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5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5.11.2. 월요일 위령의 날                                                       지혜3,1-9 로마5,17-21 마태11,25-30


                                                                         영원한 안식


“주님,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들에게 비추소서.”


오늘은 어제의 모든 성인(all saints)의 대축일에 이어 죽은 모든이들(all souls)을 위해 기도하는 날입니다. 하느님 안에서 천상영혼들, 지상영혼들, 연옥영혼들 모두가 살아있어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다는 것이 성인통공의 교리입니다. 지상에 있는 우리들은 연옥영혼들을 위해 기도하고 천상영혼들은 우리를 위해 기도하며 서로 내적일치를 이루는 교회가 우리에게 크나 큰 위로가 됩니다. 


삶과 죽음은 늘 공존하듯이 천국과 연옥도 늘 공존합니다. 주님과 친밀한 일치 관계라면 천국이지만 소원한 관게라면 연옥입니다. 그러니 천국과 연옥은 이미 여기서 시작됨을 깨닫습니다.


산티아고 순례중 체험도 생생합니다. 마을 중심에는 꼭 성당이 있고 마을 주변에는 공동묘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때로 성당 마당 한 편에도 공동묘지가 있습니다. 역시 삶과 죽음이, 산자들과 죽은 자들이 공존하는 느낌에 참 편안했던 체험입니다. 죽어 세상을 떠났어도 영원히 함께 살고 있다는 편안한 느낌이었습니다.


하여 제가 수도원이나 유명 사찰을 찾을 때도 우선 찾아보는 것이 묘지이며 이곳에 묻힌 분들의 생몰연대이며 주변에 자라고 있는 수백년 수령의 나무들입니다. 아, 죽었어도 수백년 수령의 나무들처럼 주님 안에서 영원히 살아있는 죽은 분들임을 깨닫습니다. 하여 저절로 죽은 분들을 위해 기도하게 됩니다.


삶과 죽음은 함께 합니다. 늘 죽은 자들도 주님 안에서 함께 함을 느낍니다. 생미사와 연미사의 봉헌이 이런 진리를 잘 깨닫게 합니다. 죽은 이들과 산 이들이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또 죽은 이들을 위한 기도와 사랑이 끊임없이 지속되어야 함을 깨닫습니다. 바로 이것이 죽은 이들에 대한 기본적 예의이며 책무입니다.


“의인들의 영혼은 하느님의 손 안에 있어, 어떤 고통도 겪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이 보기에 의인들이 벌을 받는 것 같지만, 그들은 불사의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그분께서는 용광로 속의 금처럼 그들을 시험하시고, 번제물처럼 그들을 받아들이셨다.”


삶과 죽음은 하나로 연결됨을 봅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바로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물음에 직결됩니다. 위의 1독서 지혜서의 의인들처럼 잘 사는 것이 잘 죽는 길입니다. 오늘 복음은 그대로 죽음을 맞이한 이들에 대한 주님의 초대 말씀 같습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믿는 이들에게 죽음은 아버지의 집으로의 귀가입니다. 귀가하여 주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고 있는 죽은 영혼들입니다. 비록 연옥 시련 중일지라도 주님은 이들에게 맞갖은 평화의 안식을 주십니다. 뉴튼수도원에서 머물 때 매일 수도원 묘지를 산책할 때도 세상 떠난 수사님들이 마치 주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고 있는 듯, 평화로운 분위기를 잊지 못합니다.


제2독서 로마서의 말씀처럼, 죄가 죽음으로 지배한 것처럼 은총은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를 통하여 영원한 생명을 가져다 주는 의로움으로 우리를 지배합니다. 오늘 미사중 위령감사송의 다음 대목이 깊은 평화와 위로를 줍니다.


