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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4.23.부활 제3주간 금요일                                                            사도9,1-20 요한6,52-59

 

 

 

성체성사적 삶과 회심

-주님과의 일치-

 

 

 

요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기후위기일 것입니다. 벌써부터 더위가 시작된 조짐이 보입니다. 2015-2020년까지 가장 더운 6년이었으며, 유엔 사무총장은 우리가 ‘나락의 경계’에 와 있음을 경고합니다.

 

“우리는 나락의 경계에 서있다. 원인은 분명하다. 인간의 활동과 결정, 어리석음으로 인한 기후파괴이다. 2021년은 행동의 해가 돼야 한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등 국제사회는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세계 8-9위 수준인 한국을 콕 찍어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을 압박해 왔지만, 한국의 연내 상향 약속은 이번 회의에 참여한 다른 나라들-미국, 영국, 일본등-과 비교할 때 초라한 수준이라 합니다.

 

어제 4월22일은 제51회 ‘지구의 날(Earth Day)’이었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첫 회칙이 그 유명한 ‘찬미받으소서(Laudato sí)’입니다. ‘찬미받으소서’ 생태회칙은 우리에게 새로운 통합적 생태적 삶과 회심을 촉구합니다. 어제 교황님의 ‘행동해야 할 시간이다(It is time to act!)!’ 란 호소도 참 강렬했습니다. 위 모두는 인터넷 1면 톱기사의 내용들이었고, 참으로 생태적 회심의 삶과 더불어 성체성사적 삶이 절실한 때임을 알리고 있습니다. 

 

마침 어제 산책중 꽃잎 덮인 땅이 신비스런 아름다움으로 빛나고 있어 써놓은 “꽃잎이, 꽃별이’란 글입니다. 

 

“꽃잎이

꽃눈이

꽃비가

꽃별이

내렸어요

땅이 하늘이 되었어요

위로와 기쁨

땅이 구원받았어요.”

 

꽃이 상징하는 바, 천상은총이요 땅이 상징하는 바 지상의 인간들입니다. 참으로 끊임없는 참된 회심을 통해서 마음을 활짝 열때 만이 천상은총도 효력을 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땅이 하늘이 되는, 땅의 사람이 하늘의 사람이 되는 은총의 시간이 바로 이 거룩한 성체성사 시간입니다.

 

지난 월요일부터 오늘 금요일까지 계속된 요한복음(6,22-59)의 주제는 ‘생명의 빵’, 성체성사였고 오늘로서 끝납니다. 또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은 그 유명한 바오로의 회심 사건입니다. 헛된 삶, 가짜 삶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완전히 부활하여 진짜 삶을 살게 된 바오로입니다.

 

이 회심은 보통 중요한 사건이 아닙니다. 한번뿐이 없는 유일무이한 소중한 선물같은 삶을 참된 회심이 없어 참나를 살아보지 못하고, 참나를 알지도 못하고, 무지와 허무, 무의미와 절망 중에 허망하게 가짜 삶을 살다가 세상을 떠나는 이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어제 기도를 청하려 방문했던 어느 희귀병 환자 자매의 간곡한 당부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자꾸 절망하게 됩니다. 버텨내기가 참 힘들어요! 절망하지 않고 끝까지 버텨낼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집무실 게시판에 한눈에 보이도록 붙여놓고 매일미사중 기억하며 기도드릴 것을 약속했습니다. 질병의 경우, 의사가 알 수 있는 부분은 20%라 하고 80% 영역은 모른다 합니다. 흡사 농사에 있어 하느님이 하시는 일이 80%라 하면 농부가 할 수 있는 일은 20%라 하는 말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새삼 최고의 의사이자 농부이신 하느님과 더불어 우리의 백절불굴의 믿음이 얼마나 결정적으로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도대체 누가 극성스런 열혈의 사람, 사울이 회개하리라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지요! 그러나 전능하신 하느님은 결정적 때를 기다리고 계시다가 마침내 때가 되자 사울을 회심으로 이끄십니다. 말 그대로 회심의 은총입니다. 사울을 결정적 회심으로 이끈 다음 부활하신 주님과 사울의 실감나는 만남은 늘 읽어도 새롭습니다.

 

-“사울아, 사울아, 왜 나를 박해하느냐?”

“주님, 주님은 누구십니까?”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다.”-

 

당신 제자들과, 이미 교회의 지체들과 하나된 부활하신 예수님이요, 그러니 형제자매들에 대한 박해는 그대로 파스카 예수님께 대한 박해임을 깨닫습니다. 이어 회심의 은총을 통해 주님과 완전 일치를 이뤄 새롭게 태어난 사울입니다. 사울은 사흘동안 앞을 보지 못하였는데 그동안 그는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았다 합니다. 흡사 죽으셨다 사흘만에 부활하신 주님을 연상케 합니다. 주님의 일꾼, 하나니아스의 결정적 구원의 선언과 이어지는 감동스런 내용입니다.

 

-“사울 형제, 당신이 다시 보고 성령으로 충만해지도록 주님께서, 곧 당신이 이리 오는 길에 나타나신 예수님께서 나를 보내셨습니다.” 그러자 곧 사울의 눈에서 비늘 같은 것이 떨어지면서 다시 보게 되었다. 그는 일어나 세례를 받은 다음 음식을 먹고 기운을 차렸다.-

 

주님과 함께 완전히 부활의 파스카의 참 삶을 살게 된 사울입니다. 파스카 은총이 나쁜 열정을 좋은 열정으로, 부정적 본성이나 본질을 참 좋은 주님의 본성과 본질로 바꿔줌을 깨닫습니다. 우리의 죄에 물든 본성을 파스카의 영약으로 새롭게 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사울의 비상한 결정적 회심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게는 평범한 일상에서의 끊임없는 회심이 더 중요하고 실제적입니다. 말 그대로 평생 ‘회심의 여정’중에 파스카의 은총으로 날로 주님을 닮아 참내가 되어 참 삶을, 진짜 삶을 살게 된 우리들이요, 이에 대한 최고의 처방이자 선물이 바로 이 거룩한 성체성사입니다. 

 

주님과의 결정적 일치에 성체성사의 선물 은총보다 더 좋은 선물 은총은 없습니다. 성체성사의 진수를 보여주는 다음 주님 말씀입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내 살은 참되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 온 빵이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을 영원히 살 것이다.”

 

그대로 주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성체성사의 귀한 가르침입니다. 우리가 성체성사 안에서 먹고 마시는 것은 지상 예수님의 육체적인 살과 피가 아니라 천상적 파스카 예수님의 영으로 가득한 성체와 성혈을 의미합니다. 참으로 성체성사의 은총이 우리 모두 참된 회심으로 이끌고 몸과 마음을 다해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게 하며 이런 항구한 사랑의 실천을 통해 완성되는 성체성사임을 깨닫습니다.

 

삶과 분리된 성체성사가 아니라 주님과 날로 깊어지는 일치의 삶, 성체성사적 삶이 진짜 참 삶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파스카 미사은총으로 회심한 우리 모두와의 일치를 굳건히 하십니다. 

 

“우리 위한 주님 사랑 굳건하여라. 주님의 진실하심 영원하여라.”(시편117,2).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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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1.04.23 08:17
    "사랑하는 주님, 비록 매일
    미사를 통해 성체를 모시지는 못하지만 매일의 생명의 말씀으로 주님과 닮아 갑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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