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6.2.19. 사순 제1주간 금요일                                                                    에제18,21-28 마태5,20ㄴ-26


                                                                     마음의 순수純粹

                                                            -사랑, 기도, 회개, 깨어있음-


오늘 말씀 묵상중 떠오른 강론 주제는 마음의 순수입니다. 물론 그 중심에는 회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마태5,8)


바로 마음의 순수는 수도생활의 궁극목표입니다. 하여 모든 수행도 마음의 순수를 목표로 합니다. 같은 ‘깨’자 돌림이라며 ‘깨어있음, 깨끗함, 깨달음’이란 예로 강론했던 적도 생각이 납니다. 사실 깨어있을 때 깨끗한 마음이요, 깨끗한 마음에 뒤따르는 깨달음의 열매들입니다. 누구나 원하는바 깨끗한 마음, 마음의 순수일 것입니다.


얼마전 중동에 진출한 중국의 지도자 시진핑이 아랍지도자들에게 연설중 인용했다는 맹자의 천하대장부라는 글에 공감했습니다. 사실 유럽과 미국의 기독교 세계와 아랍의 이슬람 세계는 여전히 견원지간, 천년의 앙숙입니다. 바로 이 천년의 앙숙 사이에 진출한 야망의 중국이요, 여전히 중국을 반신반의하는 아랍지도자들에 행한 시진핑의 연설중 맹자를 인용한 대목입니다.


"천하의 넓은 집에 거처하고, 천하의 바른 자리에 서며, 천하의 큰 도를 행하여, 뜻을 얻으면 백성과 도를 행하고, 뜻을 얻지 못하면 홀로 그 도를 행한다. 부귀가 마음을 방탕하게 하지 못하고, 빈천이 절개를 변하게 하지 못하며, 위무가 지조를 굽게 하지 못하는 것, 이를 대장부라 이르는 것이다(居天下之廣居, 立天下之正位, 行天下之大道, 得道與民由之, 不得志獨行其道, 富貴不能淫, 貧賤不能移, 威武不能屈, 此之謂大丈夫)." 


얼마나 호쾌하고 자유로운 기상인지요. 천하대장부는 우리 식으로 말해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한결같이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아가는 대자유인을 뜻합니다.


마음의 순수는 타고난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수행의 열매입니다. 마음의 순수는 고정적 실재가 아니라 끊임없는 수행과 함께가는 유동적 실재입니다. 사랑할 때 저절로 기도하게 되고, 기도할 때 회개하게 되고, 회개할 때 치유되고 정화되어 마음의 순수요, 마음이 순수할 때 깨어있게 됩니다. ‘사랑-기도-회개-치유와 정화-순수-깨어있음’이 하나로 연결됨을 봅니다. 회개의 열매가 바로 마음의 순수입니다.


회개를 통해 마음이 순수할 때 주님을 만납니다. 오늘 복음의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여 하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은 마음의 순수뿐입니다. 언행言行은 마음의 표현입니다. 마음이 순수해야 언행 또한 순수합니다. 자기 형제에게 간접적 살인과도 같은 성을 내지도 않을 것이며, ‘바보!’라 하지도 않을 것이며. ‘멍청이!’라고 하며 무시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정말 큰 죄는 타인에 대한 차별과 무시, 경멸입니다. 


또 회개로 마음이 깨끗해진 이들은 원망을 품고 있는 형제가 생각나면 즉시 예물을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그 형제와 화해한 다음 예물을 바칠 것입니다. 마음의 순수에서 샘솟는 용기요, 하여 형제들과의 화해의 소통에 지체하지 않습니다.


마음이 순수한 깨어있는 사람들은 ‘오늘 지금 여기’를 사는 단순한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이 보시는 것도 오늘 지금 여기입니다. 바로 오늘 1독서 에제키엘 예언자를 통해 계시되는 하느님의 마음입니다. 하느님은 과거를 묻지 않습니다. 오직 오늘의 지금 여기의 마음 상태를 보십니다. 


과거에 의인으로 아무리 잘 살았어도 지금 못 살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반면 과거에 악인으로 살았어도 모든 죄를 버리고 돌아서서 공정과 정의를 실천하면, 그는 목숨을 살릴 것입니다. 에제키엘 예언자들 통한 다음 하느님의 말씀을 들어보십시오. 그대로 우리의 회개를 촉구하는 말씀입니다.


