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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9.25. 연중 제25주간 금요일                                                                                    하까이1,15ㄴ-2,9 루카9,18-22


                                                                                      찬미받으소서


어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회칙 ‘찬미받으소서’ 책을 선물 받는 순간, 책 제목이 좋아 이 제목을 강론 제목으로 삼아야겠다고 내심 생각했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참 묘해서 긍정적인 말이나 글에도 마음은 곧 밝아지고 생기가 돕니다. 찬미란 말 역시 듣기만해도 찬미의 기쁨이 피어납니다. 바로 이것이 말의 힘, 글의 힘입니다. 구체적으로 한 예를 듭니다. 아주 오래전 배꽃 만발할 때 써놓은 ‘평생 한 번 만이라도’라는 자작시가 있습니다.


-아, 이건 하늘향한 사랑의 고백이다.

 온 땅을 새하얗게 덮은 배꽃들/순결한 사랑

 평생/한 번만이라도/하늘 임향해/이런 사랑

 활짝 꽃 피어 본 적 있다면/두 말할 것 없이/그 인생 성공이다.-


원래는 ‘활짝 꽃피어 본 적 없다면, 두 말할 것 없이 그 인생 실패다’였는데, 시적감각을 지닌 어느 분의 충고로 부정적 용어를 긍정적 용어로, 즉 ‘없다면은 있다면’으로, ‘실패는 성공’으로  바꾸니 마음도 힘이 나고 밝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며칠전 제 강론 제목 ‘자유의 여정-평화와 기쁨’이란 글자만 보고 위로 받았다는 분의 말도 생각이 납니다. 시편은 물론 오늘 하까이 예언서의 말씀도 얼마나 긍정적이고 힘이 있는지요. 말도 글도 밝고 긍정적인게 좋습니다. 시편이 만인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도 생명과 빛, 희망에 넘치는 긍정적 용어들로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찬미받으소서’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의 ‘태양의 찬가’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많은 신자들이 애송, 애창하는 ‘태양의 찬가’입니다. 그대로 아름다운 찬미의 고백같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명쾌하고 해박하고 현실적인 책입니다. 생태영성에 깊은 통찰을 제공하는 책입니다. ‘찬미받으소서’ 하느님께 대한 찬미의 고백입니다. 찬미의 기쁨, 찬미의 행복, 찬미의 평화입니다. 


‘찬미의 기쁨’, ‘찬미의 맛’으로 살아가는 ‘찬미의 사람’인 우리 수도자들입니다. 찬미와 감사는 영혼의 양날개입니다. 우리의 공동전례도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로 요약됩니다. 끊임없이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기도가 우리를 위로하고 치유하며 정화하고 성화하며 하느님 중심으로 내외적 일치를 이루어줍니다. 아름다운 삶,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어 줍니다.


오늘은 고백의 중요성에 대해 나눕니다. 사랑하면 저절로 고백으로 표현되기 마련입니다. 하느님께 대한 열렬한 사랑의 표현이, 하느님 은혜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 바로 찬미입니다. 하느님 사랑에서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하느님 찬미가 우리를 더 큰 하느님 사랑으로 이끕니다. 


찬미의 고백이 인생관과 운명을 바꿉니다. 부정적 비관적 인생관을 긍정적 낙관적 인생관으로 바꿉니다. 희망을 절망으로, 어둠을 빛으로, 죽음을 생명으로. 슬픔을 기쁨으로 바꿔줍니다. 바로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님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축일 아침기도때마다 두 번째 나오는 긴 다니엘 찬미가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세 청년이 주님과 함께 바빌론 유배시 활활타오르는 불구덩이 속에서 피조물과 함께 바친 찬미가입니다. 


지옥같은 오늘의 현실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그대로 살기위하여 바쳐야 할 찬미가입니다. 지옥을 천국으로 바꿔주는 찬미기도입니다. ‘살기위하여’ 제가 수년전부터 즐겨 쓰는 절박한 말마디입니다. 왜 매일 강론을 쓰느냐, 왜 매일미사에 성무일도를 바치느냐, 물으면 저는 지체없이 ‘살기위하여’라고 대답합니다. 우리 역시 ‘살기위하여’ 이 미사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찬미의 사랑 고백만 있는 게 아니라 믿음의 고백도 있습니다. 끊임없이 찬미와 감사로 사랑을, 믿음을 고백할 때 사랑도 믿음도 성장하고 성숙합니다. 무디어진 영적감수성도 깨어납니다. 성서의 예언자들처럼 우리 역시 사랑의 신비가, 시인이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주님은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물으며 제자들을 믿음의 고백으로 이끕니다. 


“하느님의 그리스도입니다.”

베드로의 멋진 고백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노파심에서, 사전에 오해를 예방하고자 제자들에게 그리스도의 정체를 명쾌하게 해명해 주십니다. 불편하고 부담스러워도 분명히 알아야할 그리스도의 참 신원입니다. 바로 ‘고난을 겪고,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만에 부활하신’ 죽음과 부활의 파스카의 주 그리스도입니다. 


바로 사도신경은 물론 우리가 매일 봉헌하는 미사가 바로 파스카의 주님께 대한 믿음과 사랑의 고백입니다. 오늘 하까이 예언자의 말씀은 얼마나 고무적인지요. 하까이 예언서의 말씀을 구체적으로 실현시켜주는 것이 바로 고백의 은총입니다.


“그러나 즈루빠벨아, 이제 용기를 내어라. 주님의 말씀이다. 여호차닥의 아들 예수야 대사제야 용기를 내어라. 이 땅의 모든 백성아, 용기를 내어라. 주님의 말씀이다. 내가 너희와 함께 있으니 이 일을 하여라.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이 집을 영광으로 가득 채우리라. 이 집의 새 영광이 이전의 영광보다 크리라. 내가 이곳에 평화를 주리라.”


바로 오늘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온통 생명의 빛과 희망으로 가득한 하까이 예언자의 긍정적이요 고무적인 용어들입니다. 주님이 말씀하셨다 하여 곧장 용기가 나는 것도, 두려움이 사라지는 것도, 평화가 증진되는 것도 아닙니다. 평상시 끊임없이 바치는 찬미와 감사기도를 통한 고백의 생활화, 습관화와 더불어 저절로 사라져가는 두려움과 불안이요, 용기와 평화의 열매입니다. 이 또한 파스카의 주님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께 찬미와 감사로 사랑을 고백하는 우리 모두를 당신 평화와 기쁨으로 가득 채워주십니다.


“주님, 눈이란 눈이 모두 당신을 바라보고, 당신은 제때에 먹을 것을 주시나이다.”(시편145,15).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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