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13.연중 제32주간 월요일                                                               지혜1,1-7 루카17,1-6

 

 

무지에 대한 답은 지혜다

-지혜의 사랑, 지혜의 훈련, 지혜의 습관-

 

 

“주여, 당신은 나를 샅샅이 아시나이다

 앉거나 서거나 매양 나를 아옵시고,

 멀리서도 내 생각을 꿰뚫으시나이다

 

 걸을 제도 누울 제도 환희 아시고

 내 모든 행위를 아시나이다.”(시편139,1-3)

 

오늘 화답송 시편 139장은 제가 좋아하는 시편입니다. 이 시편은 24절까지이며 우리는 매4주간 수요일 저녁성무일도 시간에 노래합니다. 이런 사랑의 하느님을 아는 것이 지혜입니다. 사랑과 지혜는 함께 갑니다. 지혜문학에 속하는 시편입니다. 하느님은 지혜의 원천이고 예수님은 하느님의 지혜입니다. 그러니 하느님을, 예수님을 사랑하여 알아 닮아가는 것이 지혜의 첩경이요, 이런 지혜야 말로 무지에 대한 궁극의 답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 지혜를 사랑하고 지혜의 책인 성서를 사랑합니다. 새삼 우리가 하루하루 평생 날마다 바치는 시편전례공동기도와 미사공동전례 시간은 지혜를 사랑하는 시간, 지혜를 훈련하는 시간, 지혜를 습관화하는 시간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공동전례기도 수행에 온힘을 다할 때 지혜로워질 수 뿐이 없겠습니다. 더불어 한결같은 성서 렉시오 디비나 수행이 지혜의 첩경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제1독서 지혜서의 시작도 지혜를 사랑하는 우리들에게 좋은 깨우침을 줍니다. 세상의 통치자들은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정말 우리나라 정치지도자들이 귀를 기울여 경청해야할 말씀입니다.

 

“세상의 통치자들아, 정의를 사랑하여라. 선량한 마음으로 주님을 생각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그분을 찾아라. 지혜는 간악한 영혼 안으로 들지 않고, 죄에 얽매인 육신 안에 머무르지 않는다. 가르침을 주는 거룩한 영은 거짓을 피해 가고, 미련한 생각을 꺼려 떠나가 버리며, 불의가 다가옴을 수치스러워한다.”

 

말그대로 사랑의 지혜입니다. 마치 의인화된 지혜로 그대로 주님의 현존처럼 생각되는 지혜입니다. 참으로 지혜를 모신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영혼과 육신이 깨끗해야 함을 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시간 지혜로 오시는 주님을 모시는 시간이요, 이 미사은총이 우리를 날로 지혜로운 사람으로 변모시켜 줍니다. 이어지는 말씀도 은혜롭습니다.

 

“지혜는 다정한 영, 하느님께서 그의 속생각을 다 아시고, 그의 마음을 샅샅이 들여다 보시며, 그의 말을 다 듣고 계신다. 온 세상에 충만한 주님의 영은 만물을 총괄하는 존재로서 사람이 하는 말을 다 안다.”

 

참으로 이런 지혜로서 충만한 예수님께서 오늘 복음을 통해 공동생활에 참 필요한 지혜 셋을 가르쳐 주십니다. 추상적인 애매한 지혜가 아니라 구체적 공동체 삶의 현장에서의 실천적 지혜입니다. 

 

첫째, 남을 죄짓게 하지 않는 것이 지혜입니다. 

“남을 죄짓게 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불행하여라. 그러한 일을 저지르는 자!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것보다, 연자매를 목에 걸고 바다에 내던져 지는 편이 낫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라.”

충격요법적 표현입니다. 본의 아니게 이런저런 걸림돌로 알게모르게 이웃을 죄짓게 하는 경우는 얼마나 많겠는지요! 스스로 조심하고 깨어 있어, 남을 죄짓게 하지 말라 하시니 이 또한 지혜의 훈련입니다.

 

둘째, 형제들을 끝없이 용서하는 것이 사랑이요 지혜입니다.

“네 형제가 죄를 짓거든 꾸짖고, 회개하거든 용서하여라. 그가 너에게 일곱 번 죄를 짓고 돌아와 ‘회개합니다.’ 하면 용서해 주어야 한다.”

어찌 일곱 번 뿐이겠습니까? 비록 용기 부족이나 무지로 ‘회개한다’는 말은 못하더라도 관대한 마음으로 내심 그를 용서한다면 언젠가 때가 되면 깨달아 회개할 것입니다. 베네딕도 규칙 72장5절, “형제들의 육체나 품행상의 약점들을 지극한 인내로 참아 견디라”는 말씀도 생각납니다.

 

셋째, 믿음의 힘을 키우는 것이 지혜입니다.

믿음의 힘은 기도의 힘이고 하느님의 힘입니다. 인내의 믿음, 경청의 믿음, 겸손의 믿음입니다. 믿음이 있어 비로소 존엄한 인간의 품위입니다. 믿음의 빛, 믿음의 지혜요 이런 믿음은 은총의 선물입니다.  참으로 부족한 것이 믿음입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는 믿음의 초보자입니다. 날마다의 미사은총이 우리의 믿음을 날로 튼튼히 합니다. 그러니 부단히 청해야 할 믿음의 은총, 믿음의 힘입니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돌무화과나무더러 ‘뽑혀서 바다에 심겨라.’ 하더라도, 그것이 너희에게 복종할 것이다.”

새삼 참 권위는 이런 믿음의 권위임을, 더불어 우리 삶의 여정은 날로 성장, 성숙해져할 믿음의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진인사대천명, 최선을 다하고 주님의 처분을 기다리는 것이 믿음의 자세입니다. 지혜와 믿음의 훈련과 습관과 함께 가는 주님의 참 좋은 은총의 선물입니다. 

 

주님은 날마다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지혜로운 믿음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시편 화답송 139장 나머지도 너무 은혜로워 나눕니다. 이런 하느님을 순수하고 열린 마음으로 믿고 희망하고 사랑하여 아는 것이 그대로 참 지혜입니다. 

 

“주님 당신의 얼을 떠나 어디로 가오리까

 당신 얼굴 피해 갈 곳 어디리이까

 하늘로 올라가도, 거기 주는 계시옵고

 지옥으로 내려가도, 거기 또한 계시나이다.

 

 새벽의 날개를 이 몸이 친다하여도,

 저 바다의 먼 끝에 산다 하여도

 거기에도 당신 손은 나를 인도하시고,

 그 오른손 이몸을 잡아주시리다.”(시편139,7-10).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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