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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25.연중 제7주간 금요일                                                              야고5,9-12 마르10,1-12

 

 

사랑의 여정

-둥근 사랑, 둥근 마음, 둥근 삶-

 

 

삶은 사랑의 여정입니다. 끊임없이 정화되고 성화되면서 성장 성숙해가는 사랑입니다. 육신의 성장과 성숙은 멈춰 노쇠해가도 사랑만은 끊임없이 성장 성숙해야 합니다. 사랑의 성장이 뜻하는 바 내적, 영적 성장입니다. 사랑은 길이며 힘이요 의미입니다. 사랑에 관한 일화만 들어도 힘이 납니다.

 

무지와 허무에 대한 답도 사랑뿐입니다. 사랑의 빛이 무지와 허무의 어둠을 몰아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모든 사랑은 하느님께로부터 옵니다. 사랑할 때 하느님을 만납니다. 어제 어느 자매의 아들에 대한 일화를 듣고 덩달아 신이 났습니다. 형편상 혼자 키우다시피한 참 귀한 아들입니다. 사진과 메시지를 받고 주고 받은 내용입니다.

 

“신부님, 아침에 일어나보니 아들 윤호가 꽃을 사다 놓았네요. ‘엄마 사랑해!’하고요. ㅎㅎ 낼 휴가 마치고 군대로 복귀해요.”

 

“감동적인 일화네요. 덩달아 기쁩니다. 하느님 사랑이 윤호 아드님을 통해 표현되었네요. 하느님은 이처럼 자매님을 사랑하십니다!”

 

참으로 사랑이 사람을 감동시키고 행복하게 예쁘게 합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었네”란 11년전 출간됐던 제 졸저拙著도 생각납니다. 원장수사의 “사랑밖엔 길이 없었네”와 “하루하루 살았습니다”란 두 말마디로 현재의 자기 삶을 요약할 수 있다는 언급도 생각납니다. 어제 면담고백성사차 방문했던 도반 사제와의 대화도 생각납니다.

 

“사랑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육적 성적 사랑이 사랑인지, ‘사랑의 여정’인 것 같아요. 정화의 여정이라할까요.”

 

“‘사랑은 아무나 하나’란 말도 생각이 나네요. 겨자씨 만한 믿음이라 했는데 사랑과 희망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싶네요. 겨자씨 만한 사랑, 겨자씨 만한 희망, 그래서 사랑에는 여전히 언제나 초보자처럼 느껴져요. 믿음처럼 거품이, 환상이 걷히면 한줌도 안되는 사랑같고 희망같아요. 역시 끊임없이 정화되고 성화되어 하느님의 아가페 사랑으로 성장 성숙되어 가는 사랑의 여정같아요. 사랑의 관계입니다. 관계의 단절이 아니라 끊임없이 순수한 아가페 사랑으로 승화, 변형되어야 하는 육적 이기적 사랑같습니다.”

 

구도자적 순수와 열정으로 최선을 다해 살아 가는 도반 사제와 주고받은 대화입니다. 90년대 후반 6년동안 가톨릭 신학대학원 부제반을 대상으로 선택과목으로 6년간 “수도회사”와 “수도영성사”를 강의할 때 강의를 들었던 지금은 반백의 제자로 관계한지가 무려 25년쯤 지난 듯 합니다. 

 

오늘 말씀도 사랑의 관점에서 보면 그 이해가 확연해집니다. 사랑이 답입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습니다. 예나 이제나 참 힘들고 답이 없는 것이 부부관계입니다. 수도생활 이상으로 힘든게 부부관계입니다. 그래서 이혼도 별거도 많고 함께 살아도 남남으로 사는 경우도 많습니다. 요즘은 졸혼이란 말도 나옵니다. 참으로 함께 다정하게 우정의 친구처럼 다정한 부부를 찾아보기가 하늘에 별따기입니다. 그래서 함께 살아가는 부부만 보면 저절로 고맙고 반가운 마음에 드리는 말씀이 있습니다.

 

“잘살고 못살고 상관없이 부부가 함께 살았다는 자체가 구원이요 합격입니다. 정말 함께 살았다는 자체로 성인입니다. 부부공동생활이나 수도공동생활은 답이 없습니다. 하루하루 늘 노력하며 새롭게 시작할 수 뿐이 없습니다. 방심은 금물입니다. 죽는 그날, 살아있는 그날까지 ‘사랑의 전사’로서 분투의 노력이 필수입니다.”

