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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3. 연중 제29주간 금요일                                                                                          로마7,18-25ㄱ 루카12,54-59


                                                                                 기도와 회개


놀라운 기적입니다. 기도의 힘입니다. 기도로 시작하여 기도로, 하느님으로 시작하여 하느님으로 끝나는 수도원의 하루 일과입니다. 알렐루야, 찬미로 시작하여 아멘, 감사로 끝나는 수도원의 삶입니다. 바로 여기 삶의 중심이 있고 질서가 있습니다. 정중동의 역동적 삶이요 행복과 기쁨의 삶입니다.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은 기도안에 있습니다. 기도할 때 하느님을 알고 나도 아는 회개입니다. 기도할 때 자기발견의 겸손과 지혜입니다. 예수님의 설교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회개하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입니다. 


무엇이 수도원의 놀라운 기적입니까? 어제로서 그 큰 배밭의 수확이 끝났습니다. 오늘 새벽 산책중 수확이 끝난 텅 빈 배밭을 보며 삶은 기적임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저절로 감사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기도의 힘이, 하느님의 도우심이 성공적인 수확의 기쁨과 행복을 맛보게 했습니다. 기도의 힘으로 배밭농사에 최선을 다한 농장수사님들이었고 무수한 봉사자들이 힘을 모아줬습니다. 하여 어느 해보다 풍성한 수확의 가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기도하여 사람입니다. 기도와 삶은 하나입니다. 기도없는 삶은, 기도없는 사람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애당초 두 손들어 하늘보고 기도하라 직립인간으로 지음 받은 사람입니다. 하늘보고 땅보고, 기도하고 일하라고 직립인간입니다. 


끊임없는 기도만이 살 길이요 사람이 되는 길입니다. 기도에 따라 저절로 회개요, 회개에 따른 축복의 열매들입니다. 회개의 열매는 무엇입니까? 오늘 독서와 복음 말씀에서 저는 셋을 찾아 냈습니다.


첫째, 시대의 징표를 깨닫습니다

바로 이것이 첫째 회개의 열매입니다. 시대를 보는 눈을 갖습니다. 아무리 많은 정보를 수합해도 보는 눈이 없으면 쓸모 없습니다. 지식을 지혜로 전환시키는 것이 회개의 은총입니다. 회개로 눈이 열릴 때 시대의 징표도, 삶의 의미도 깨닫습니다. 결국 오늘 말씀도 회개를 촉구하는 말씀입니다.


“위선자들아,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너희는 왜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느냐?”


그대로 오늘의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회개해야 눈이 열려 시대의 징표를 깨닫습니다.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끊임없는 기도를 통한 회개의 삶이 얼마나 절대적인 해결책인지 깨닫습니다.


둘째, 분별력의 지혜를 선물로 받습니다.

바로 이것이 두 번째 회개의 열매입니다. 겸손뿐 아니라 분별력 역시 모든 덕의 어머니입니다. 사실 이 둘은 하나입니다. 겸손에서 나오는 분별의 지혜이기 때문입니다. 진정 겸손한 자들이 지혜로운 자들입니다. 


“너를 고소한 자와 함께 재판관에게 갈 때, 도중에 그와 합의를 보도록 힘써라.”


아, 바로 이것이 지혜입니다. 쉽게 해결할 일을 어리석게 확대시키지 말고, 불필요한 일에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지 말고 속히 해결하라는 것입니다. 도처에 널린 지뢰밭 같은 우리의 삶이요 유혹의 덫입니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네가 마지막 한 닢까지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


우왕좌왕, 좌충우돌, 분별력의 결핍으로 인해 겪는 손실이 참으로 큽니다. 그 누구의 탓도 아닌 분별력의 결핍으로 자초한 화입니다.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고소, 고발은 얼마나 많은지요. 결과는 상생(win-win)이 아니라 상호파괴입니다. 제자리에서 제정신으로 제대로 살아가는 이들을 발견하기가 참으로 힘든 세상입니다. 끊임없는 기도를 통한 회개의 삶이 참으로 절실합니다.


셋째, 인성의 변화입니다.

바로 이것이 세 번째 회개의 열매입니다. 놀라운 기적입니다. 유전자의 숙명론에서 해방이 가능하다는 복음입니다. 놀라운 기적이요 희망입니다. 끊임없는 회개의 은총에 의한 내외적 환경의 변화, 유전자의 긍정적 변화입니다. 


제가 볼 때, 아니 객관적으로 볼 때도 바오로 사도나 아오스팅 성인, 예로니모 성인은 썩 좋은 인성의 소유자로 볼 수는 없는 성인들입니다. 놀라운 것은 하느님 향한 성인들의 열렬한 사랑입니다. 바로 이 끝없는 열정이 하느님의 은총을 작동시켜 성인들로 변화시켰음이 분명합니다. 오늘 로마서에서 바오로의 자기반성과 성찰은 얼마나 치열한지요. 


“내 지체 안에는 다른 법이 있어 내 이성의 법과 대결하고 있음을 나는 봅니다. 그 다른 법이 나를 내 지체 안에 있는 죄의 법에 사로잡히게 합니다. 나는 과연 비참한 인간입니다. 누가 이 죽음에 빠진 몸에서 나를 구해 줄 있습니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나를 구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자기와의 싸움에서 승리한 바오로의 감사의 고백이 감동적입니다. 양면성을 지닌 내적 모순의 인간입니다. 정도의 차이일뿐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실존적 체험입니다. 그렇게 좋은 인성의 사람이 아니라는 철저한 자각의 겸손에서 시작되는 은총의 활동입니다. 참으로 끊임없는 기도를 통한 회개의 삶이 얼마나 절대적인지 깨닫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시대의 징표를 헤아릴 수 있는 눈과 더불어 분별력의 지혜를 선사하시며 우리 인성人性을 당신 신성神性으로 점차 변화시켜 주십니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맛보고 깨달아라. 행복하여라. 주님께 바라는 사람!”(시편34,9).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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