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7.12. 연중 제12주간 화요일                                                                         이사7,1-9 마태11,20-24


                                                                       “두려워하지 마라”

                                                     -주님은 우리 삶의 최고의 가이드이시다-


국내외 상황이 뒤숭숭하고 불안합니다. 인터넷 뉴스를 언뜻봐도 모두가 부정적인 어둔 현실입니다. 도대체 출구가 보이지 않습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말도 있듯이, 미일중소 4대강국 사이에 포위되어 있는 한국의 현실이 정말 두렵고 위태합니다. 나라 지도자의 지혜로운 가이드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10여일 간의 유럽수도원 성지순례를 통해 가이드의 역할을 보며 공동체 지도자의 가이드의 역할에 대해 많이 생각했습니다. 현지 지리와 사정, 언어에 능통했고 재치와 유머도 뛰어났으며 나름대로 영성과 믿음까지 겸비한, 순례자들의 모든 상황을 깨어 보살폈던 참으로 유능한 가톨릭 신자 가이드였습니다. 


높은 산 정상에 이르기까지의 십자가의 길 기도때는 누구도 다리가 불편한 저를 앞서지 않도록 단호히 명령했고, 늑대계곡을 걸어내려 오려는 저를 단호히 만류하여 택시를 타고 내려 오도록 명령했습니다. 사랑의 분별의 지혜까지 갖춘 가이드였습니다. 


제가 순례 마치는 날 모임시 키를 방에 놔두고 나왔을 때 즉시 수도원의 책임 신부에게 전화하여 마스터키로 열어 주도록 기민하게 조치했습니다. 순례가 끝난후 모두의 출국수속이 끝나 책임을 다한후 떠나는 모습이 참 홀가분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어느 분야에서든 자기에게 주어진 책임을 충실히 수행하는 일은 얼마나 중요한지요. 만일 가이드의 철저치 못함으로 순례여정에 자주 차질이 빚어진다면 순례공동체의 분위기도 불안하고 불편했을 것입니다.


공동체 지도자의 가이드의 역할과 더불어 제가 오늘 말씀에서 착안한 것은 우리 삶의 최고의 가이드이신 주님이십니다. 교회의 모든 지도자들은 어려운 시국일수록 우리 삶의 최고의 가이드이신 주님께 사랑과 지혜, 그리고 믿음을 청해야 할 것입니다. 지도자의 경거망동은 금물입니다. 참으로 침착하고 인내롭고 지혜로와야 하며 조급히 서둘러서도 안될 것입니다. 오늘 1독서의 장면이 사드 배치 문제로 뒤숭숭한 불안한 국내 현실과 비슷합니다.


‘아람이 에프라임에 진주하였다는 소식이 다윗 왕실에 전해지자, 숲의 나무들이 바람앞에 떨 듯 임금의 마음과 그 백성의 마음이 떨렸다.’


지도자가 가이드 역할을 잘못한 까닭에 자초한 천재天災가 아닌 인재人災의 화입니다. 두려움과 불안이 엄습할 때 떨 것이 아니라 늘 우리와 함께 계신 최고의 가이드이신 주님을 신뢰하며 간절히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최고의 가이드이신 주님은 이사야를 통해 위로와 격려의 처방을 주십니다. 


“진정하고 안심하여라, 두려워하지 마라. 르친과 아람, 그리고 르말야의 아들이 격분을 터뜨린다 하여도, 이 둘은 타고 남아 연기만 나는 장작 끄트머리에 지나지 않으니, 네 마음이 약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그대로 오늘의 불안한 우리 현실에 주는 우리 삶의 최고의 가이드이신 주님의 처방 말씀입니다. ‘르친과 아람’, ‘르말야의 아들’ 대신 주변의 강대국들을 넣어도 그대로 통합니다. 정말 간절한 기도를 통해 우리 삶의 최고의 가이드이신 주님의 도움을 얻도록 해야 겠습니다. 마지막 대목이 오늘 제1독서 말씀의 요약입니다.


“너희가 믿지 않으면, 정녕 서 있지 못하리라.”


고故 거산 김영삼 대통령의 좌우명, 불신불립不信不立과 일치합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불신불립을 강조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믿지 않으면 서지 못한다는 불신불립不信不立은 관계에 있어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돈을 잃으면 적게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고, 건강을 잃으면 전부 잃는 것이라는 말도 있지만, 정말 신뢰를 잃으면 만사 끝입니다. 다시 회복하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끊임없이 주님과의 믿음의 쇄신이, 신뢰를 깊이함이 제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 삶의 최고의 가이드이신 예수님은 코라진과 벳사이다에 불행을 선언하며 회개를 촉구하십니다. 여전히 반복되는 역사입니다. 그대로 우리를 향한 말씀처럼 들립니다. 코라진과 벳사이다 처럼 하느님을 잊고 공정과 정의를 상실한 불의와 죄악이 만연한 우리의 부패한 현실은 아닌지 성찰하게 합니다.


“너희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티로와 시돈에서 일어났더라면, 그들은 벌써 자루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회개하였을 것이다.”


제1독서가 ‘믿음’이 주제라면 복음의 주제는 ‘회개’입니다. 놀라운 기적들은 물론 눈만 열리면 모두가 ‘회개의 표징들’입니다. 살길은 회개뿐입니다. 끊임없는 회개를 통해 주님과의 신뢰를 깊이하는 것뿐입니다. 주님과의 깊어지는 신뢰의 관계와 더불어 말끔히 걷히는 두려움과 불안의 어둠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회개한 우리 모두에게 굳건한 믿음을 선사하시어 두려움과 불안의 어둠에서 벗어나 안정되고 평화로운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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