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17. 토요일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순교자(35-110) 기념일

                                                                                                                                   로마4,13.16-18 루카12.8-12


                                                                                믿음은 무엇인가?

                                                                                 -믿음의 전사戰士-


믿음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합니다. 믿음으로 살아가지 않는다면 무엇으로 살아갈까요? 돈으로, 명예로, 건강으로, 몸으로, 무엇을 넣어도 허전할 것이며 믿음을 대체하지 못할 것입니다. 오늘 기념하는 성 이냐시오 역시 믿음의 용사입니다. 믿음 역시 보고 배웁니다. 사도 요한의 제자가 되어 사도의 믿음을 보고 배웠을 것이며 성인의 믿음은 제자 성 폴리까르보에게 계승되었습니다. 성인이 로마에 압송 도중에 보낸 서간중 다음 대목이 감동입니다.


“나는 모든 교회에 이 편지를 씁니다. 나는 모두에게 간청합니다. 만일 여러분이 방해하지 않는다면 나는 기꺼이 하느님을 위해 죽어갈 것입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다시 간청합니다. 나에게 친절을 베풀지 말아 주십시오. 나를 맹수에 먹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이것이 하느님께 이르는 나의 길입니다. 나는 하느님의 밀알입니다. 나는 맹수의 이빨에 바숴질 것입니다. 그러면 나는 그리스도의 깨끗한 빵이 될 것입니다.”


순교자의 믿음은 이런 것입니다. 말그대로 믿음의 승리입니다. 성인 역시 영원한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의 후손임을 깨닫습니다. 우리의 영원한 믿음의 모델이 바로 아브라함입니다. 바오로의 고백이 감동이요 고무적입니다.


“세상의 상속자가 되리라는 약속은 율법을 통해서가 아니라 믿음으로 얻은 의로움을 통해서 아브라함과 그 후손들인 우리에게 주어졌습니다. 그 약속은 믿음에 따라 이루어지고 은총으로 주어집니다. 아브라함은 우리 모두의 조상입니다. 아브라함은 자기가 믿는 분, 곧 죽은 이들을 다시 살리시고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하도록 불러내시는 하느님 앞에서 우리 모두의 조상이 되었습니다.”


하느님의 자랑이자 우리 모두의 자랑인 믿음의 원조이자 영원한 믿음의 모델이 아브라함입니다. 믿음은 무엇입니까? 참으로 중요한 것이 평생 탐구 대상인 믿음입니다.


첫째. 믿음은 기도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면 저절로 기도합니다. 기도와 더불어 선사되는 믿음입니다. 하느님과의 소통인 기도가 우리를 살게 하는 힘입니다. 어제 어느 자매님과의 통화 내용도 감동이었습니다. 기도의 힘이, 믿음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하나뿐인 자식이 죽었다 살아난 것입니다.


“오분만 늦었어도 죽었다 합니다. 연락을 받고 달려온 소방관에 의해 목매달아 죽어가는 아들을 살려냈습니다.”


결혼식 날짜까지 잡아놨는데 신부측 부모의 반대로 혼인이 좌절되자 자살을 택한 아들이 자살 시도 직전에 연인에게 음성메시를 보냈다 합니다. 내 부모가 내 소재를 모르니 연락해 달라는 음성메시지 였고, 천우신조天佑神助라 음성메시지를 받자마자 연인은 119에 신고했고 병원에 입원한 후 곧 퇴원했다 합니다. 혼인을 반대하던 연인의 부모도 혼인을 허락하여 예정대로 혼인식을 거행하게 되었다는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어머니의 기도가, 믿음이 아들을 살린 것입니다.


둘째, 믿음은 용기입니다.

믿음에서 샘솟는 용기요 지혜입니다. 믿음의 사람들은 결코 비굴하거나 비겁하지 않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주님을 안다고 증언하고 주님 역시 하느님의 천사들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합니다. 믿음보다 든든한 빽은 없습니다. 하여 끊임없이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고백의 공동전례기도가 얼마나 고마운지 깨닫습니다.


“내 하느님, 주님, 기리오리다. 영원토록 찬양하리이다. 날이면 날마다 당신을 찬양하고, 당신 이름 영원토록 찬양하리이다. 당신께 비옵는 누구에게나 주님은 가까이 계시나이다.”


마음에 와 닿은 어제 저녁성무일도 중 시편구절입니다. 이런 찬미와 감사의 고백이 샘솟는 용기와 힘의 샘이며 주님을 용감히 증언하는 '증언의 사람'으로 만듭니다.


셋째. 믿음은 개방입니다.

하느님향해 활짝 마음을 여는 것이 믿음입니다. 완고하게 마음을 닫아 걸 때 지옥입니다. 스스로 자초한 지옥입니다. 성령을 모독하는 자가 상징하는 바, 바로 이런 사람입니다.


“그러나 성령을 모독하는 말을 하는 자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끝까지 문을 닫아 걸고 반발하는 이들이 바로 성령을 모독하는 사람입니다. 하느님이 아무리 도와주고 싶어도 이렇게 절망 중에 문을 닫아 걸고 반발하는 이는 하느님도 어쩌지 못합니다. 희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희망한 개방의 사람, 아브라함의 모습이 감동입니다.


“그는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 ‘너의 후손들이 저렇게 많아질 것이다.’하신 말씀에 따라 많은 민족의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넷째, 믿음은 평화입니다.

주님은 어제 복음에서 ‘두려워하지 마라.’ 하셨고 오늘은 ‘걱정하지 마라’ 하십니다. 아무리 위험해도 성령께서 도와 주신다는 것입니다. 성령께서 주시는 평화의 선물이요 타개의 지혜입니다. 평화의 빛이 두려움과 걱정의 어둠을 몰아 냅니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주는 것이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르다.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마라.”


제가 면담고백성사 때 보속으로 가장 많이 주는 말씀의 처방전입니다. 믿음의 선물이, 아무도 앗아갈 수 없는 내적평화와 안정입니다.


사랑뿐 아니라 우리는 믿음의 여정에서도 영원한 초보자입니다. 주님께 청할 것은 오직 믿음의 은총뿐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의 부족한 믿음을 도와주시어 '믿음의 전사'로 각자 삶의 자리로 파견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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