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4.22. 부활 제4주간 금요일                                                                       사도13,26-33 요한14,1-6


                                                                    믿음은 주님과의 관계다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주님-


믿음은 생명이요 빛입니다. 믿음으로 살아가는 분들은 주님의 생명과 빛으로 살아가는 이들입니다. 이런 믿음은 순전히 주님과의 관계입니다. 우리의 근원적 두려움과 불안에 대한 유일한 대안도 믿음뿐입니다. 주님과 깊은 믿음의 관계만이 내면의 두려움과 불안을 몰아냅니다. 마치 빛 앞에 흔적없이 사라지는 어둠이듯이, 믿음의 빛 앞에 흔적없이 사라지는 두려움과 불안의 어둠입니다.


요즘 계속되는 부활축제입니다. 봄꽃들의 찬란한 축제에 이어 신록의 생명으로 빛나는 축제입니다. 어제는 비내린 오후의 풍경이 너무 신비롭고 아름다워 ‘하늘-산-길’이 한 눈에 들어오는 카톡 사진을 찍어 ‘평화’라는 제목으로 많은 지인들에게 선물했습니다. 


이런 평화 역시 주님의 선물입니다. 주님 주시는 평화의 축복이 우리의 믿음을 북돋아 줍니다. 주님과 믿음의 관계를 깊이해 줍니다. ‘하늘과 산’은 제가 좋아하는 주제이자 요셉수도원의 로고도 수도원 배경의 산과 하늘로 이루어졌습니다. 믿음은 주님과의 관계요 다음 ‘하늘과 산’의 시가 그 관계를 잘 드러냅니다.


-하늘 있어/산이 좋고

 산 있어/하늘이 좋다

 하늘은/산에 신비를 더하고

 산은/하늘에 깊이를 더한다

 이런 사이가/되고 싶다

 이런 사랑을/하고 싶다-


수차례 강론에 인용된 자작自作 애송시愛誦詩입니다. 저에겐 신구약성경에 이어 두 번째의 성경이 자연이요 자연성경을 렉시오디비나 한 결과가 ‘하늘과 산’이라는 시입니다. 산은 우리 믿는 이를, 하늘은 우리의 영원한 배경이신 주님을 상징합니다. 바로 배경이신 주님과의 관계가 믿음입니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불안과 두려움에 마음 산란한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우리의 영원한 배경이신 주님과의 관계를 깊이하라는 말씀입니다. 주님과 깊어지는 믿음의 관계만이 우리를 내적으로 평화롭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누구십니까? 주님과의 관계가 깊어진다는 것은 무슨 뜻이겠습니까? 바로 다음 주님의 말씀이 그 답을 줍니다.


-예수님께서 토마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요한복음을 요약한 절정絶頂의 말씀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에겐 영원불변의 진리입니다. 아버지께 이르는 유일한 생명의 길, 진리의 길은 예수님뿐입니다. 하느님의 생명이, 하느님의 진리가 길이신 예수님을 통해 환히 계시되고 있습니다. 길이신 주님에게서 벗어나 미아迷兒인생이요, 진리이신 주님에게서 벗어나 거짓과 위선僞善의 삶이요, 생명이신 주님에게서 벗어났기에 죽음과 같은 절망의 삶입니다.


주님과 믿음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우리의 삶 역시 주님의 길이, 진리가, 생명이 되어갑니다. 그대로 주님의 길을, 진리를, 생명을 투명히 반영하는 삶이 됩니다. 이런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주님을 영원한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은 얼마나 큰 축복인지요. 필생의 과제가 이런 주님과 믿음의 관계를 깊이하는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무거워지기는 쉽고 가벼워지기는 쉽습니다. 사탄은 중력에 의해 추락했습니다. 주님과 믿음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가벼워지는 삶입니다. 죄의 중력에서 서서히 벗어나기 때문입니다. 죄의 중력重力보다 더 강한 것이 하느님의 힘(神力), 믿음의 힘(信力)입니다. 사도행전의 바오로의 모습은 얼마나 경쾌하고 역동적인지요. 바로 주님과 일치된 깊은 믿음을 반영합니다. 그대로 오늘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처럼 들립니다.


“형제 여러분, 아브라함의 후손 여러분, 그리고 하느님을 경외하는 여러분, 이 구원의 말씀이 바로 우리에게 파견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일으키셨습니다. 그래서 이제 우리는 여러분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이는 시편 제 2편에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너는 내 아들, 내가 오늘 너를 낳았노라.’”


우리의 영원한 배경이신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당신 안에서 새롭게 태어난 우리 모두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너는 내 아들(딸), 내가 오늘 너를 낳았노라.”(시편2,7참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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