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8.7.20. 연중 제15주간 금요일                                                               이사38,1-6.21-22 7-8 마태12,1-8



분별의 잣대는 사랑

-사랑이 답이다-



분별의 잣대는 사랑입니다. 사랑은 율법의 완성입니다. 사랑이 답입니다. 오늘 강론 제목입니다. 요즘 계속되는 무더위가 한창입니다. 이런 무더위중에도 곳곳에서 산책중 발견되는 말없이 피어나는 나리꽃, 백합꽃, 능소화꽃, 달맞이꽃, 메꽃 등 이런저런 꽃들이 참 아름답고 청초해 보입니다. 이렇듯 하느님의 사랑은 세상 곳곳에서 아름다움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어제 써놓은 짧은 자작시도 생각납니다.


-어디에나/때되면/피어나는 꽃들

 “참되다/좋다/아름답다

 말그대로 진선미眞善美다”

 더/무엇을/바라겠는가

 임이/봐주시고/알아주시는 데-


흡사 누가 알아주든 말든 하느님이 봐주시고 알아주시기에 자기 일에 충실한 성인들에 대한 묘사같습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 이사야서의 히즈기야 임금의 경우가 이와 일치합니다. 하느님 중심의 일편단심一片丹心의 사랑의 삶이 감동적입니다. 중병의 치유가 아닌 살아 온 삶을 봐주십사 하느님께 기도합니다.


“아, 주님, 제가 당신 앞에서 성실하고 온전한 마음으로 걸어왔고, 당신 보시기에 좋은 일을 해 온 것을 기억해 주십시오.”


히즈키야는 하느님 앞에 얼마나 당당하고 의연한 삶을 살아왔는지요. 온전히 하느님 처분에 맡기는 히즈키야의 신뢰의 사랑이 부럽습니다. 임종 전 이렇게 고백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하겠는지요. 두려움 없이 모두를 하느님께 맡기고 선종의 죽음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하느님 중심의 사랑의 삶을 살아갈 때, 깊은 평화와 안정은 물론 분별의 지혜도 선사받습니다. 하느님은 이사야를 통해 즉시 응답하십니다.


“나는 네 기도를 들었고 네 눈물을 보았다. 자, 내가 너의 수명에다 열다섯해를 더해 주겠다. 그리고 아시리아 임금의 손아귀에서 너와 이 도성을 구해 내고 이 도성을 보호해 주겠다.”


오늘로서 제1독서 이사야서는 끝납니다만, 마지막으로 히즈키야 임금이 아름답게 대미를 장식합니다. 오늘 독서에서는 생략됐지만 즉시 이어지는 하즈키야의 하느님 찬미가(이사38,9-20)의 응답입니다. 하느님 찬미가를 통해 다시 입증되는 히즈키야의 하느님 사랑과 신뢰입니다.


이런 하느님 사랑의 진위는 이웃 사랑으로 판별됩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에서 저절로 샘솟는 사랑의 용기요, 전체를 넓고 깊이 바라보는 ‘하느님은 눈’도 지닙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눈은 그대로 하느님의 눈이요, 예수님의 마음은 그대로 하느님의 마음임을 깨닫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어제의 묵상을 나누고 싶습니다.


예전 왜관수도원 아빠스님에 대한 일화입니다. 모두가 아빠스님의 이면을 칭송합니다. 수도공동체의 연로한 분들과 병자들을 사랑의 관심으로 늘 잘 보살피셨다는 것입니다. 잘 들여다 보면 약하고 아픈 형제들은 공동체의 중심임을 깨닫습니다. 예전 그 아빠스님의 말씀중 생각나는 말마디입니다.


“나는 아침마다 병실에 계신 연로한 분들을 찾아 조배하는 것이 일과의 시작이었다.”


공동체는 하나의 몸과 같고, 장상의 역할은 몸의 영혼과도 같습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누구나 체험하게 되는 아프고 약해지는 몸의 각부분들입니다. ‘젊을 때는 공부와 싸우고 중년에는 일과 싸우고 노년에는 병마病魔와 싸운다’는 말을 요즘 조금 실감하고 있습니다. 이럴수록 몸전체를 돌보고 하나로 모으는 영혼의 역할이 참 중요하다는 확신입니다. 


사랑이 답입니다. 영혼을 튼튼히, 부지런히 하는데 사랑보다 더 좋은 약은 없습니다. 나이들어 갈수록 영혼은 하느님 중심의 사랑으로 더욱 튼튼해지고 부지런해야 된다는 것이지요. 영혼이 약해져 육신을 잘 통솔하지 못하면 곳곳에서 무너져 내리는 육신을 감당하기 힘들 것입니다. 영혼이 하느님 중심이 확고하여 튼튼할 때 육신도 영혼에 순종합니다.


