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2.18.사순 제1주일                                                        창세9,8-15 1베드3,18-22 마르1,12-15

 

 

“어떻게 살 것인가?”

-더불어 광야 인생 순례 여정-

"주님의 전사, 말씀의 전사, 사랑의 전사, 믿음의전사, 평화의 전사"

 

 

“어떻게 살 것인가?”

오늘 사순 제1주일 강론 제목입니다. 예나 이제나 여전히 현실성을 지닌 화두와 같은 물음입니다. 그러니까 32년전 1992년 1월15일 왜관수도원에서 종신서원식 미사때 제가 한 강론 제목이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였습니다. 세월은 강물처럼 흐르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답답한 마음에 끊임없이 묻게되는 물음은 광야 순례 인생 여정, “어떻게 살 것인가?”입니다. 요즘 매일 인용하게 되는 다산 어록에 나오는 말씀이 오늘도 참 좋습니다.

 

“공부는 나를 알아감으로 끊임없이 새로워지는 과정이다. 함께 하는 이가 있으면, 공부가 더욱 즐거워진다.”

 

공부중의 평생공부가 무지의 어둠을 밝히는 하느님 공부, 예수님 공부요, 그래서 우리 수도자들은 물론 믿는 이들은 졸업이 없는, 죽어야 졸업인 영원한 현역의 평생공부하는 평생학인이라 말하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무지의 어둠을 밝히는, 새로워지는 공부가 진짜 평생공부요 이렇게 사는 것입니다. 제 좌우명이 뭔지 아십니까? “하루하루 살았습니다.”입니다. 하루하루 살 때, 거품이나 환상, 허영은 사라지고 오늘 지금 여기서 본질적 깊이의 참삶을 살 수 있습니다.

 

역시 올해 2024년 우리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사순시기 담화문도 참 깊고 풍부하며 참삶에 대한 답을 줍니다. “하느님께서는 광야를 통해 우리를 자유로 이끄십니다”라는 제하에 일부 내용을 인용합니다.

 

“사순시기는 은총의 때입니다. 이 은총의 시기에 호세아 예언자의 말처럼, 광야는 다시 한번 우리 첫사랑의 자리가 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을 형성하시어 우리를 종살이에서 벗어나게 하십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죽음에서 삶으로 건너가는 파스카를 체험할 수 있게 해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마치 신랑처럼 우리 마음에 사랑의 말씀을 속삭이시며 우리를 당신께 다시 이끄십니다.”

 

2월18일자 오늘 가톨릭평화신문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1월30일 서울 명동 교구청 접견실에서 국민의 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예방을 받고 환담했다”는 기사 내용도 이채로웠습니다. 대주교는 한위원장에게 “전국을 누비시면서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들으실 텐데, 특히 작은 목소리에 더 귀기울여 들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으며, 한위원장은 “포용의 자세를 잘 배우도록 하겠다. 힘없는 소수를 대변하는 것이 정치의 중요한 몫이라고 생각하고 더욱 노력하겠다” 화답했다 합니다.

 

좌우의 극단의 대립과 갈등, 분열의 상태에서 좌우를 함께 품에 안아야 하는, 어느 한쪽도 내칠수 없는 자비롭고 지혜로운 어머니 교회로서의 통합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하고 힘들지... 어머니 교회의 고뇌는 깊을 수뿐이 없습니다. 오늘날 광야 세상에서 겪게되는 난제중의 난제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사순시기는 물론 우리의 평생 삶에 대한 궁극의 물음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과 독서 말씀이 답을 줍니다. 하루하루 이렇게 살면 됩니다. 끊임없는 영적전쟁의 광야여정에서 영적승리의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나누고 싶습니다.

 

첫째, 광야 여정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하느님 나라의 꿈을, 희망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전삶을 압축 요약하고 있는 사순시기입니다. 사순시기를 잘 살아야 나머지 삶을 잘 살 수 있습니다. 부활의 기쁨을 앞당겨 주님과 함께 기쁘고 즐겁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영적전투의 삶이라하여 너무 심각하고 긴장하지 마십시오. 베네딕도 성인은 그의 규칙서에서 놀랍게도 즐거움이란 단어 둘을 오직 사순시기에 대한 장에서만 사용합니다. 앞서도 소개했지만 내용이 고맙고 고무적이라 다시 나눕니다.

 

“그리하여 각자는 성령의 즐거움을 가지고 자기에게 정해진 분량 이상의 어떤 것을 하느님께 자발적으로 바칠 것이다. 즉 자기 육체에 음식과 음료와 잠과 말과 농담을 줄이고 영적 갈망의 즐거움으로 거룩한 부활 축일을 기다릴 것이다.”

 

그러니 광야여정의 영적전쟁의 삶, 부활의 기쁨을 앞당겨 즐겁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혼자가 아닌 더불어의 광야여정입니다. 오늘 복음은 그대로 우리 광야여정의 축소판입니다. 예수님을 광야로 인도한 성령은 광야 여정중 사탄과의 영적전투중에도 예수님께 결정적 도움을 주셨음을 봅니다. 

