하면 된다. 가난하고 약하고 소외받는 사람을 위해 한 표를 던지는 것이 하느님의 가르침이다. 이 외에는 이기심일 뿐이다. 다른 종교 신자도 마찬가지다. 불자라면 부처님의 대자비에 따라서 투표하면 된다.”-

 

투표소를 모세가 하느님과 독대한 만남의 장막에 비유한 점이 이채롭고 공감이 갑니다. 참으로 주님을 만나는 장막과 같은 투표소가 경건한 마음을 지니게 합니다. 부활대축일후 맞이하는 선거날, 부활하신 주님의 축복이 대한민국에  함께 하기를 빕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날 때 참 놀랍고 멋진, 아름다운 삶입니다. 마침 어제 써놓은 ‘오늘의 소망’이란 글을 나눕니다. 날마다 이 소망대로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참으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날 때 이런 멋지고 아름다운 소망의 실현이겠습니다.

 

-“영혼은 

하늘의 새처럼/가볍자/날자/자유롭자

아무도 탓하지 말자/깊어지자/높아지자

함께해도/홀로 서자

이래야 평화로운 공존이다/성공적 공동체 삶의 비결이다

 

끊임없이 낮아져

깊어지자/높아지자

끊임없이 비워/사랑으로 채워 넘치도록 하자

오, 이게 참겸손, 참사랑이다”-

 

참으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날 때 내적으로 낮아지고 깊어집니다. 역설적으로 높아져 자유로운 삶입니다. 오늘 사도행전의 베드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기에 참 담대하고 활기가 넘치고 자유롭습니다. 막힘이 없습니다. 

 

“우리를 보시오” 태생 불구자와의 눈맞춤(아이 컨택트)을 시도한 후의 은혜로운 말씀은 그대로 베드로를 통한 부활하신 주님의 말씀입니다. ‘아름다운 문’이란 성전 문 곁에 자선에 의지하여 살던 걸인 불구자 제대로 눈들어 보기는 처음이었을 것입니다. 만나는 모든 사람마다 따뜻한 눈맞춤의 사랑을 실천하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생각납니다.

 

“나는 은도 금도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것을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일어나 걸으시오.”

 

얼마나 멋지고 아름답습니까! 신바람 나는 말씀입니다. 참으로 베드로처럼 언제나 부활하신 주님을 모신 이들이 참 멋진 영적 부자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모신 자가 진정 참 부자요 행복한 사람입니다. 사실 부활하신 주님이야말로 우리가 이웃에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인 것입니다.

 

저는 봉헌금이 적거나 빈손으로 수도원을 방문했을 때 미안해 하는 분들에게는, “전혀 개의할 바 못됩니다. 자매님 자체의 삶이 최고의 봉헌 선물입니다.”라고 지체없이 격려하며 때로 안아드리기도 합니다. 멋지고 아름다운 삶을 사는 이들은 빈손으로 와도 반갑고 기쁘고 고맙습니다. 주님의 마음도 이러할 것입니다.

 

“일어나 걸으시오”, 그대로 영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든 이들을 향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참으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날 때 치유의 기적입니다. 베드로가 그의 손을 잡아 일으키자 그는 즉시 발과 발목이 튼튼해져서 벌떡 일어나 제자들과 함께 성전으로 들어 가면서 걷기도 하고 껑충껑충 뛰기도 하고 하느님을 찬미합니다. 치유받고 하느님 찬미와 감사로 응답하는 태생 불구자도 참 멋지고 아름답습니다.

 

베드로를 통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니 이런 치유의 기적입니다. 온백성은 그에게 일어난 일로 경탄驚歎하고 경악驚愕합니다. 얼마나 멋지고 놀랍고 아름다운 장면인지요. 진짜 아름다운 문이 되고 말았습니다.

 

오늘 엠마오 도상에서 실의에 빠진 두 제자들을 만나 힘을 북돋아 주시는 부활하신 주님은 얼마나 멋지신지요. 우리의 눈이 가려 부활하신 주님을 뵙지 못하는 경우는 얼마나 많겠는지요. 사랑의 눈만 열리면 형제들 하나하나가 부활하신 주님의 현존임을 깨달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복음의 엠마오 도상의 두 제자들은 낯선 동행인을 통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납니다. 

 

우리와 함께 하는 이들은 바로 우리와 함께 하는 부활하신 예수님이실 수 있습니다. 깨어 잘 보고 잘 들어야 할 것입니다. 낯선 이를 환대하여 빵을 나눌 때 눈이 열려 부활하신 예수님을 알아 본 제자들입니다. 그대로 복음 후반부는 성찬전례를 상징합니다. 

 

“그들과 함께 식탁에 앉으셨을 때, 예수님께서는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그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다.”

 

참 멋지고 아름다운 장면이요 부활하신 예수님이십니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 깨닫는 제자들의 모습도 멋지고 아름답습니다. 이런 깨달음 역시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입니다. 그러고보니 엠마오 도상의 복음 이야기 전반부는 미사로 하면 전반부 말씀전례에, 후반부는 성찬전례를 상징합니다. 

 

엠마오 여정이 상징하는바 인생여정이요, 인생여정에 삶의 중심과 질서를 잡아주는 미사전례가 얼마나 결정적 도움이 되는지 깨닫습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하겠다”(마태28,20ㄴ)는 말씀처럼, 우리의 인생여정에 영원한 평생 도반, 부활한 예수님을 깨닫게 해주는 미사은총입니다.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부활하신 주님의 현존이 되어 이웃에 참 좋은 선물이 되는 삶을 살게 하십니다. 어제의 아름다운 본기도로 강론을 마칩니다.

 

“하느님, 파스카 신비를 통하여 저희를 치유해 주셨으니, 천상 선물도 풍성히 내리시어, 지금 세상에서 맛보는 기쁨과 자유를, 하늘에서 온전히 누리게 하소서.” 아멘.

 

  • ?
    고안젤로 2020.04.15 09:34
    사랑하는 주님, 부족한 저희가 주님 주신 말씀으로
    참부활의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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