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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3.연중 제29주간 금요일                                                           에페4,1-6 루카12,54-59

 

 

 

분별력의 지혜

-참 좋은 삶의 열매-

 

 

 

아침 성무일도시 에페소서 독서 말씀 한구절이 오늘 강론과 연관되어 마음에 새롭게 와 닿았습니다. 

 

“남을 해치는 말은 입 밖에도 내지 마십시오. 오히려 기회 있는대로 남에게 이로운 말을 하여 도움을 주고 듣는 사람에게 기쁨을 주도록 하십시오.”(에페4,29)

 

말 한마디 천량빚을 갚는 다는 말도 있듯이 참 좋은 덕담德談과 청담淸談이 따뜻하게 빛나는 유머가 마음을 환히 밝힙니다.삶이 좋아야 말도 글도 좋습니다. 반면 좋은 말이나 글이 좋은 삶을 만들기도 합니다. 시편 성무일도가 그리도 좋은 것은 생명과 빛, 희망이 넘치는 찬미와 감사의 내용들로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긍정적 낙관적 빛나는 내용들이 우리 삶을 희망과 기쁨으로 빛나게 만듭니다. 오늘 제1독서 에페소서 말씀을 묵상하면서 문득 떠오른 황인숙 시인의 ‘말의 힘’이란 시였습니다.

 

-“기분좋은 말을 생각해 보자

파랗다. 하얗다. 깨끗하다. 싱그럽다.

신선하다. 짜릿하다. 후련하다.

기분 좋은 말을 소리내보자.

시원하다. 달콤하다. 아늑하다. 아이스크림.

얼음. 바람. 아아아. 사랑하는. 소중한. 달린다.

비!

머릿속에 가득 기분 좋은

느낌표를 밟아보자.

느낌표들을 밟아보자. 만져보자. 핥아보자.

깨물어보자. 맞아보자. 터뜨려보자!”-

 

이런 말의 느낌은, 말의 맛은 아무리 한국에 오래 산 외국인들도 모를 것입니다. 음식에 맛이 있듯이 말과 글에도 맛이 있습니다. 아무리 외국어로 번역해도 이런 한국 말의 맛을 살리기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얼마전 부드럽고 시원한 맛있는 배를 먹으며 ‘아 강론도 글도 말도 이런 실감나는 맛을 느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시집1권 값이 배1개 값과 같은 4-5천원 정도라면 너무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재미없고 어려운 시집보다는 몸으로 직접 확인이 쉽고 가능한 실감나는 배를 사 먹을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 에페소서 우리 말 또한 얼마나 긍정적이고 아름다운지요. 주님 안에서 수인이 된 바오로지만 참으로 마음은 푸른하늘처럼 참 자유롭고 평화로워 보입니다. 주님은 바오로 사도를 통해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 우리 모두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여러분이 받은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십시오. 겸손과 온유를 다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으로 서로 참아주며, 성령께서 평화의 끈으로 이루어 주신 일치를 보존하도록 애쓰십시오.”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의 일치를 위한 필수적 덕목들의 어휘들인-겸손, 온유, 인내, 사랑, 성령, 평화, 일치, 보존, 애쓰다 등- 얼마나 좋고 밝고 긍정적인지 우리 마음을 환히 밝히는 느낌입니다. 바로 이런 말을 많이 듣고 실천하다 보면 저절로 좋은 삶이 되는 것입니다. 

 

또 미사경문은 물론 기도문들은 얼마나 아름답고 생명으로 빛나는 긍정적 용어들로 가득 한지요. 이것이 바로 말의 힘, 글의 힘입니다. 특히 매일미사책은 생명의 말씀들의 보물창고입니다. 이어지는 4-6절 까지의 교회공동체 일치를 위한 구체적 처방이 참 고맙고 공감이 갑니다. 무려 하나라는 단어가 7회 나오는데 기분좋은 말마디들입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부르실 때에 하나의 희망을 주신 것처럼, 그리스도의 몸도 하나이고 성령도 한 분이십니다. 주님도 한 분이시고 믿음도 하나이며 세례도 하나이고, 만물의 아버지이신 하느님도 한분이십니다. 그분은 만물 위에, 만물을 통하여, 만물 안에 계십니다.”

 

얼마나 긍정적이고 힘있는 말마디들인지요. 그대로 이 일곱가지 ‘하나’를 체험하는 이 거룩한 공동미사전례시간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개인은 물론 공동체의 분열을 예방해 주며 날로 우리를 내외적으로 주님과의 일치를 깊이해 줍니다. 아마도 하나의 일치의 절정은 그리스도의 몸인 성체를 모실 때일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 에페소서의 교회일치 내용을 날마다 새롭게 확인하고 실현하는 미사가 교회공동체에 얼마나 결정적으로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오늘 복음은 분별의 지혜를 다룹니다. 그러고 보니 복음의 답을 제1독서 에페소서가 줍니다. 바로 에페소서 말씀대로 겸손과 온유, 인내와 사랑, 평화의 삶이 날로 깊어질 때, 또 주님과 하나의 일치가 날로 깊어질 때 선물처럼 주어지는 분별력의 지혜라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시대를 알아보라’는 내용과 ‘늦기 전에 화해하라’는 내용의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바로 시대의 표징을 알아보는 ‘지혜의 눈’도, 또 늦기 전에 화해하는 기민한 ‘분별력의 지혜’도 평소 습관화된 좋은 영적 삶에서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바로 참 좋은 영적 삶은 에페소에서 바오로 사도의 권고 말씀을 즉 겸손, 온유, 인내, 사랑, 평화, 일치를 한결같이 충실히 믿고 실천할 때 이루어 질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과의 일치를 날로 깊이해 주시며 참 좋은 분별력의 지혜도 선물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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