 

우리는 예수님보다 더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의 꿈이, 희망이 생생하고, 성령은 물론 교회공동체 형제들의 우군이 있으며, 무엇보다 베드로 사도가 고백하는 영적승리의 구원자 예수님께서 하느님 오른쪽에 계시면서 늘 우리와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늘에 오르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계시는데, 그분께 천사들과 권력들과 권능들이 복종하게 되었습니다.”

 

둘째, 광야는 낙원임을 잊지 마십시오.

광야를 광야로 받아들일 때 광야는 낙원이 된다고 토마스 머튼은 갈파했습니다. 오늘 광야여정중의 예수님은 40일 동안 사탄의 유혹을 받으셨지만 유혹에 넘어가거나 유혹에 빠지지는 않았습니다. 에덴 동산에서 사탄의 유혹에 떨어진 하와와 아담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예수님입니다.

 

사탄이 없는 곳이 낙원이 아니라 사탄의 유혹에 떨어지지 않을 때 낙원입니다. 유혹에 빠지지 않고 통과해가면서 영적성장에 낙원의 실현입니다. 유혹이 없이는 영적성장도 멈춥니다. 그러니 유혹을 없애 달라 기도할 것이 아니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예수님은 사탄이 아닌 성령께, 천사들에 귀를 기울이며 들짐승들과도 평화로운 공존을 이루며 천사들의 시중을 받으셨으니 그대로 지상 낙원의 실현입니다. 다음 복음의 짧은 대목이 예수님의 지상낙원의 삶을 요약하면서 “어떻게 살아야 하나?”에 대한 우리 삶의 지침이 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십일 동안 사탄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또한 들짐승들과 함께 지내셨는데 천사들이 시중을 들었다.’

 

들짐승들이 상징하는바 사람같지 않은 무지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예수님처럼 들짐승들 같은 사람들, 괴물같은 사람들, 사탄같은 사람들도 측은히 불쌍히 가엾이 여기며 평화로이 공존해야 하는 지상 낙원의 현실입니다. 자비와 지혜에 용기를 겸비한 주님의 전사, 주님의 학인, 주님의 형제로서의 삶이 얼마나 결정적으로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그러나 역시 걱정할 것 없습니다. 영적승리의 구원자 예수님께서, 성령께서 늘 우리와 함께 계시고 천사들 또한 늘 우리와 함께 하시기 때문에 광야여정중에도 낙원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셋째, 계약의 표징인 무지개와 십자가를 기억하십시오.

광야에서의 탈출의 여정에 결정적 표지 역할을 하는 계약의 표징들인 무지개와 십자가요,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더욱 그러합니다. 오늘 제1독서 창세기에 홍수에서 살아난 노아와 그 가족들은 세례의 물로 구원받은 우리를 상징합니다. 노아와 그 자손들에게 무지개를 가리키며 하신 주님의 말씀은 그대로 우리를 향한 말씀처럼 들립니다.

 

“이것이 나와 땅 사이에 세우는 계약의 표징이 될 것이다. 내가 땅 위로 구름을 모아들일 때 무지개가 구름 사이에 나타나면, 나는 나와 너희 사이에, 그리고 온갖 몸을 지닌 모든 생물 사이에 세워진 내 계약을 기억하고, 다시는 물이 홍수가 되어 모든 살덩어리들을 파멸시키지 못하게 하겠다.”

 

구약의 계약의 표징이 무지개라면 신약의 계약의 표징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입니다. “저 하늘의 무지개를 볼 때마다 가슴이 뛴다”는 워즈워드의 무지개라는 시도 생각납니다.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주님의 십자가를 생각하고, 주님의 십자가를 볼 때 마다 구약 창세기의 계약의 표징인 무지개를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구약에서의 하느님을 제동하는 장치가 계약의 표징이 무지개였다면, 이제 우리 교회의 시대에 하느님을 제동하는 유일한 장치, 계약의 표징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하나뿐입니다. 광야 여정, 탈출의 여정에 우리의 결정적 길잡이 역할을 하는, 하느님을 무한히 인내하게 하는, 계약의 표징, 희망의 표징, 구원의 표징, 회개의 표징은 바로 그리스도의 십자가뿐입니다. 바로 십자가와 부활의 파스카 예수님께서 광야여정, 탈출의 여정중인 우리에게 영원한 길잡이가, 인도자가 되어 주십니다. 

 

부단히 더불어 광야에서의 탈출의 여정을 통해 늘 새로운 시작의 삶을 사는 우리들입니다. 바로 오늘 광야의 현실에서 하느님 나라의 꿈을 실현하며 사는 참으로 역동적인 주님의 전사들인 우리 신자들의 삶입니다. 이런 삶이 주님의 기쁨이 되고 주님의 기쁨은 우리의 힘이 됩니다. 바로 은총의 사순시기는 물론 전생애를 관통하는, 우리가 날마다 살아 내야 할, 다음 예수님의 하느님 나라의 복음선포요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이렇게 살도록 도와주십니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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