“그리스도께서 복된 부활의 희망을 주셨기에, 저희는 죽어야 할 운명을 슬퍼하면서도, 다가오는 영생의 약속으로 위로를 받나이다. 주님, 믿는 이들에게는 죽음이 죽음이 아니요, 새로운 삶으로 옮아감이오니, 세상에서 깃들이던 이 집이 허물어지면, 하늘에 영원한 거처가 마련되나이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에게 복된 희망을 주시어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며 하루하루의 삶에 충실하도록 도와 주십니다. 


"주님, 부활의 희망 속에 고이 잠든 교우들과 세상을 떠난 다른 이들도 모두 생각하시어, 그들이 주님의 빛나는 얼굴을 뵈옵게 하소서."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91 어머니를 그리며 -어머니 예찬-2019.8.15.목요일 성모 승천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9.08.15 221
1690 어린이처럼-2015.10.1. 목요일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1873-1897) 축일 프란치스코 2015.10.01 739
1689 어린이를 사랑하라 -“우리는 누구나 ‘하느님의 어린이’입니다“-2022.8.13.연중 제13주간 프란치스코 2022.08.13 288
1688 어린이 예찬 -하늘 나라의 삶-2023.8.19.연중 제19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3.08.19 264
1687 어린이 같은 사람이 됩시다 -경외fear와 섬김serve- 여호24,14-29 마태19,13-15 1 프란치스코 2019.08.17 160
1686 어떻게 해야 영적전쟁에 승리할 수 있습니까? -비전, 비움, 탄력, 연대- 이사56,1.6-7 로마11,13-15.29-32 마태15,21-28 1 프란치스코 2017.08.20 145
1685 어떻게 해야 영생을 받을 수 있나? -사랑 실천이 답이다-2019.7.14.연중 제15주일 1 프란치스코 2019.07.14 140
1684 어떻게 하늘 나라를 지킬 것인가? -주님과 함께-2017.12.14. 목요일 성 요한 사제 학자(1542-159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7.12.14 165
1683 어떻게 참으로 살 수 있을까요? -꿈, 찬양, 기억, 사랑-2022.9.10.토요일 한가위 프란치스코 2022.09.10 217
1682 어떻게 죽어야 합니까? -마지막 유언-2017.4.14. 주님 수난 성금요일 <주님 수난 예식> 1 프란치스코 2017.04.14 175
1681 어떻게 죽어야 하나? -귀가준비-2018.10.2.연중 제26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8.10.02 140
1680 어떻게 주님의 길을 잘 닦을 것인가? -회개, 위로, 기쁨-2017.12.10. 대림 제2주일 프란치스코 2017.12.10 172
1679 어떻게 주님을 맞이할 것인가? -누가 아름다운 사람인가?-2015.12.20. 대림 제4주일 프란치스코 2015.12.20 376
1678 어떻게 좋은 땅의 사람이 될 수 있는가? -항구한 수행의 노력-2017.7.28. 연중 제16주간 금요일 2 프란치스코 2017.07.28 147
1677 어떻게 잘 사랑할 수 있을까요? -정주, 공부, 실천-2021.5.9.부활 제6주일 1 프란치스코 2021.05.09 122
1676 어떻게 예수님의 친구가 되어 살 수 있는가? -그의 삶은 메시지였다-2017.5.19. 부활 제5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7.05.19 115
1675 어떻게 예수님을 따라야 합니까?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2016.8.5. 연중 제18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6.08.05 422
1674 어떻게 예수님을 따라야 합니까? -순교적 삶-2016.9.20. 화요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6.09.20 311
1673 어떻게 예수님을 따라야 합니까? -구원의 길-2017.8.11. 금요일 성녀 클라라 동정(1194-1253) 기념일 2 프란치스코 2017.08.11 141
1672 어떻게 예수님을 따라야 하는가? -순교적 신망애信望愛의 삶-2021.9.20.월요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1821-1846)와 성 정하상 바오로(1795-1839)와 동료순교자들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21.09.20 174
Board Pagination Prev 1 ... 83 84 85 86 87 88 89 90 91 92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