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9.7.17.연중 제15주간 수요일                                                                     탈출3,1-6.9-12 마태11,25-27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다

-주님과 만남의 때-

 

 

 

모든 것은 다 때가 있습니다. 하늘 아래 모든 것에는 시기가 있고 모든 일에는 때가 있습니다. 태어날 때가 있으면 죽을 때가 있고 심을 때가 있으면 뽑을 때도 있습니다. 만날 때가 있으면 떠날 때가 있고 젊은 때가 있으면 노년의 때도 있습니다. 찬란한 일출의 때가 있으면 고요한 일몰의 때도 있습니다. 꽃피는 봄의 때가 있으면 열매맺는 가을의 때도 있습니다.

 

농사의 때는 정말 중요합니다. 씨뿌릴 때도 놓치지 말아야 하고 농약칠 때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한해의 농사가 때에 따라 질서있게 진행됩니다. 농사뿐 아니라 사람의 인생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때의 진리입니다. 참으로 때를 아는 것이 지혜요 겸손이며 때를 기다리는 것이, 때에 순종하는 것이 믿음입니다. 

 

때를 알지 못해 또 때를 기다리지 못해 낭패를 보는 경우는 얼마나 많은지요. 아무리 배가 먹고 싶어도 지금 푸른 열매를 따 먹을 수는 없습니다. 가을의 때가 되어 비로소 익어야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하루하루의 때에 충실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참으로 때를 아는 것이 지혜입니다. 인생도 그렇습니다. 봄철에는 봄철처럼 살고 여름철에는 여름철처럼 가을철에는 가을철처럼 겨울에는 겨울철처럼 사는 것이 삶의 지혜요 성숙된 모습입니다. 이래야 비로소 철든 사람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철들자 망령난다’란 말도 있듯이 철들어 자기를 아는 삶이 결코 쉽지 않음을 말해줍니다.

 

하여 제가 늘 강조하는 것도 인생여정을 하루로 압축했을 때, 또 일년사계로 압축했을 때 어느 지점의 때에 와 있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후반부에 접어들수록 귀가준비의 죽음을 준비하는 것 또한 삶의 지혜일 것입니다.

 

누구보다 우리의 때를 잘 아시는 주님이십니다. 오늘 탈출기의 주인공은 모세입니다. 구약의 전개되는 역사가 참 흥미진진합니다. 역사의 무대에서 앞서 인물이 사라지면 다시 새로운 인물이 등장합니다. 말 그대로 ‘신의 한 수’와도 같은 모세와 더불어 시작되는 탈출기입니다.

 

고독한 미디안 광야에서 장인 이트로의 양 떼를 침으로 시작된 인생수련자 모세입니다. 하느님의 심모원려深謀遠慮가 놀랍습니다. 미디안 광야에서의 인생수련을 통해 정화의 과정을 겪은 후 때가 되자 하느님은 하느님의 산 호렙의 불타는 떨기 속에 나타나시어 모세를 부르십니다. 모세의 성소 장면은 읽을 때마다 새롭습니다.

 

-“모세야. 모세야!

“예, 여기 있습니다.”

“이리 가까이 오지 마라.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어라.”-

 

부르심에 즉각 깨어 응답하는 모세를 통해 하느님의 부르심의 때가 참 적절했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집트의 압제로부터 동족을 이끌어 내라는 막중한 소명을 받은 모세의 반응입니다.

 

“제가 무엇이라고 감히 파라오에게 가서,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낼 수 있겠습니까?”

 

광야에서의 수련과정을 통해 비워지고 비워져 이집트에서의 혈기왕성하던 때와는 달리 겸손하고 온유해진 모세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참으로 하느님은 겸손한 이를 만나 주시고 불러 주시어 당신의 도구로 쓰심을 깨닫습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

 

모세의 든든한 배경이 되시겠다는 주님의 확약입니다. 참으로 자기를 비워 겸손해진 이들에게 주시는 주님의 말씀은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는 말씀입니다. 여기에 반드시 따라 붙는 말씀이 “두려워하지 마라”입니다. 천하무적 주님이 함께 계시는데 누구를, 무엇을 두려워하겠습니까! 마침 어제 두 분에게 보속으로 써드린 ‘말씀 처방전’도 생각납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의 곁에 있다. 걱정하지 마라. 내가 너의 하느님이다. 내가 너의 힘이 되어 준다. 내가 도와 준다. 정의의 오른팔로 너를 붙들어 준다.”(이사41,10).

 

참 많이 써드린 보속 때의 말씀 처방전입니다. 우리의 근원적 정서가 두려움과 불안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만날 때 두려움과 불안도 말끔히 사라지고 위로와 치유, 그리고 기쁨과 평화입니다. 두려움과 불안에 대한 답은 주님과의 만남뿐입니다. 바로 살아계신 주님을 만나 위로와 치유도 받고 새로운 사명을 받는 이 거룩한 미사시간입니다.

