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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6.연중 제1주간 목요일                                                        사무상4,1ㄴ-11 마르1,40-45

 

 

 

내 탓이지 하느님 탓이 아니다

-매사 최선을 다하라-

 

 

 

참으로 믿는 이들에게 어울지지 않는 일이 원망, 절망, 실망의 삼망입니다. 몰라서, 무지로 인해 삼망이지 정말 하느님을 알고 자기를 안다면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일 것입니다. 참으로 탓할 것은 하느님이 아니라 나임을 깨닫습니다. 답은 매사 최선을 다하라는 것입니다.

 

이런저런 예들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가르쳐 주는 가장 놀라운 교훈중 하나는 삶은 불치병을 진단받는 순간 끝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놀라운 교훈은 ‘모든 날들을 최대한으로 살라는 것’입니다. 로스가 제자 데이비드 케슬러와 함께 쓴 마지막 저작 <인생수업> 마지막 장은 ‘살고, 사랑하며, 웃으라’의 한 구절입니다.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세종을 두 번 연기한 명배우 한석규의 고백에 공감했습니다. “10대, 20대는 연기는 내가 아닌 남을 표현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40대가 되어, 나를 벗어난 연기는 불가능하다. 나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게 연기임을 알게 됐다. 나를 정확하게 알아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참으로 겸손한 통찰입니다. 바로 자기를 아는 것이 지혜와 겸손임을 깨닫습니다. 가장 쉬운 것이 남 판단하는 것이요 가장 힘든 것이 자기를 아는 일이라 합니다. 이런면에서 진인사 대천명, 최선을 다하고 하느님의 처분을 기다리는 겸허한 자세야 말로 믿는 이들의 마땅한 자세라 할 수 있습니다. 아주 오래 전에 써놨던 ‘자리 탓하지 말자“라는 시도 생각납니다.

 

-“자리 탓하지 말자

그 어디든 뿌리 내리면

거기가 자리다

하늘만 볼 수 있으면 된다

 

회색빛 죽음의 벽돌들

그 좁은 틈바구니

집요히 뿌리내린 

연보랏빛 제비꽃들!

 

눈물겹도록 고맙다 죽음보다 강한 생명이구나

절망은 없다”-2001.4.18

 

역시 아주 예전 성전 입구, 참 많이도 굽은 소나무를 보며 써놓은 “하늘길”이란 시도 나누고 싶습니다.

 

-“참 많이도 굽었다

하늘 빛 찾아 가는 길

순탄대로 곧은 길만은 아니다

 

첩첩의 장애물 나무들 옆

좁은 틈바구니

하늘빛 찾아

이리저리 빠져나가다 보니

참 많이도 굽었다

 

조금도 부끄러울 것 없다

거룩한 아름다움이다

살아있음이 찬미와 감사다

 

하늘빛 가득 담은

소나무야!”-2001.4.18

 

당시의 이 두 시를 썼을 때의 감동이 지금도 새롭습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나병환자의 처지가 그러합니다. 참으로 믿는 이들의 모범이 나병환자입니다. 결코 절망함이 없이 끝까지 주님을 찾았고 마침내 주님을 만났습니다.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하루하루 살았음이 분명합니다. 참 스승인 예수님을 만나자 무릎을 꿇고 간청하는 나병환자입니다.

 

“스승님,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가엾은 마음이 드셔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말씀하시니 쾌유의 은총입니다. 진인사대천명에 대한 응답입니다. 나병환자의 간절하고 진실한 노력과 간청에 대한 ‘1.가엾이 여기는 마음, 2.사랑의 스킨쉽, 3.권능의 말씀’이란 구원의 삼박자로 응답하시니 말 그대로 쾌유의 기적입니다.

 

새삼 탓할 것은 주님이 아니라 내 간절하고 절실한 믿음과 노력 부족임을 깨닫습니다. 치유받은 나병환자는 이 이야기를 널리 퍼뜨리기 시작했으니 바로 복음 선포자가 된 것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만날 때 결정적 운명의 변화임을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더 이상 드러나게 고을로 들어가지 못하시고, 바깥 외딴곳에 머무르셨으나 사람들은 사방에서 그분께 모여듭니다. 중심부가 아닌 변방이, 바로 눈에 뜨이지 않는 보잘 것 없는 삶의 자리에 주님이 계시니 새삼 어디나 세상의 중심부가 됨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자리 탓할 것 없습니다. 어디나 하느님은 계시고 하느님이 계신 곳이 바로 중심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찾을 것은 하느님이지, 하느님이 계신 곳이 아닙니다. 한 두 번이 아니라 매일 평생 끊임없이 하느님을 찾는 일이 우리 모두의 유일한 수행입니다.

 

오늘 제1독서 사무엘상권의 이스라엘이 필리스티아인들에게 계약궤를 빼앗기고 크게 패한 일도 우리에겐 큰 가르침이 됩니다. 주님의 계약궤가 승리의 보장이 되지 못했습니다. 당사자가 최선을, 진실을 다하지 못했을 때 간절함이 없을 때 하느님께서도 돕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하느님께서 도와주고 싶어도, 도울수도 없고 도와서도 안되고 도와줄 수도 없는 것입니다. 필시 주님을 믿고 최선을 다하지 않은 자만이 있을 수 있고, 무엇보다 엘리의 불충한 두 아들 탓도 결정적임을 봅니다(사무상3,12-14). 마지막 구절이 이를 입증합니다.

 

“하느님의 궤도 빼앗기고 엘리의 두 아들 호프니와 피느하스도 죽었다.”(사무상4,11)

 

하느님 앞에는 일체의 기득권도 소용없음을 봅니다. 참으로 통절한 회개와 성찰을 요하는 비참한 결과의 이스라엘입니다. 하느님 탓이 아니라 진실眞實히 절실切實히 최선을 다하지 못한 이스라엘 탓입니다. 100% 하느님 손에 달린 듯이 기도하고 100% 내 손에 달린 듯이 최선의 노력과 진실을 다하라는 충고도 생각이 납니다.

 

새삼 탓할 것은 이스라엘이지 하느님이 아님을 봅니다. 탓할 것은 하느님이 아니라 나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가 할 일은 오직 진인사대천명, 매사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하느님께 맡기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겸손한 믿음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나병환자를 고쳐 주신 똑같은 주님께서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의 영육의 질병을 치유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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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0.01.16 10:51
    사랑하는 주님, 부족한 저희가 항구한 주님 믿음으로 세상 모든것에 최선을 다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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