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6. 연중 제31주간 월요일                                                                                 로마11,29-36 루카14,12-14



 초월超越과 내재內在의 하느님

-오, 하느님의 풍요와 지혜와 지식의 깊이여!-



오늘 바오로 사도의 하느님 찬미가가 우리의 영적시야를 한껏 넓혀 줍니다. 참으로 자유로움을, 위로와 평화를 맛봅니다. 하느님의 무궁한 깊이와 넓이를 느끼면서 우리의 옹졸하고 편협한 시야를 반성하게 됩니다. 이스라엘의 불순종이 이민족들에게는 구원의 계기가 되고 이민족들의 구원이 장차 이스라엘의 구원이 되어 모두가 구원이라는 놀라운 구원섭리에 감격한 바오로 사도입니다. 


“사실 하느님께서 모든 사람을 불순종 안에 가두신 것은, 모든 사람에게 자비를 베푸시려는 것입니다.”(로마11,32)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자비를 입어 구원되리라는 놀라운 말씀입니다. ‘동방 영성의 탐구’에서 읽은 한 대목도 생각납니다.


“지옥의 고통은 그것의 유일한 목적으로서 영혼의 치유에 있다. 고통은 영원하지 않다. 치유는 불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정화후에 영혼들은 영원으로 들어간다. 어떤 이들은 지상생활 동안 정화에 도달하고 어떤 이들은 내세에 성취된다. 정화와 부활후 인간은 하느님께 돌아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악의 발명자(the inventor of evil)’까지 비슷한 방법으로 치유될 것이다. 하여 모든 것이 원래의 상태로 회복될 때, 온 창조계에서 울려 퍼지는 찬미는 하느님께 들어 높여질 것이다.”


모든 것이 원래 상태로 회복되어 구원이라는 성 그레고리오 동방영성교부의 통찰과 비전은 얼마나 심원하고 은혜로운지요! 자비하신 하느님의 진면목이 약여躍如합니다. 이런 동방 교부 역시 오늘 바오로의 하느님 찬미가에 절대적으로 공감할 것입니다. 두 분 모두 대 신비가이자 대 영성가입니다.


“오! 하느님의 풍요와 지혜와 지식은 정녕 깊습니다. 그분의 판단은 얼마나 알아 헤아리기 어렵고 그분의 길은 얼마나 알아내기 어렵습니까? 누가 주님의 생각을 안 적이 있습니까? 아니면 누가 그분의 조언자가 된 적이 있습니까? 아니면 누가 그분께 무엇을 드린 적이 있어 그분의 보답을 받을 일이 있겠습니까? 과연 만물이 그분에게서 나와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향하여 나아갑니다. 그분께 영원토록 영광이 있기를 빕니다.”


하느님 앞에 우리 사람이 할 일은 깊은 침묵의 흠숭과 찬미뿐임을 깨닫게 됩니다. 하느님 사랑의 찬미와 흠숭을 통해 우리의 내적체험도 날로 깊어지고 내적시야도 날로 넓어질 것입니다. 


만물이 그분에게서 나와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향하여 나아갑니다. 하느님은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시작이자 끝임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모두 예외없이 그분 안에서 숨쉬며 움직이며 살아가다가 그분께 돌아갑니다. 


우리는 여기서 하느님의 두 위대한 특질을 깨닫습니다. ‘초월ranscendence’과 ‘내재mmanence’입니다. 가장 멀리 초월해 계시면서 우리보다 우리 가까이 내재하신 하느님이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언제 어디에나 계십니다. 하여 사막교부들은 하느님이 계신 곳을 찾지 말고 하느님을 찾으라 했습니다.


바로 파스카의 주님이 초월과 내재의 주님이심을 깨닫습니다. 이런 깨달음이 자연스럽게 복음에 대한 답을 줍니다. 사람은 이런 하느님의 초월과 내재의 신비를 깨달아 갈수록 자비로워질 수뿐이 없습니다. 절로 자비로운 주님을 닮아 불쌍한 사람들에게 관심의 초점을 두기 마련입니다. 


친구들이나 형제들, 친척들이나 부유한 이웃을 초대하는 대신 가이없는 연민의 사랑으로 불쌍하고 가난한 이들을 초대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 역시 이런 불쌍한 이들을 초대하라 하십니다.


“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저는 이들, 눈먼 이들을 초대하여라.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네가 보답을 받을 것이다.”


아니 부활할 때의 보답에 앞서 오늘 지금 여기서 이런 불쌍하고 가난한 이들이 대한 초대와 환대 자체가 보답이요 축복입니다. 초월과 내재의 파스카의 주님께서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내적으로 대부분 깃들일 수 있는 품이 없어 외롭고 불쌍한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의 놀라운 풍요와 지혜와 지식을 깨달아 갈 때 우리는 날로 자비로워지고 자유로워져 이런 불쌍한 이웃들이 깃들일 수 있는 주님의 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오! 하느님의 풍요와 지혜와 지식은 정녕 깊습니다. 바로 이 거룩한 성체성사를 통해 은연중 체험하는 진리입니다. 주님은 이 복된 성체성사를 통해 우리 모두 내적시야를 넓혀 당신의 신비가가 되게 하시고 당신을 닮은 환대의 사람으로 변모시켜 주십니다.


“주님께는 자애가 있고 풍요로운 구원이 있네.”(시편130,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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