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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7. 연중 제32주간 월요일                                                                                 티토1,1-9 루카17,1-6


                                                                      예수님의 제자답게

                                                                     -끊임없는 자기훈련-


오늘은 스승과 제자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스승답게, 제자답게 살아갈 때 사제간의 아름다운 사랑입니다. 오늘 복음 묵상 중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셨다’라는 첫 구절에서 착안했습니다. 예수님과 제자들, 말그대로 스승과 제자의 모델입니다. 아니 예수님은 당대의 제자들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유일무이한 평생 스승이시고 우리는 그분의 평생 제자들입니다. 마태복음도 이를 분명히 합니다.


“그러나 너희는 스승이라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의 스승님은 한 분뿐이시고 너희는 모두 형제다.”(마태23,8)

“그리고 너희는 선생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의 선생님은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다.”(마태23,10).


‘너희는 모두 형제다’ 대신, ‘너희는 모두 제자다.’해도 무방하겠습니다. 예전 어느 분은 사람답게 살려는 다짐에서 호를 ’다운’이라 했다는데 ‘제자답게’ 살려는 모든 이들에게도 어울리는 호입니다. ‘훌륭한 스승은 제자들과 붕우朋友의 정신으로 교류하는 사람입니다. 공자처럼 늘 벗처럼 제자들과 지낸 분이 진짜 스승이라고 할 수 있죠.’ 어제 읽은 글귀가 생각납니다. 그렇다면 제자들과 늘 벗처럼 지낸 예수님 역시 진짜 스승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자disciple’와 ‘훈련discipline’의 어원이 같은 것에 주목합니다. 오늘 독서와 말씀은 모두 제자와 훈련에 관한 것입니다. 바로 평생 스승인 예수님께 평생 수련자가 되어 배워야 하는 제자들인 우리의 신원입니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예수님 말씀대로 제자들이 평생 스승 예수님께 배워야 할 필수 덕목은 온유와 겸손입니다. 


‘지옥에는 한계가 없다.’ 언젠가 인용한 독일의 시성詩聖 괴테의 명언입니다. 우리가 행하는 모든 훈련은 한마디로 정의하면 ‘한계의 훈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진정 영적자유도 한계의 훈련을 통해 얻어집니다. 


여기에 더붙여 ‘지옥이란 경이驚異를 읽어버린 상태’라는 브렌던 케널리 시인의 시구절이 생각납니다. 친구와의 우정을 그냥 당연한 것으로 여기다든지, 환한 햇살 속에 익어가는 옥수수밭을 보면서도 경이의 감정이 솟아오르지 않는 게 지옥이라는 것입니다. 경이의 감정에서 저절로 솟아나는 찬미와 감사의 시편기도입니다. 경이로움이 죽을 때 권력(욕망)이 태어납니다. 


하여 끊임없는 자기훈련의 수련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세가지 훈련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이웃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는 훈련, 끈임없는 용서의 훈련, 믿음을 더해 달라는 기도의 훈련입니다. 이런 훈련의 기초는 ‘겸손’과 ‘깨어있음’에 있습니다. 겸손히 깨어 있어 자기의 한계를 알 때, 비로소 이웃에 걸림돌이 되지 않고, 끊임없이 용서할 수 있으며, 믿음을 더해 달라는 기도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진정 예수님의 제자만이 스승이 될 수 있습니다. 바오로가 바로 이의 좋은 본보기입니다. 제자인 티토에게 보낸 서간에서 교회 지도자들에 대한 조건들이, 그대로 한계의 나열같습니다. 감독의 경우만 그 조건들을 열거해 봅니다.


“감독은 하느님의 관리인으로서 흠잡을 데가 없어야 하며, 거만하지 않고, 쉽사리 화내지 않으며, 술꾼이나 난폭한 사람이나 탐욕스러운 사람이 이니라, 손님을 잘 대접하고, 선을 사랑해야 하며, 신중하고 의롭고 거룩하고 자제력이 있으며, 가르침을 받은 대로 진정한 말씀을 굳게 지키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정말 스승이자 제자로서 지녀야 할 온전한 전인상입니다. 타고난 품성에 부단한 자기훈련의 열매들입니다. 헤아려 보니 무려 13개 조건들입니다. 이런 세세한 조건들은 바로 긍정적 한계들을 뜻합니다. 비단 교회 감독자만 아니라 예수님의 제자답게 살 열정을 지닌 모두에게 해당되는 덕목입니다.


우리가 평생 매일 규칙적으로 바치는 시편성무일도와 미사의 공동전례기도가 자기훈련의 기초요 제자답게 살게하는 수행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주님의 온유와 겸손을 배우게 하시고, 우리의 한계를 깨닫게 하시며 경이감驚異感을 살려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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