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9.20. 화요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지혜3,1-9 로마8,31ㄴ-39 루카9,23-26


                                                          어떻게 예수님을 따라야 합니까?

                                                                      -순교적 삶-


오늘은 9월 순교자성월의 절정의 날인, 우리의 영원한 자랑이신 ‘한국의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입니다. 순교성인들의 삶은 언제 들어도 늘 감동입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순교성지들을 순례하며 삶의 위로와 평화, 용기를 얻는지요. 방금 부른 손상오 신부님 작곡의 화답송 후렴 역시 순교적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위로와 희망을 줍니다.


“눈물로 씨뿌리던 사람들이- 기쁨으로 곡식단 거두리-다.”(시편126,5).


오늘, 아니 평생 끊임없이 짧은 기도로 바치고 싶은 참 은혜로운 시편구절입니다. 시편말씀 그대로 이루어져 우리 모두 기쁨으로 곡식단 거두듯 찬미와 감사 가득한 분위기에서 하느님께 거룩한 순교자 대축일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앞서의 입당성가 289장 최민순 작사, 이문근 작곡의 ‘병인순교자 노래 4절까지 역시 감동입니다. 어느 한 절 생략할 수 없고 4절까지 다 불러야 한다는 마르꼬 수사님의 말에 공감합니다. 우선 감동적인 1절과 4절만 다시 인용합니다.


-피어라 순교자의 꽃들아 무궁화야/부르자 알렐루야 서럽던 이강산아

 한목숨 내어던진 신앙의 용사들이/끝없는 영광속에 하늘에 살아있다


 척화비 파묻히고 승리가 우뚝한날/예수님 그진리를 피로써 알았노라

 후손된 우리들도 진리의 사도되어/죽도록 겨레에게 전하게 하옵소서.-


존경하올 최민순 신부님과 이문근 신부님의 순교영성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불멸不滅, 불후不朽의 성가입니다. 조선시대 말 암흑暗黑의 분위기와 순교자들의 놀라운 활약상이 그림보듯 환하게 드러낸 4절까지의 가사입니다. 칠흑漆黑같은 어둠 속에 한줄기 ‘그리스도의 빛’을 발견하여 목숨을 내어놓고 그 빛을 따라 순교의 길을 가신 위대한 우리 순교성인들입니다.


순교자들의 피는 교회의 씨앗입니다. 이런 교회 역사상 유례없는 대한민국 순교의 역사가 있어서 오느날과 같은 가톨릭 교회의 융성입니다. 대부분 한국교회가 이동경축으로 지난 주일에 대축일을 지냈지만 우리는 교회전례력대로 9월 20일 봉헌하니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세계 모든 가톨릭 교회가 똑같이 오늘 이날에 한국순교성인들의 기념미사를 봉헌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9월20일의 감격을 못 있는 것은 2003년 미국 미네소타주에 소재한 세계에서 가장 큰 성 요한 분도수도원에서의 이 날 아침 전례입니다. 성무일도 독서기도시 2독서때 읽어준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의 편지, 그리고 미사가 끝난 후로 많은 분들로부터 받은 축하인사의 추억은 길이 잊지 못할 것입니다. 이때처럼 우리 한국순교성인들이 자랑스러웠던 적은 없었습니다. 세계 가톨릭 공용 매일미사책 영어로 소개된 내용을 그대로 번역해 나눕니다.


-오늘의 축일은 한국의 103위 순교자들을 기린다. 이분들은 19세기 수차의 박해 중에 주님께 자신의 생명을 바친 분들이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는 한국의 첫 사제였고, 성 정하상 바오로는 평신도 선교사였다. 세분 주교와 일곱분 사제외에 순교자들은 모든 연령층의 영웅적 평신도들을 망라한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한국 방문시 1984년 그들을 시성하였다.-


1791년 신해박해로 시작으로 1866년 병인박해에 이르기까지 100년 남짓한 동안 무려 일만명이상이 순교하셨습니다. 먼 지난 날의 일같지만 고작 150년전 이 땅의 현실이었습니다. 2004년 로마에서 분도수도자들 모임시 이런 이야기를 했을 때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고 의아해 하던 호주 수녀의 반응도 잊지 못합니다. 가톨릭 교회 역사상 전무후무한 18-19세기에 걸친 만여명 이상의 순교자들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어 하는 표정이었습니다.


이제 순교자들이 이루지 못한 과업은 오늘의 우리에게 과제로 부과되었습니다. 순교자들은 ‘기념하라’ 있는 것이 아니라 ‘따르라’ 있는 것입니다. 미사경문을 보니 순교자들의 등급은 바로 사도들 다음이었습니다. 


‘그리스도 몸소 저희를 영원한 제물로 완성하시어 아버지께서 뽑으신 이들, 특히 하느님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와 그의 배필이신 성 요셉과 복된 사도들과 영광스러운 순교자들과’에 이어지는 모든 성인들이었습니다. 순교자들은 그 거룩한 죽음 자체가 하느님 사랑의 가장 확실한 증거이기에 이런저런 증거없이 직천당에 시성됨을 깨닫습니다.


그렇습니다. 기념하고 기억할뿐만 아니라 '따르라'고 있는 순교성인입니다. 하여 제목은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대신 구체적으로 ‘어떻게 예수님을 따라야 합니까?’로 정했습니다. 바로 오늘 복음이 답을 줍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예외없이 모두에 해당되는 만고불변의 영원한 진리입니다. 사람이 되는 구원의 길은 이 길 하나뿐입니다. 날마다 죽는 날까지 자신을 버리고 제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순교적 삶이 우리가 살아야 할 유일한 영생에 이르는 구원의 삶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항구히 충실히 살 수 있겠습니까? 


바오로 사도가 답을 줍니다. 그리스도를 통해 나타난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할 때, 비로소 지혜서의 의인이 지니는 내적평화와 ‘불사不死의 희망’이요, 주님을 항구히, 충실히, 기꺼이 따르는 십자가의 길임을 깨닫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은 늘 들어도 감격이요 백절불굴의 힘을 줍니다.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칼입니까?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 주시는 분의 도움에 힘입어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도 남습니다.”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 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예수님으로부터, 순교성인들로부터 순교영성의 DNA를 받았기에 모두 순교적 삶에 항구할 수 있습니다. 순교영성의 원천은 바로 이 거룩한 파스카 미사성제임을 깨닫습니다. 파스카의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날마다 자신을 버리고 제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항구히, 충실히 따르는 순교적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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