 

오늘 복음도 참 아름답습니다. 때가 되어 아버지를 만난 예수님의 기쁨이 얼마나 큰지 짐작이 됩니다. 아버지께서 참으로 겸손하고 온유하신 예수님께 주신 깨달음의 선물입니다. 예수님께서 감격에 벅차 고백하는 복음에서 하나뿐인 찬양기도이자 감사기도를 들어 보십시오. 감사와 찬양이 하나입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합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이것이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었습니다.”

 

철부지가 상징하는 바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라, 참으로 겸손하고 온유한, 하느님께 활짝 열린 사람들입니다. 참으로 유연성, 신축성, 개방성 좋은 진짜 지혜로운 사람들입니다. 참으로 배움의 여정에 충실한 사람들입니다. 바로 예수님이 그러했고 그 제자들이, 또 우리가 그러합니다. 이어지는 예수님의 고백은 하느님과의 깊은 일치를 보여줍니다.

 

“나의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나에게 넘겨 주셨다. 그래서 아버지 외에는 아무도 아들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아버지를 알지 못한다.”

 

예수님과의 일치가 겸손과 온유에 이르는 지름길이요 아버지를 알고 아버지와 하나되는 지름길입니다. 파스카의 예수님과 일치를 이루는 이 거룩한 미사시간은 천복天福을 누리는 은총의 시간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할 일은 다음 화답송 시편처럼 찬미의 응답뿐입니다.

 

“내 영혼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내 안의 온갖 것도 거룩하신 그 이름 찬미하여라.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그분의 온갖 은혜 하나도 잊지 마라.”(시편103,1-2). 아멘.

 

 

 

 

  • ?
    고안젤로 2019.07.17 08:34
    "안젤로야,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의 곁에 있다. 걱정하지 마라. 내가 너의 하느님이다. 내가 너의 힘이 되어 준다. 내가 도와 준다. 정의의 오른팔로 너를 붙들어 준다.”(이사41,10).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46 우리의 구원이자 희망이신 예수 그리스도 -주님과의 늘 새로운 만남-2019.7.3. 수요일 성 토마스 사도 축일 1 프란치스코 2019.07.03 73
1645 효경과 두려움의 믿음 -기도, 회개, 믿음-2019.7.2.연중 제13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7.02 84
1644 과연 내 삶의 순도(純度)는 몇%쯤 될까? -신뢰, 겸손, 사랑-2019.7.1.연중 제13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7.01 89
1643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사랑으로 서로 섬기십시오-2019.6.30.연중 제13주일(교황주일) 1 프란치스코 2019.06.30 78
1642 “늘 옛스런, 늘 새로운 파스카의 삶” -Ever old, ever new-2019.6.29.토요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9.06.29 61
1641 예수성심의 열매와 향기 -하느님은 사랑이시다-2019.6.28.금요일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사제 성화의 날) 1 프란치스코 2019.06.28 67
1640 주님 반석 위의 인생 집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슬기로운 사람들-2019.6.27.연중 제12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6.27 73
1639 참 삶의 열매들 -열매를 보면 나무를 안다-2019.6.26.연중 제12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6.26 91
1638 영성이 없다! -참 좋은 영성을 위한 기도, 회개, 용서의 삶-2019.6.25.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1 프란치스코 2019.06.25 78
1637 신의 한 수 -성 요한 세례자와 우리들- ​​2019.6.24.월요일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9.06.24 78
1636 예닮의 여정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2019.6.23. 주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성혈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9.06.23 61
1635 참 멋진 삶 -하느님 중심의 아름답고 행복하고 자유로운 삶-2019.6.22.연중 제11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6.22 59
1634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 -모든 사랑의 수행들-2019.6.21.금요일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수도자(1568-1591)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6.21 55
1633 단 하나의 所願 -영원한 현역의 주님 전사戰士로, 학인學人으로 사는 것-2019.6.20.연중 제11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6.20 74
1632 하느님 중심의 삶 -올바른 수행자의 자세-2019.6.19.수요일 성 로무알도 아빠스(951-1027)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6.19 74
1631 평생과제 -둥근 사랑, 둥근 마음, 둥근 삶-2019.6.18.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6.18 69
1630 참 아름다운 영혼들 -적극적 사랑의 비폭력적非暴力的 저항抵抗의 사람들-2019.6.17.연중 제11주일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6.17 69
1629 아름답고 행복한 삶 -아름다운 삼위일체 하느님 닮기-2019.6.16.주일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9.06.16 78
1628 사유하라! -예수님이 답이다-2019.6.15.연중 제10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6.15 63
1627 질그릇에 담긴 보물 -순수의 힘, 사랑의 힘, 예수님의 생명-2019.6.14. 연중 10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6.14 71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91 Next
/ 9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