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5.4.16. 부활 제2주간 목요일                                                                                                                             사도5,27-33 요한3,31-36


                                                                                                       영원한 생명


세월호 참사 1주기가 되는 오늘, 떠오르는 아주 오래 전 써놓고 가끔 애송하는 '별'이란 자작시가 생각납나다. 하늘의 영원한 별들이 되어 주님의 영원한 생명에 참여한 304명 희생자들입니다.


'그리움이/깊어지면/병이 된다 하지만

 당신 향한/내 그리움은/기도가 되고 별이 됩니다.

 당신/영혼의 하늘에

 빛나는 별이 되어/수호천사 별이 되어

 언제나 당신을 비출 것입니다.'(1997.4)


유가족의 기도처럼 들리기도 하고, 희생된 영혼들의 기도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수원교구장의 인준을 받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추모 기도문의 일부도 생각이 납니다.


'영원한 희망이요, 위로의 원천이신 주님,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영혼들을 굽어보시어,

 천국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게 하시고,

 슬픔에 젖은 희생자 부모와 가족들을 위로하시며.

 혹독한 이 시련을 이겨내고, 

 다시 일어설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소서.‘


모두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한생명'입니다. 이를 깨달아 아는 것이 영원한 생명의 구원입니다. 참으로 부활신앙만이 이 아픔을 치유할 수 있고 구원할 수 있음을 봅니다. 기쁨은 나눌수록 커지며 슬픔은 나눌수록 작아져 주님의 영원한 생명에 참여합니다.


면담성사를 주면서 참으로 많은 것을 깨달아 알게 됩니다. 어제도 60대 후반의 자매들을 면담하면서 자매들의 파란만장한 삶이 그대로 한 권의 성경책 같다는 경건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대부분 믿는 분들의 삶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대로 고유의 성경책이란 생각이 듭니다. 하느님 거울을 통해 환히 밝혀지는 삶의 의미요, 이렇게 하느님을 알고 나를 앎이 영원한 생명의 구원입니다.


"참 수고 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하느님도 충분히 알아주십니다. 이렇게 사셨음이 바로 영원한 생명의 구원입니다.“


존경스럽고 사랑스런 마음에 덥석 손을 잡고 따듯한 위로와 격려를 드렸습니다. 아마 이런 제 마음이 하느님 마음일 것입니다. 역경 속에서도 하느님을 원망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사는 형제자매들을 보면 하느님께서도 많이 미안해하시고 고마워하실 것임을 확신합니다. 삶은 순종입니다. 하느님 앞에서 최선을 다해 순종의 삶을 살 때 바로 이것이 영원한 생명의 구원입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 친히 그렇게 사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아드님을 사랑하시고 모든 것을 그분 손에 내주셨다. 아드님을 믿는 이는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믿음은 순종입니다. 삶의 순종을 통해 아드님께 대한 믿음도 깊어지며 영원한 생명을 체험합니다. 아버지께서 아드님을 사랑하셔서 모든 것을 그분 손에 맡기셨듯이 아버지께서는 역시 우리를 사랑하셔서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일을 맡기셔서 최선을 다해 살 수 있도록 하십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비교 평가가 아닌 각자 절대 평가를 하시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할 때 모두에게 영원한 생명의 구원을 선사하십니다. 이런 깨달음이 우리 모두 자존감 충만한 삶을 살게 합니다. 


오늘 사도행전의 장면이 의미심장합니다. 최고의회에서 사도들을 심문하는 대사제가 왜소해 보이는 반면 심문받는 사도들은 당당하기 이를 데 없어 마치 주객이 전도된 듯 합니다. 역설적으로 대사제를 심문하는 사도들 같고 이게 진실입니다. 사도들을 통해 대사제를 심문하는 부활하신 주님이십니다.


"사람에게 순종하는 것보다 하느님께 순종하는 것이 더욱 마땅합니다. 우리 조상들의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이 나무에 매달아 죽인 예수님을 다시 일으키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영도자와 구원자로 삼아 당신의 오른쪽에 들어 올리시어 이스라엘이 회개하고 죄를 용서받게 하셨습니다.“


담대히 확신에 넘쳐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하는 부활의 증인들인 사도들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통해 영원한 생명을 체험했기에 이런 확신 가득한 고백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께 순종하는 우리 모두에게 영원한 생명을 선사하십니다. 


"하느님, 그리스도의 부활로 저희에게 영원한 생명을 찾아 주시니, 구원을 이루는 이 양식의 힘으로, 파스카 신비의 은혜를 저희 안에 가득 채워 주소서."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50 영적승리의 삶 -“늘 깨어 기도하여라”-2023.12.2.연중 제34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3.12.02 163
1649 예수님의 제자답게 사는 삶 -앞문은 세상에, 뒷문은 사막에 열려 있는 삶- 프란치스코 2022.05.21 163
1648 우리는 주님의 종이다 -사랑의 관상가-2022.4.11.성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2.04.11 163
1647 성소聖召에 충실한 삶 -성소는 은총의 선물膳物이자 평생 과제課題이다-2022.1.15.토요일 사부 성 베네딕도의 제자들 성 마오로와 성 쁠라치도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2.01.15 163
1646 생명의 말씀 -예수 그리스도-2021.12.27.월요일 성 요한 사도 복음 사가 축일 1 프란치스코 2021.12.27 163
1645 영원한 주님이자 스승이신 하느님 -겸손, 경청, 배움, 순종-2021.12.10.대림 제2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1.12.10 163
1644 개안開眼의 여정 -기도와 회개, 믿음- 2021.12.3.금요일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제(1506-1552)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1.12.03 163
1643 어떻게 예수님을 따라야 하는가? -구원의 길-2020.8.7.연중 제18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8.07 163
1642 하느님 체험 -지금이 바로 그때다-2018.3.14. 사순 제4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8.03.14 163
1641 하느님의 기쁨 -하느님을 닮아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자-2018.3.3. 사순 제2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3.03 163
1640 감사하라, 죄도, 약함도 은총이다 -빛과 어둠-2018.1.27. 연중 제3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1.27 163
1639 영적 인식 지평의 확장 -앞문은 세상의 사람들에게, 뒷문은 사막의 하느님께-2018.9.5. 연중 제22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9.05 163
1638 축제祝祭인생이냐 또는 고해苦海인생이냐? -삶은 축제祝祭이다-2018.8.23. 연중 제20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8.08.23 163
1637 왜 성전정화인가? -종말론적인 삶의 자세-2018.6.1. 금요일 성 유스티노 순교자(100-165)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8.06.01 163
1636 순수한 마음 -“주님, 순수의 길로 저를 이끌어 주소서.”-2017.11.13. 연중 제32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7.11.13 163
1635 삶은 하느님 은총의 선물이다 -탐욕의 원인과 대책-2017.10.23. 연중 제29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17.10.23 163
1634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나를 따라라-2017.6.2. 부활 제7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7.06.02 163
1633 자유의 여정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2017.4.5. 사순 제5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7.04.05 163
1632 평생 공부-2015.5.13. 부활 제6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5.05.13 163
1631 회개의 여정(旅程) -무지(無知)에 대한 답은 회개(悔改)뿐이다-2024.2.21. 사순 제1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4.02.21 162
Board Pagination Prev 1 ... 85 86 87 88 89 90 91 92 93 94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