이렇듯 공동체의 장상 역할과 몸의 영혼의 역할은 흡사합니다. 오늘 복음을 보십시오. 당신의 약한 제자들을 두둔하고 변호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참 인상적입니다. 바리사이들은 안식일법, 율법의 잣대로 밀이삭을 뜯어 먹는 예수님 제자들을 단죄하는 반면, 예수님은 제자들의 배고픈 현실을 직시하여 사랑의 잣대로 분별하시며, 다윗과 그 일행들, 성전의 사제들, 그리고 신명기를 인용하며 이들을 적극적으로 두둔하시고 변호하십니다. 


율법의 잣대로는 죄이지만 사랑의 잣대로는 무죄입니다. 복음의 결론과도 같은 말씀이 분별의 잣대는 사랑임을 웅변합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너희가 알았더라면, 죄 없는 이들을 단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실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


참 용기있고 멋있는 예수님의 처신입니다. 바로 애오라지 하느님 중심의 사랑의 삶에서 나온 용기요 멋있는 삶에 분별의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사실 사랑이 없어 죄 없는 이들을 단죄했던 어리석은 경우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사람 눈에 죄인이지 하느님 사랑의 눈에는 무죄한 이들도 참 많을 것입니다. 어찌보면 약하고 아픈 형제들은 하느님이 공동체에 맡겨주신 사랑의 선물일 수 있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성전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사실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


우리 삶의 중심에, 공동체의 중심에 늘 현존해 계신 성전보다 더 크신, 안식일의 주인이신 파스카의 예수님이십니다. 모든 법을 상대화 시키는 절대적 법은 사랑의 법뿐이요, 하느님 사랑의 현현이신 예수님 자신이 분별의 잣대임을 깨닫습니다. 사실 예수님 마음으로, 예수님 사랑으로 분별하면 실수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공동체의 영혼’으로 ‘각자의 영혼’으로 오시는 사랑의 주님은 당신 사랑과 하나된 우리 모두의 병과 아픔을 치유해주시며 분별의 사랑과 지혜도 선사하십니다. 아멘.

  • ?
    안젤로 2018.07.20 07:38
    주님 저희가 세상속 만물보다 주님 중심의 사랑삶을 확고 하도록
    하게 하소서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37 어린이를 사랑하라 -“우리는 누구나 ‘하느님의 어린이’입니다“-2022.8.13.연중 제13주간 프란치스코 2022.08.13 287
1736 어린이처럼-2015.10.1. 목요일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1873-1897) 축일 프란치스코 2015.10.01 739
1735 어머니를 그리며 -어머니 예찬-2019.8.15.목요일 성모 승천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9.08.15 221
1734 어제나 내일이 아닌 오늘! -오늘,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평생처럼-2019.11.20.연중 제33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9.11.20 162
1733 언제 어디서나 일하시는 하느님 -하늘 나라의 실현-2019.7.10. 연중 제14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7.10 158
1732 여러분은 무슨 맛으로 살아 가십니까? -하느님 맛, 또는 돈 맛-2019.4.17.성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4.17 121
1731 여여如如한 삶 -수행자의 삶-2017.9.23. 토요일 피에트첼치나의 성 비오 (1887-1968)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7.09.23 165
1730 여전如前한 삶 -영원한 현역現役, 영원한 학생學生-2016.5.15. 월요일 성 빠코미오 아빠스(287-347)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7.05.15 107
1729 역사는 반복되는가 -날마다 주님 ‘파스카의 꽃’으로 삽시다-2023.12.28.목요일 죄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프란치스코 2023.12.28 132
1728 역사는 현재現在다 -하느님은 조화調和이시다-2018.3.27. 성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3.27 134
1727 연대의 힘-2015.8.29. 토요일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5.08.29 303
1726 연민(compassion)의 사람-2015.10.30. 연중 제30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5.10.30 178
1725 연민과 겸손 -참여형과 은둔형-2015.1.15. 연중 제1주간 목요일(뉴튼수도원 66일째) 히브3,7-14 마르1,40-45 1 프란치스코 2015.01.15 764
1724 연민과 겸손의 바다같은 신비가 -오, 자비와 지혜, 신비의 하느님이여!-2023.11.6.연중 제31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3.11.06 153
1723 연옥에서 천국을 사는 사람들 -온유와 겸손-2017.11.2. 목요일 위령의 날 1 프란치스코 2017.11.02 152
1722 열매 풍성한 삶 -부단한 나눔과 비움의 사랑-2019.8.10.토요일 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258) 축일 1 프란치스코 2019.08.10 204
1721 열정과 환대-2015.11.17. 화요일 헝가리의 성녀 엘리사벳 수도자(1207-123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5.11.17 315
1720 영광스러운 죽음-2015.5.22. 부활 제7주간 금요일 - 프란치스코 2015.05.22 180
1719 영광스런 삶과 죽음 -예수님이 답이다-2018.3.18. 사순 제5주일 1 프란치스코 2018.03.18 144
1718 영성의 대헌장; 진복팔단 -행복은 발견이다-2016.6.6. 연중 제10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6.06.06 259
Board Pagination Prev 1 ... 80 81 82 83 84 85 86 87 88 89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