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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6.16.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2코린8,1-9 마태5,43-48


                                                                                                        위대한 평생 목표

                                                                                                          -하느님 닮기-


사람마다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원대하고 위대한 평생 목표가, 평생 과제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평생 이 원대하고 위대한 목표를, 과제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이것은 몇몇 영적 엘리트에게 해당된 것이 아니라 세례성사로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 믿는 모두에게 예외 없이 해당됩니다. 제가 자주 하는 말마디도 바로 이를 가리킵니다.


"삶은 선물이자 과제이다.“


하느님께 은총의 선물로 받은 인생이지만 끊임없는 노력으로 그 인생을 완성할 것을 과제로 받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이 위대한 평생과제를 새롭게 환기시킵니다.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바로 오늘 복음 말미의 이 말씀이 우리의 위대한 평생과제입니다. 저절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세상에 온 것은, 수도원에 들어 온 것은 이런 저런 무엇을 하기 위해서도, 눈에 드러나는 무엇이 되기 위해서도 아닌, 이런 하늘 아버지를 닮은 완전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입니다. 


여기 나오는 '완전한' 이란 말마디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히브리 성경에서는 하느님을 묘사하는데 완전한(perfect) 이란 말마디는 결코 나오지 않고, 이 말은 하느님의 온전함(wholeness), 관대함(generosity)을 뜻한다 합니다. 크고 둥글게 익어가는 열매들의 원숙圓熟하고 원만圓滿한 모습을, 또 너그럽고 자비로운 모습을 상상하면 됩니다. 


이런 목표를 지니고 사는 사람과, 그냥 되는대로, 목표없이, 생각없이, 사는 사람과는 살아갈수록 큰 차이가 날 것입니다. 죽음은 허무虛無에로의 환원還元이 아니라 '아버지의 집'에로의 귀환입니다. 죽음은 아무도 장담할 수, 자신할 수 없고, 확신할 수 없지만 이런 하늘 아버지의 온전함을 목표로 하는 것보다 죽음 준비에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입니다. 아버지를 닮아 갈수록 아버지의 집에로의 귀환인 죽음도 기쁨이 될 수 있겠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일 수도원 에 피정 온 장년의 형제들에게 피정하면서 예로 든 말이 생각납니다.


"여러분의 일생을 하루로 압축해 보십시오. 오전입니까? 혹은 오후입니까? 대부분 오후 시간 같은데 오후 몇시쯤 될 것 같습니까? 아버지의 집에로의 귀가 시간이 얼마쯤 남은 것 같습니까? 죽음은 아버지의 집에로의 귀환이자 귀가인데, 귀가의 임종시간에 아버지의 집에 들어가기 싫다고 발버둥 치면 아버지가 얼마나 섭섭해 하시겠습니까?“


모두가 크게 웃었습니다만 죽음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없습니다. 하늘 아버지를 닮아가려는 노력보다 아버지의 집에로의 귀가인 죽음 준비에 더 좋은 해결을 없을 것입니다. 죽음의 귀가 시간에 하느님은 다른 무엇도 아닌 우리 내면의 얼굴을 보실 것입니다. 당신과의 깊은 관계로 하느님 당신의 얼굴을 얼마나 닮았는지 우리 내면의 얼굴을 살피실 것입니다. 


하느님의 모상을 선물로 받은 우리이지만 모상의 완성은 우리에게 부여된 평생과제입니다. 예수님은 오늘 복음에서 하느님을 닮아갈 수 있는 구체적 실천 지침을 말씀해 주십니다.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주신다.“


예수님은 우리 모두 이런 공평무사公平無私하신, 대자대비大慈大悲하신 하늘 아버지를 닮으라 하십니다. 예수님은 추상적인 하느님이 아니라 분명히 '너희 아버지'로 하느님을 정의하십니다. 사실 우리에게 원수와 박해하는 자들이지 하느님의 눈에는 다를 수 있습니다. 원수와 박해하는 자들 또한 필시 무슨 사유가 있을 것이며 그들 또한 알게 모르게 분명 무지로 겪는 고통도 클 것입니다. 


그러니 이들에게 앙갚음 할 것이 아니라 이들을 사랑하고 이들을 위해 기도하며 하느님의 자비를 청하라는 것입니다. 역설적으로 원수를 사랑하고 박해하는 자들을 위해 기도할 때 상대방도 치유되고 궁극에는 나의 깊은 내적 상처도 치유될 것입니다. 주님의 파스카 은총이 하시는 일입니다. 너와 나는 깊은 차원에서 주님 안에서 서로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너와 나의 치유와 구원을 위해 원수를 사랑하고 박해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해야 하는 것입니다. 


새삼 공동체가 함께 사랑하고 기도하는 미사와 성무일도의 공동전례의 은총이 얼마나 큰지 깨닫습니다. 바로 주님의 파스카 은총이 우리를 정화하고 성화하고 신화하여 아버지를 더욱 닮아가게 하기 때문입니다. 예전 신학교 시절, 학장이셨던 정하권 몬시뇰 신부님의 수도자 피정 강론 중 말씀이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생각이 납니다.


"수도자들은 수도원에 죽으려고 들어왔는데 살려고 하니 문제가 생긴다.“


주님의 죽음과 부활에 참여하여 새 생명, 새 사람의 파스카의 삶을 살아야 하는데 죽은 옛 자기가 살아나기에 문제라는 것입니다. 하여 우리의 수도서원은 파스카 신비의 절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성사聖事임을 깨닫게 됩니다. 오늘 사도 바오로에게 칭찬 받는 마케도니아 교회의 신도들의 삶을 통해 환히 드러나는 파스카의 영성입니다.


"그들은 환난의 큰 시련 속에서도 기쁨이 충만하여, 극심한 가난을 겪으면서도 아주 후한 인심을 베풀었습니다. 그들은 먼저 주님께 자신을 바치고, 또 하느님의 뜻에 따라 우리에게도 자신을 바쳤습니다.“


이어 오늘 1독서의 마지막 구절이 말씀의 백미입니다. 파스카 영성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필립비서 비움의 찬가를 연상케 합니다. 


"여러분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을 알고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부유하시면서도 우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시어, 우리가 그 가난으로 부유하게 되도록 하셨습니다.“


바로 파스카 주님의 가난으로 인한 우리의 영적부유함이 아버지 닮기 사랑 수행에 항구할 수 있는 원동력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파스카 미사 축제의 은총으로 우리를 끊임없이 정화淨化, 성화聖化, 신화神化시켜 주시어 우리의 '하느님 닮기' 위대한 평생과제를 잘 하도록 도와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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