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4.4. 월요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이사7,10-14;8,10ㄷ 히브10,4-10 루카1,26-38


                                                                                우리 삶의 궁극 목표

                                                 -“주님, 보소서, 당신 뜻을 이루려 제가 왔나이다.”-


삶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울 때는 근본적인, 본질적인 물음이 좋습니다. “왜 사는 가?” “내 삶의 목표는 무엇인가?” 하는 물음입니다. 산티아고 순례 때 국적과 인종, 언어, 문화는 다 달라도 서로 자유롭고 편안했던 일치의 분위기를 잊지 못합니다. 산티아고 라는 구체적 순례 목표가 있었기에 순례자들은 한결같이 단순하고 순수하고 진실했습니다. 


산티아고가 상징하는 바 ‘우리 삶의 궁극 목표’입니다. 삶의 목표에 따라 형성되는 삶의 꼴입니다. 믿는 이들의 삶의 궁극 목표는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것’입니다. 과연 하느님께서 지금 나에게 바라는 하느님의 뜻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묻고 사는 것입니다. 한결같이, 항구하게 하느님을, 하느님의 뜻을 찾고 살 때 하느님을 닮아 삶은 절로 단순해지고 순수해지고 진실해지기 마련입니다. 


오늘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입니다. 우리 믿음의 롤모델은 성모 마리아입니다. 하느님께서 얼마나 성모님을 신뢰했는지 깨닫습니다. 하느님은 우리보다 우리를 잘 아십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상으로 우리를 사랑하는 하느님이시며, 우리가 하느님을 믿는 이상으로 우리를 믿는 하느님이시며, 우리가 하느님께 희망을 두는 이상으로 우리에게 희망을 두는 하느님이십니다. 이런 하느님의 기대를 충족시킨 분이 바로 오늘 복음의 마리아입니다. 이런 하느님의 기대에 어긋남이 없는 마리아입니다.


“은총이 가득한이여 기뻐하여라. 주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마리아를 놀라게 한, 감동케한 가브리엘 천사를 통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제가 자주 고백성사 보속으로 써드리는 처방전의 말씀입니다. 주님의 마리아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절대적인지는 계속되는 주님과 마리아의 속깊은 대화를 통해 감지할 수 있습니다. 이어 하느님을 놀라게 한, 감동시킨 마리아의 응답입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주님의 놀라움과 마리아의 놀라움이, 주님의 감동과 마리아의 감동이 만나는 결정적 순간입니다. 인류역사의 획기적 전환점이 된 사건입니다. 마리아는 하느님께 대한 인류의 자부심이란 말이 생각납니다. 정말 '사람 하나' 만난 느낌입니다. 마리아의 삶의 목표가 환히 드러납니다. 사실 성모님은 평생 온갖 풍상고초 속에서도 이 고백 말씀대로 사셨습니다. 


바로 ‘주님의 종’이 마리아의 신원이요, 주님의 뜻을 이루는 것이 마리아의 삶의 목표였습니다. 아니 마리아는 물론 믿는 우리의 모두의 신원이요 삶의 목표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마리아의 응답을 통해 비로소 이사야 예언의 실현입니다.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임마누엘, 바로 예수님 이름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라는 뜻의 임마누엘보다 더 좋은 이름도 없습니다. 세례 받고 예수 닮기, 예닮 영성의 삶을 지향하는 모든 믿는 이들 역시 또 하나의 임마누엘입니다. 마침 수도원에 머물고 있는 임마누엘 신학생이 오늘이 자신의 영명축일이라고 기도해 달라 청했습니다. 오늘 히브리서의 주님 말씀도 감동스럽습니다. 모전자전母傳子傳, 그 어머니에 그 아드님입니다. 


“보십시오, 하느님! 두루마리에 저에 관하여 기록된 대로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보십시오,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복음의 마리아에 이어 하느님을 감동시킨 예수님의 고백입니다. 이 또한 우리의 고백이자 우리 삶의 목표입니다. 오늘 화답송 후렴도 오늘 말씀의 요약입니다. 


“주님, 보소서, 당신 뜻을 이루려 제가 왔나이다.”


새삼 우리가 세상에 온 목적은 단 하나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일임을 깨닫습니다. 이 목적을 몰라, 잊어 방황이요 혼란입니다. 한 번 뿐인 인생의 탕진입니다. 예수님은 물론, 성모님과 모든 성인들의 삶의 목적은 이 하나뿐이었습니다. 주님을 놀랍게 하고 감동케 하는 삶은 이 하나뿐입니다. 하느님은 이런 우리를 한없이 신뢰하시고 사랑하시고 희망하십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의 뜻을 이루는 삶에 항구할 수 있도록 힘을 주십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14 성인이 됩시다 -열렬한 사랑은 성덕의 잣대-2019.8.27.화요일 성녀 모니카(332-387)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8.27 223
1713 진리의 연인戀人 -하느님만을 그리워하는, 하느님만을 찾는 사람-2019.8.28.수요일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학자(354-430)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8.28 207
1712 영원한 삶 -사랑과 신뢰의 관계-2019.8.29.목요일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8.29 181
1711 “깨어 있어라!” -거룩하고 슬기로운 삶-2019.8.30.연중 제21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8.30 153
1710 시詩같은 인생 -착하고 성실한 삶-2019.8.31.연중 제21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8.31 149
1709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삶 -사랑, 겸손, 자비-2019.9.1.연중 제22주일 1 프란치스코 2019.09.01 210
1708 파스카의 삶 -자유의 여정-2019.9.2.연중 제22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9.02 142
1707 영적 삶의 균형과 조화 -관상과 활동(섬김)-영적 삶의 균형과 조화 -관상과 활동(섬김)- 1 프란치스코 2019.09.03 245
1706 영혼의 쉼터 -주님과의 만남과 치유-2019.9.4.연중 제22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9.04 138
1705 예닮의 여정 -영적 성장과 성숙-2019.9.5.연중 제22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9.05 159
1704 주 예수 그리스도님을 사랑합시다 -분별의 잣대는 예수님-2019.9.6.연중 제22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9.06 127
1703 사랑은 분별의 잣대 -영적靈的일수록 현실적現實的이다-2019.9.7.연중 제22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9.07 160
1702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예수님의 제자답게-2019.9.8.연중 제23주일 1 프란치스코 2019.09.08 157
1701 주님과 우정友情의 여정 -사랑, 용기, 지혜, 자유-2019.9.9.연중 제23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9.09 151
1700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제자와 사도로서의 삶 -기도가 답이다-2019.9.10.연중 제23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9.10 181
1699 참 행복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2019.9.11.연중 제23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9.11 158
1698 새 사람의 삶 -사랑하라, 그리고 또 사랑하라-2019.9.12.연중 제23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9.12 135
1697 하느님 중심의 삶 -지혜롭고 아름답고 행복한 삶-2019.9.13.금요일 한가위 1 프란치스코 2019.09.13 142
1696 십자가의 그리스도 예수님 -삶의 중심-2019.9.14. 토요일 성 십자가 현양 축일 1 프란치스코 2019.09.14 300
1695 누가 ‘하느님의 사람’인가? -기도, 감사, 자비-2019.9.15.연중 제24주일 1 프란치스코 2019.09.15 200
Board Pagination Prev 1 ...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