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1. 목요일 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 기념일 

                                                                                                           사무상18,6-9;19,1-7 마르3,7-12


                                                        질투에 대한 치유(the cure for jealousy)


오늘 강론 제목은 ‘질투에 대한 치유(the cure for jealousy)’입니다. 마침 글을 읽다가 위 대목을 보고 소스라치게 깨달은 것이 질투는 병이라는 것입니다. 병이니까 치유를 언급한 것입니다. 질투해서 사람입니다. 정도나 양상의 차이일 뿐 세상에 질투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하여 저도 질투심이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하지만 그래도 질투심이 솟아날 때는 얼마전 읽은 조언에 따라 우선 ‘천근의 무게로 나를 누름으로’ 진정시키곤 합니다.


질투 또한 하나의 에너지입니다. 질투한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의욕이 사라지면, 죽으면 질투도 없습니다. 여자에게서 질투 빼면 아무것 도 없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지만 남자도 예외는 아닙니다. 단지 인내하고 절제할 뿐입니다. 


자존감이 약해 열등감이 클수록 질투심 또한 막강한 힘을 발휘합니다. 죄인이자 병자 아닌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는데 죄와 병의 관계가 참 애매합니다. 그러나 깊이 들여다 보면 질투는 병이자 죄요 더 잘 들여다 보면 병이라 함이 맞을 것입니다. 


하여 마음의 병(illnesses of the heart)중 으뜸으로 치는 것이 바로 무지(ignorance)입니다. 하느님을 모르고 나도 모르는 무지의 병으로 인한 질투입니다. 아마 원죄의 결과가 상징하는바일 것입니다. 질투심이 없다면 이는 성인이거나 죽은 사람일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다윗을 질투하는 아버지와는 달리 다윗을 사랑하는 사울의 아들 요나탄의 순수한 우정은 참 경이롭고 아름답습니다.


오늘 사무엘 상권의 독서에 나오는 사울과 다윗의 대조가 참 흥미롭습니다. 사울이 지는 해라면 다윗은 떠오르는 태양입니다. 입장을 바꾸어 사울의 처지에 서 본다면 누구나 사울의 처지에 공감할 것입니다. 비난 보다는 동정과 연민을 지닐 것입니다. 역사상 권력투쟁은 얼마나 치열했는지요. 


권력은 자식과도 나누지 않는다 하지 않습니까. 영조임금과 사도세자의 관계만 봐도 어렴풋이 짐작하는 바입니다. 하여 권력자는 이인자를 허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사울에게 다윗은 계륵같이 참 껄끄러운 존재였을 것이고 질투심 또한 자연스런 일이 었겠습니다. 다윗이 필리스티아 사람 골리앗을 죽이고 군대와 함께 입성할 때 여인들은 악기에 맞추어 노래하고 춤추면서 사울임금을 맞이하면서 노래를 주고 받습니다.


“사울은 수천을 치시고 다윗은 수만을 치셨다네.”


사울의 처지라면 이 말듣고 평정심을 유지할 자 거의 없을 것입니다. 다음 사울의 반응이 정상적입니다.


“다윗에게는 수만명을 돌리고 나에게는 수천명을 돌리니, 이제 왕권 말고는 더 돌아갈 것이 없겠구나.”


위기의식과 더불어 질투심은, 시기심은 더욱 끓어 올랐을 것입니다. 요나탄의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지혜로운 조언에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사울은 ‘주님께서 살아 계시는 한, 다윗을 결코 죽이지 않겠다.’ 작심하지만 사울은 끝내 자신의 고질병과도 같은 질투심에 파멸하고 맙니다. 만일 사울이 눈멀게 하는 질투심을 잘 치유하여 아름답게 왕위를 다윗에게 물려주고 떠났다면 얼마나 이상적이었겠는 지요.


오늘 복음 장면은 예수님의 전 삶을 요약합니다. 곳곳에서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하시는 일을 전해 듣고 모여드니 병고와 마귀들린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누구나 예수님께 손을 대기만 하면 치유되었고, 더러운 영들은 스스로 ‘당신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고백하며 소리 지르며 달아 납니다. 참 통쾌하고 신바람나는 장면입니다. 바로 똑같은 주님께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하시는 일입니다.


명성이 높아지면 흡사 빛에 그림자가 따르듯 선의의 추종자들이 있는가 하면 위험스럽기 짝이 없는 열광적인 추종자들도 있고 질투심 가득한 적대적인 라이벌도 있는 법입니다. 예수님의 경우, 후자에 속하는 이들이 바로 기득권을 지닌 원로와 사제들, 바리사이와 율사들의 권력입니다. 그러니 예수님은 명성과 더불어 더욱 위기의식을 느꼈음이 복음의 마지막 대목에서 잘 드러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당신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엄하게 이르곤 하셨다.’(마르3,12).


문제는 고질병과도 같은 마음의 질병, 질투심의 치유입니다. 자존감의 결여로 인한 열등감의 발로이자, 본능적인 두려움에 대한 자기 보호본능 같기도 한 질투심의 치유는 어떻게 가능할까요? 우선은 참아내는 것입니다. 천근의 무게로 나를 누른 후 곧 이어 성찰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나로부터 벗어나 하느님의 시야를, 공동체의 시야를 지니는 것이요, 공동선에 시선을 돌리는 것입니다. 하느님과 눈을 맞추며 자신을 돌아보는 것입니다.


이어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타인의 평가나 자신의 평가에 초연하는 것입니다. 속히 제자리로 복귀하여 제대로 제 정신으로 사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목표로 하느님의 나라가, 하느님의 뜻이 이뤄지길 간절히 기도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질투심의 치유에 온 마음으로 바치는 주님의 기도보다, 또 찬미와 감사의 거룩한 미사와 시편 성무일도보다 더 좋은 약도 없습니다. 하느님의 은총만이 치유할 수 있는 불치의 병과도 같은 질투심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 말씀과 성체의 사랑으로 우리의 자존감을 높여 주시고 질투심도 치유해 주십니다. 평생 복용해야 할 상비 명약(常備 名藥)이자 영약 靈藥이 주님의 말씀과 성체, 그리고 끊임없는 기도입니다. 


“하느님께 의지하여 두려움 없으니, 사람이 나에게 무엇을 할 수 있으랴?”(시편56,12).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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