“내가 정말 기뻐하는 것이 악인의 죽음이겠느냐? 악인이 자기가 걸어온 길을 버리고 돌아서서 사는 것이 아니겠느냐?”


끊임없는 회개의 삶이 오늘 지금 여기서 순수한 마음으로 올바른 선택을 하게 합니다. 공정과 정의를 실천하며 살게 합니다. 그러니 과거에 아파할 것도, 미래에 두려워할 것도 없습니다. 하느님은 과거를 보지 않고 오늘 지금 여기 우리의 마음을 보십니다. 제가 고백성사 보속 처방전으로 자주 써드리는 이사야서 말씀도 생각납니다.


“지나간 일을 생각하지 마라. 흘러간 일에 마음을 묶어두지 마라. 보아라, 내가 이제 새 일을 시작하였다.”(이사43,18-19ㄱ).


지나간 일들의 아픈 추억들의 유혹에 빠지지 마시기 바랍니다. 오늘 지금 여기를 살아야 과거의 아픔도 치유되며 미래의 두려움도 들어오지 못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회개한 우리를 치유해 주시고 깨끗한 마음을 선물하시어 공정과 정의를 실천하며 살게 하십니다.


“나 주님께 바라네. 내 영혼이 주님께 바라며, 그분 말씀에 희망을 두네. 내 영혼이 주님을 기다리네. 주님께는 자애가 있고, 풍요로운 구원이 있네. 바로 그분이 우리를 모든 죄악에서 구원하시리라.”(시편130,7ㄴㄷ-8참조).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21 사랑은 분별의 잣대 -사랑은 은총, 선택, 공부, 훈련이다-2022.5.19.부활 제5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2.05.19 161
1820 민족 공동체의 화해와 일치를 위하여 -기도, 회개, 용서-2022.6.25.토요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남북통일 기원미사) 프란치스코 2022.06.25 161
1819 하늘 나라 잔치에 초대 받은 삶 -"하느님의 자녀답게!"-2023.10.15.연중 제28주일 프란치스코 2023.10.15 161
1818 주님의 평생 전사 -주님과 함께 영적승리의 삶을 삽시다-2024.1.22.연중 제3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4.01.22 161
1817 주님의 기도 -기본에 충실한 삶-2016.6.16. 연중 제11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6.06.16 162
1816 자유의 여정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2017.4.5. 사순 제5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7.04.05 162
1815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나를 따라라-2017.6.2. 부활 제7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7.06.02 162
1814 참된 겸손의 축복 -참 행복의 길-2017.11.14. 연중 제32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7.11.14 162
1813 기도가 우선이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2018.6.25. 월요일 남북통일 기원미사(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1 프란치스코 2018.06.25 162
1812 하늘 나라의 삶 -사랑, 회개, 순수, 동심童心의 회복-2018.8.18. 연중 제19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8.18 162
1811 주님을 찾는 내적순례여정 -순례자의 삶-2018.1.7. 주일 주님 공현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8.01.07 162
1810 하느님 나라의 삶 -그리스도 안에서 겨자씨같은, 누룩같은 삶-2018.10.30.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8.10.30 162
1809 은총이 가득한 행복한 삶 -정주, 찬미, 순종-2018.12.8.토요일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8.12.08 162
1808 하느님의 자녀답게 사는 길 -원수를 사랑하라-2019.3.16.사순 제1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3.16 162
1807 순교 영성 -기쁨, 희망, 평화-2019.7.5.금요일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순교자(1821-1846) 기념미사 1 프란치스코 2019.07.05 162
1806 주님의 전사戰士 -영적전쟁, 회개, 마음의 순수-2019.10.25.연중 제29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9.10.25 162
1805 어제나 내일이 아닌 오늘! -오늘,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평생처럼-2019.11.20.연중 제33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9.11.20 162
1804 배움의 여정 -예수님을 사랑하여 알아 닮아가는 여정-2020.2.22.토요일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 1 프란치스코 2020.02.22 162
1803 모든 사람을 공경恭敬하라 -주님의 종- 2020.4.6.성주간 월요일 ​​​​​​​ 프란치스코 2020.04.06 162
1802 믿음의 여정 -성소는 은총의 선물이자 과제다-2021.11.30.화요일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1 프란치스코 2021.11.30 162
Board Pagination Prev 1 ...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