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5.수요일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231-249/51) 기념일 

사무하24,2.9-17 마르6,1-6

 

 

 

믿음의 힘

-기도, 회개, 믿음-

 

 

 

오늘은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입니다. 루치아, 아녜스, 체칠리아와 더불어 교회의 네 동정 순교자입니다. ‘선하다’라는 아가타 이름 뜻대로 젊은 나이에 참 선하게 살며 믿음을 지키다가 순교한 성녀입니다. 우리를 감동케 하는, 우리의 믿음을 새롭게 점검하게 되는 순교자들의 믿음입니다.

 

“착한 스승이신 주 예수님, 당신은 내가 박해자의 고통을 이기게 하셨으니, 감사하나이다. 주여, 내가 당신의 불멸의 영광에 도달하게 하소서. 아멘.”(성모의 노래 후렴).

 

바로 동정 순교자 아가타가 순교시 바친, 순교 성녀 아가타의 믿음을 반영하는 기도문입니다. 기도와 믿음은 함께 갑니다. 기도와 더불어 회개요 믿음의 은총을 선사받습니다.

 

오늘 제1독서 다윗이 믿음의 모범입니다. 어제는 압살롬 아들의 죽음에 목놓아 울었던 다윗이 또 죄를 짓습니다. 다윗의 위대한 점은 즉각적인 회개에 있습니다. 인구조사를 한 다음 양심의 가책을 느껴 기도하며 회개합니다. 왜 인구 조사가 죄입니까? 해설판 공동 번역 성서는 다음처럼 설명합니다.

 

‘인구 조사는 다윗의 야심을 입증한다. 그 조사로 세금을 바치는 주민의 등록 대장을 만들 수 있고(경제적 착취), 한편으로는 전쟁을 치를 능력이 있는 남자들을 징집할 수 있었다(정치적 지배). 이 두가지 사항은 그 자체로 비방을 받아 마땅하다. 권위가 스스로를 절대화하고 자신에게 전적인 신뢰를 기울일 때 그런 짓을 하게 된다.’

 

다윗은 순간 이런 야심으로 인해 하느님을 잊었으니 바로 믿음 부족을 반영합니다. 그러나 다윗은 신속히 기도하며 회개합니다.

 

“주님, 제가 이런 짓으로 큰 죄를 지었습니다. 그러나 주님, 이제 당신 종의 죄악을 없애 주십시오. 제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을 저질렀습니다.”

 

무지의 어리석음이야말로 진정 죄이자 병이자 악입니다. 그러니 무지에 대한 답은 참된 회개뿐임을 깨닫습니다. 회개를 통해 비로소 자신의 무지를 깨닫고 무지의 어둠으로부터 벗어납니다. 죄는 용서 받았지만 죄의 보속은 뒤따르고 그 결과 죽어가는 죄없는 백성을 보자 재차 죄를 고백하며 주님께 자비를 청하는 다윗의 모습도 감동입니다.

 

“제가 바로 죄를 지었습니다. 제가 못된 짓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양들이야 무슨 잘못이 있습니까? 그러니 제발 당신 손으로 저와 제 아버지의 집을 쳐 주십시오.”

 

참으로 다윗에게 배워야 할 점이 이런 기도와 잘못을 뉘우치는 회개입니다. 회개를 통해 불통에서 소통으로 주님과의 관계를 회복합니다. 다윗이 비록 반복하여 죄를 짓고 회개하지만 하느님과 얼마나 친밀한 관계에 있는지 알게 됩니다. 다음 시편 화답송은 그대로 다윗의 심정을 반영합니다. 고백성사의 은총을 체험한 이들의 고백이기도 합니다.

 

“행복하여라, 죄를 용서받고, 잘못을 씻은 이! 행복하여라, 주님이, 허물을 헤아리지 않으시고, 그 영에 거짓이 없는 사람!”(시편32,1-2).

 

무죄한 성인이 아니라 회개한 성인입니다. 죄가 없어 마음의 순수가 아니라 회개할 때 마음의 순수와 겸손입니다. 그러니 끊임없는 기도와 회개와 더불어 ‘믿음의 은총’에 ‘마음의 순수와 겸손’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고향 사람들은 무엇이 문제였습니까? 예수님의 지혜와 기적에 놀랐지만 곧 선입견과 편견으로 인해 ‘있는 그대로’의 예수님을 인정하지 못하고 걸려 넘어집니다. 이에 대한 예수님의 반응 말씀은 우리에게 경각심을 줍니다. 선입견, 편견으로 인해 가까이 있는 형제들의 진가를 인정하지 못하는 일도 비일비재한 우리들이기 때문입니다. 이 또한 우리의 믿음 부족을 반영합니다.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하여 예수님은 몇몇 병자에게 손을 얹어 병을 고쳐 주시는 것밖에는 아무런 기적도 일으키실 수 없었고, 그들이 믿지 않는 것에 놀라셨다 합니다. 참으로 예수님께 대한 선입견과 편견과 더불어 질투심, 열등감도 작용했음을 봅니다. 