 

주님의 뜻도 이혼불가가 맞습니다. 이혼불가가 율법조항은 아니기에 이혼도 사유에 따라 가능하겠지만 하느님의 간절한 소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살도록 노력해보라는 것입니다. 사실 이혼한다 해도 잘 될거란 뽀족한 전망도 없습니다. 다음 예수님 말씀은 그대로 하느님 마음의 반영입니다.

 

“너희 마음이 완고하기 때문에 모세가 그런 계명을 기록하여 남긴 것이다. 창조때부터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몸이 될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몸이다.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된다.”

 

너무나 간단명료한 진리입니다. 이어 주님은 누구든지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하거나,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자는 간음하는 것이라 엄중히 정의를 내립니다. 그러니 부부가 함께 살아간다는 일이 얼마나 험난한 여정인지요! 예전 혼인법 교수 신부의 마지막 강의 내용도 생각납니다. 로마에서 혼인법 마지막 강의 내용이었다 합니다.

 

“교회법을 총동원하여 살 사람은 살게 해주고 못 살 사람은 헤어지게 해줘라.”

 

복음은 율법의 법조문이 아니라 서로 살게 해주는 생명의 말씀이기에 경우에 따라서 이혼도 허락해 주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의 간절히 원하는 바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 다시 살아 보라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때로 살아 있는 사랑의 순교자 같이 보이는 부부같습니다. 예전에 공감했던 예화가 생각납니다.

 

“십대 부부는 꿈속에 살고, 이십대 부부는 신나게 살고, 삼십대 부부는 사랑하며 살고, 사십대 부부는 싸우며 살고, 오십대 부부는 미워하면서 살고, 육십대 부부는 불쌍해서 살고, 칠십대 부부는 고마워서 산다”는 예화입니다. 늘 들어도 공감이 갑니다. 연정에서 애정으로 이어 우정으로 성숙 승화되어가는 부부관계의 과정을 보여줍니다. 

 

수도공동생활 역시 흡사합니다. 30-40년전 젊음으로 시작한 도반들이 주름진 얼굴에 흰머리로 변하는 것을 보면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며 동병상련의 연민의 마음에 그저 측은하고 고마운 생각에 대부분 침묵하게 되니 그대로 ‘사랑의 침묵’입니다. 더구나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들이 얼마 안남았다는 자각이 들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얼마전에는 원장수사가 예전 젊었을 때 원장수사시 저의 크고 당당한 모습과 지금의 작아진 모습을 보면 ‘마음이 짠해진다’라는 사랑이 담긴 말도 잊지 못합니다. 어제는 코로나 자기 진단 기구를 들고 와서 검사를 해준 원장수사입니다. 결과는 음성이었습니다. 결국 세월의 흐름과 더불어 살아갈수록 사랑으로 둥글게 익어가는 제 졸저의 책명처럼 ‘둥근 마음, 둥근 삶’이면 참 좋겠습니다. 사랑의 관점에서 보면 제1독서 야고보서에 대한 답이 나옵니다. 야고보 사도는 우리 모두에게 말씀하십니다. 

 

“서로 원망하지 마십시오. 예언자들의 고난과 끈기를 본받아 끝까지 견디어 내십시오. 맹세하지 마십시오.” 

 

하느님을 모르는 무지의 탐욕과 교만에서 원망이요 맹세입니다. 정말 하느님을 믿고 희망하고 사랑한다면 원망은 커녕 감사와 감동, 감탄의 삼감의 삶일 것입니다. 하느님을 몰라 무지하기에 맹세에 원망, 절망, 실망의 삼망의 삶인 것입니다. 고난을 끈기있게 끝까지 견뎌내는 것도 하느님께 대한 신망애信望愛가 받쳐 주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하루하루 사랑의 여정에 충실하도록 도와 주십니다. 제 ‘평생 소원’ 기도문중 다음 대목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오소서, 

주 하느님!

당신이 되게 하소서

 

당신의 믿음이

당신의 희망이

당신의 사랑이

당신의 신망애信望愛가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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