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12. 연중 제27주간 목요일                                                                        말라3,13-20ㄴ 루카11,5-13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

-참 영적탄력 좋은 삶을 위해서-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자 기도의 계절입니다. 어제에 이어 계속되는 기도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사람이 문제라면 하느님은 답입니다. 참으로 나를 알기위해 참 사람이 되기위해 하느님과의 한결같은 기도의 소통은 필수입니다. 오늘 루카복음은 ‘끊임없이 간청하여라’, “청하여라, 찾아라, 문을 두드려라’ 두 단락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간절하고 항구한, 끊임없고 한결같은 기도와 믿음, 삶의 자세를 말해 줍니다.


수도원을 찾는 이들을 통해 자주 ‘여전如前하십니다’, ‘여여如如하십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습니다. 모두 한결같다는 뜻입니다. 우리 분도수도자들의 정주서원이 지향하는 바 역시 주님 안에서 한결같은 삶입니다. 


제 자작 좌우명 애송시 ‘하루하루살았습니다’ 또한 이런 간절하고 항구한 정주의 삶에 대한 소망을 담고 있으며, 여기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끊임없이’입니다. 이렇게 ‘끊임없이’ 기도하지 않으면, 노력하지 않으면 정주의 삶은 안주의 삶으로 전락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 수도형제들은 모두 ‘땅에 붙어 하늘을 향해’ 이런 정주의 삶을 살아갑니다. 


복음에서 예수님 친히 강조의 말씀을 하실 때는 확신이 넘치는 어조인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라 하십니다. 이런 말씀은 곧이 곧대로 마음에 새겨 실천해야 합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 사람이 벗이라는 이유 때문에 일어나서 빵을 주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그가 줄곧 졸라대면 마침내 일어나서 그에게 필요한 만큼 다 줄 것이다.”(루카11,8).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은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루카11,9-10).


바로 참 수행자, 참 구도자의 삶의 자세입니다. 이처럼 간절하고 항구한 자세로, 끊임없이 한결같이 기도하고 믿고 살라는 것입니다. 칠전발기, 백절불굴의 자세입니다. 이런 삶앞에 불가능은 없습니다. 저는 일컬어 ‘탄력좋은 삶’이라 일컫습니다. 누르면 곧장 튀어나오는 용수철처럼 좌절함이나 절망함이 없이 ‘넘어지면 곧장 일어나 다시 시도하는 삶’의 자세를 뜻합니다.


우리 가운데 어느 아버지가 아들이 생선을 청하는데, 생선 대신에 뱀을 주겠으며, 달걀을 청하는데 전갈을 주겠습니까? 우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얼마나 성령을 잘 주시겠는지요?


내 ‘원하는 것’을 청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것’을 청하는 것입니다. 꼭 필요한 하나 성령을 청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자녀로 잘 사는 것을 청하는 것입니다. 성인이 되게 해달라 청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대로 잘 살게 해달라 청하는 것입니다. 이런 무사無邪한 청정욕淸淨慾은 얼마든 좋습니다. 바로 성령을 청해 받을 때 이 모두가 일거에 해결됩니다. 


성령 따라 살 때, 하느님의 뜻대로 사는 하느님의 자녀가, 성인이 되는 것입니다. 아버지를 닮아 감으로 점차 예수님처럼 될 것입니다. 사실 이것은 믿는 이들의 궁극 목표입니다. 탓할 것은 하느님이 아니라 우리의 삶의 자세입니다. 


제1독서 말라기의 문제도 저절로 해결됩니다. 다음같은 무엄한, 무례한 말은 그대로 기도부족을, 믿음부족을, 하느님께 대한 절대적 신뢰부족을 반영합니다.


“하느님을 섬기는 것은 헛된 일이다. 만군의 주님의 명령을 지킨다고, 그분 앞에서 슬프게 걷는다고 무슨 이득이 있느냐? 오히려 거만한 자들이 행복하다고 말해야 한다. 악을 저지르는 자들이 번성하고, 하느님을 시험하고도 화를 입지 않는다.”


기도하지 않을 때, 믿음이 없을 때 스며드는 참 그럴듯한 유혹입니다. 참 짧은 생각입니다. 끝까지 간절하고 항구히 기도하고 믿고 살아가는 자가 궁극의 승리자가 됩니다. 주님을 경외하며 한결같이 이런 삶을 사는 이들에 대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주님을 경외하며 그의 이름을 존중하는 이들이 주님 앞에서 비망록에 쓰였다. 그들은 나의 것이 되리라. 내가 나서는 날에 그들은 나의 소유가 되리라. 부모가 자기들을 섬기는 자식을 아끼듯, 나도 그들을 아끼리라.”


하느님 친히 우리의 보답이 되신다는 말씀이니 이보다 더 큰 자산이 어디 있겠습니까? 말라키 예언자의 말씀이 구구절절 마음에 와닿습니다. 더욱 성령에 따라 한결같이 주님을 경외하며 살도록 우리를 분발케 하는 충격요법의 말씀입니다. 만군의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보라, 화덕처럼 불붙는 날이 온다. 거만한 자들과 악을 저지르는 자들은 모두 검불이 되리니, 다가오는 그날이 그들을 불살라 버리리라. 그날은 그들에게 뿌리도 가지도 남겨 두지 않으리라. 그러나 나의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의로움의 태양이 날개에 치유를 싣고 떠오르리라.”


성경의 말씀을 약화시켜선 안됩니다. 언젠가 그날이 아니라 바로 오늘이 그날이라 생각하며 종말론적 삶을 살아야 합니다. 참으로 견딜수 없는 검불같은 가벼운 존재들은 바로 외화내빈外華內貧, 겉은 화려하나 속은 텅 빈 거만한 자들, 악을 저지르는 자들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이 ‘그래도’ 섬입니다. 다음과 같은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섬에서 살아야 참 좋은 탄력좋은 삶,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와 믿음의 삶입니다. 고백성사 보속때 참 많이도 써드리는 말씀의 처방전입니다.


“항상 기뻐하십시오. 늘 기도하십시오.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서 여러분에게 보여주신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5,16-18).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주님을 경외하며 이렇게 끊임없이, 한결같이 살아야 궁극의 승리자가 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이렇게 살 수 있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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