 

우리 안에 내재한 ‘선입견, 편견, 질투심, 열등감, 혐오, 배제, 증오’같은 것이 진짜 유해한 영적 바이러스들입니다. 이에 대한 유일한 대책은 참된 믿음뿐임을 깨닫습니다. 믿음의 은총만이 이런 유해한 영적 바이러스들을 박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믿음이 약화되면 여지없이 스며드는 이런 나쁜 영적 바이러스들입니다.

 

참으로 믿음의 달인, 믿음의 대가 예수님이십니다. 고향 사람들의 냉대와 무시, 배척에 개의치 않고 곧장 일어나 새롭게 본연의 사명에 충실한 오늘 복음의 마지막 예수님의 모습이 깊은 울림을 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여러 마을을 두루 돌아다니며 가르치셨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회개한 우리 모두의 부족한 믿음을 도와 주시고 우리 안에 내재한 온갖 유해한 영적 바이러스들을 말끔히 없애 주십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20.02.05 08:23
    사랑하는 주님, 부족한 저희에게 주님의 자비와 구원으로 오늘 하루를 지켜가게 하소서.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64 예수 성탄의 의미 -말씀이 사람이 되시다-2015.12.25. 금요일 예수 성탄 대축일 낮미사 프란치스코 2015.12.25 386
3263 참 지도자의 모델 -착한 목자 에수님-2015.8.19. 연중 제20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5.08.19 385
3262 우리는 언제 ‘너울(veil)’을 벗을까? -주님을 만날 때-2017.8.2. 연중 제17주간 수요일 2 프란치스코 2017.08.02 384
3261 "평화가 너희와 함께!“-손을 잡아 주십시오-2015.4.19. 부활 제3주일 프란치스코 2015.04.19 383
3260 “깨어 있어라!” -충실하고 슬기로운 삶-2017.8.31. 연중 제21주간 목요일 2 프란치스코 2017.08.31 382
3259 복福된 관상적觀想的 삶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2016.2.9. 성녀 스콜라 스티카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6.02.09 382
3258 “에파타!-열려라!” -지금 주님을 만남이 답이다-2018.2.9. 연중 제5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2.09 381
3257 지옥地獄에서 천국天國을 살기-해피엔딩(happy endlng)-2015.10.3. 연중 제26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5.10.03 381
3256 사랑은 분별의 잣대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2016.7.15. 금요일 성 보나벤투라 주교 학자(1217-1274)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6.07.15 378
3255 “사람이 온다!”-멋진 사람-2016.2.29. 사순 제3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6.02.29 378
3254 탄생의 기쁨 -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2018.9.8. 토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 프란치스코 2018.09.08 377
3253 내적성장: 2015.1.30. 연중 제3주간 금요일(뉴튼수도원 81일째) 1 프란치스코 2015.01.30 377
3252 어떻게 주님을 맞이할 것인가? -누가 아름다운 사람인가?-2015.12.20. 대림 제4주일 프란치스코 2015.12.20 376
3251 순종의 기적-물이 변하여 포도주로-2017.1.7. 주님 공현 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7.01.07 375
3250 주님의 십자가-자기발견(self-discovery), 자기인식(self-knowledge)-2016.3.15. 사순 제5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6.03.15 375
3249 삶은 축제다 -파스카 축제 공동체-2015.7.21. 연중 제16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5.07.21 373
3248 참 좋은 삶의 꼴: 2015.1.18. 연중 제2주일(뉴튼수도원 69일째) 프란치스코 2015.01.18 373
3247 빈자貧者의 영성 -도반道伴과 기쁨-2016.5.31. 화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프란치스코 2016.05.31 372
3246 종의 자세(Attitude of a Servant)-2015.11.10. 화요일 성 대 레오 교황 학자(400-46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5.11.10 372
3245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 2015.1.28. 수요일(뉴튼수도원 79일째) 프란치스코 2015.01.28 372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