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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24. 사순 제2주간 수요일                                                               예레18,18-20 마태20,17-28

    

                                                                  내적 충만充滿의 삶

                                                          -주님은 우리와 함께 계시다-


‘주님은 우리와 함께 계시다.’ 이보다 위로와 격려가 되는 말씀은 없습니다. 참으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말씀입니다. 성서를 보면 ‘두려워하지 마라.’는 주님 말씀 뒤에는 어김없이 ‘내가 너와 함께 있다.’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우리의 주님은 임마누엘, 우리와 함께 계신 하느님이십니다. 마태복음 말미의 말씀도 기억하실 것입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20,20ㄴ).


역사는 반복됩니다. 참 어리석은 무지의 사람들입니다. 인간의 진보는 과연 가능한지 회의감이 들기도 합니다. 도대체 인간의 본질은 예나 이제나 그대로인 것 같습니다. 


지금 강론을 쓰는 2.24일 새벽 2:25분 이 시간에도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는 직권 상정된 테러방지법의 본회에서의 의결을 막기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어제 2,23일 오후부터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또한 반복되고 있는 불행한 역사의 좋은 본보기입니다.


오늘 1독서의 예레미아나 예수님의 처지가 흡사합니다. 두 분 모두 고립무원孤立無援의 처지입니다. 1독서에서에는 예레미아의 네 번째 고백이 나오고 복음에서는 예수님의 세 번째 수난과 부활의 예고가 나옵니다. 그 오랜 세월후에도 예레미아의 외롭고 슬펐던 역사가 예수님을 통해서도 그대로 재현되니 이 또한 반복되는 역사의 좋은 본보기입니다. 


역사를 통해 배우지 못하면 고스란히 반복되는 불행한 역사임은 작금 벌어지는 남북의 일촉즉발, 위기상태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은 19세기의 불행한 역사가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하는데 정말 깨어 기도해야 하는 금년의 사순절입니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떠오른 세가지 생각입니다.


첫째, 예수님과 예레미야가 ‘아, 참으로 외로웠겠다!’는 깨달음입니다.

외로워서 사람이라는 싯귀도 생각이 납니다만 참으로 외로운 사람임을 오늘 말씀을 통해서도 입증됩니다. 두분 다 고립무원의 외로운 처지입니다. 예레미아의 네 번째 고백, 예수님의 세 번째 수난예고 때, 그 외로움은 절정에 달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대부분 제자들과 함께 했지만 당신을 이해했던 제자들은 드물었기에 내적 외로움은 상상을 초월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십시오. 주님의 수난과 부활의 예고후에 곧장 제베대오의 두 아들의 어머니는 자기 아들들의 자리를 청하지 않습니까? 


이어 함께한 제자들도 불쾌한 심사를 드러내니 내심 자리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음을 감지합니다. 제자들과 함께했다지만 철저히 혼자였던 예수님이셨고, 전혀 내색없이 외로움을 묵묵히 감수하심이 깊은 감동입니다. 우리 또한 함께 하는 중에도 때로 묵묵히 견뎌내야 할 인간현실의 외로움은 누구나 공감할 것입니다.


둘째, 두 분 다 ‘아, 자기가 없는 분이네!’하는 깨달음입니다.

놀라운 것은 두 분 다 자기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오로지 하느님과 이웃이 두분 모두의 유일한 관심사였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이기적 자기로 꽉 채워져 있다면 예수님의 내면은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텅 비워진 상태입니다. 


제자들의 반응이나 처지에 서운한 내색없이 제베대오의 두 아들과 그 어머니에게 차분히 대답하시며 제자들에게 훈계 말씀을 주시는 예수님이십니다. 유다 사람들과 예루살렘 주민들의 다음 말을 통해서도 예레미아의 삶이 온통 이들의 구원을 위해 힘썼던, 자기는 전혀 없었던 삶임을 깨닫게 됩니다.


“예레미야, 그자가 없어도 언제든지 사제에게서 가르침을, 현인에게서 조언을, 예언자에게서 말씀을 얻을 수 있다. 어서 그를 치고, 그가 하는 말은 무엇이든 무시해 버리자.”


예레미야의 충고나 조언은 이들을 매우 불편하게 했음이 분명합니다. 예레미야가 자기만 생각하는 약삭빠른 이기주의자였다면 이런 가르침이나 조언으로 불행을 자초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셋째, 두 분 다 ‘아, 하느님으로 꽉 찬 분이네!’하는 깨달음입니다.

외로움에 대한 궁극의 유일한 해결책은 하느님뿐입니다. 예수님이나 예레미야뿐 아니라 믿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됩니다. 자기가 텅 비워진 그 마음안에 하느님의 성령으로 가득 찬 두 분입니다. 예수님의 유언과도 같은 거룩한 당부 말씀이 이를 입증합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세속의 통치자들처럼 자리 다툼하거나 군림하거나 세도를 부리지 말고 철저히 섬김의 삶을 살라고 당부하십니다.


“너희는 그래서는 안된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이가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예수님 또한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신 자신의 신원을 분명히 밝히십니다. 하여 제자들이 당신을 닮아 ‘섬김service과 종servant의 영성’을 살 것을 당부하십니다. 고립무원의 예레미야가 찾은 분도 주님이십니다.


“주님, 제 말을 귀담아 들어 주시고, 제 원수들의 말을 들어 보소서. 제가 당신 앞에 서서 그들을 위해 복을 빌어 주고, 당신의 분노를 그들에게서 돌리려 했던 일을 기억하소서.”


예수님과 예레미야, 두 분 다 외로웠으며 외로움으로 텅비워진 마음은 하느님으로 가득했기에, 주변 상황에 흔들리거나 휘말리지 않고, 하느님 중심 안에 정주하여 내적 충만의 삶을 사셨음을 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 안에서 내적 충만의 삶을 살 수 있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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